브랜드 이미지를 지켜 가기 위해 아로마 테라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이 많다. 숲으로 둘러싸인 홋카이도 어느 호텔은 지역 특산물 라벤더를 중심으로 한 상쾌한 자연 향을 개발해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방에서도 항상 은은하게 나게끔 해 감동한 적 있다. 반면 세입자가 떠난 후 대 공사에 착수한 지인은 “온 집안이 담배와 홀아비 냄새에 찌들어 대청소도 해봤지만 소용없어 벽지와 집기들을 바꾸는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집 냄새는 사람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문제의 세입자는 습관을 바꾸지 않는 이상 어디서나 같은 냄새와 함께 살아갈 것이다.
홀아비 냄새, 노인 냄새, 음식 냄새 등 어쩔 수 없이 나는 냄새를 최악으로 만드는 건
환기를 안 하는 습관이다. 환기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은 일 년 내내 창을 활짝 여는 날이 없을 정도인데 남이 맡으면 머리가 아플 정도로 공간에서 악취가 날 뿐 아니라 미세먼지,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 휘발성 유기화합물,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세균, 염소, 방사능인 라돈 등으로 실내 공기가 오염돼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항상 공기청정기 가동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공기청정기는 다양한 오염 물질을 다 없애 줄 수 없으며 가정용은 아무리 커도 용량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하루 3번, 30분씩 여러 창을 활짝 여는 게 바람직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출퇴근 직전, 직후에라도 최대한 환기하는 게 좋다. 양방향 창으로 바람이 통하게 하는 게 효과적이고, 창 하나만 조금 열어 두면 구석구석 쌓인 묵은 공기가 빠지기 어렵다.
곰팡이는 보기에 혐오스러울 뿐 아니라 악취의 대표적 원인이며 포자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 호흡기로 들어가 다양한 병도 일으킨다. 건조주의보가 자주 뜰 만큼 건조한 봄에도 환경만 갖춰지면 언제든 창궐할 수 있는 강적. 대표적 위험 장소는 늘 물을 쓰는 욕실과 부엌, 빨래 바구니와 세탁기, 식기세척기, 에어컨, 냉장고, 환기구, 옷장과 신발장 내부 등이다. 욕실과 부엌은 창이 있다면 항상 환기되도록 열어 두고 물기가 고이지 않도록 건식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배수구 청소, 살균도 자주 해야 하는데 그걸로 안 된다면 트랩을 점검하거나 교체한다. 빨래는 오래 모으지 말고 소량을 자주 하며, 젖은 빨래는 일단 말린 후 바구니에 넣는다. 옷장, 신발장은 70% 정도만 채우고 가끔 문을 열어 둬 통풍되게 하고 옷, 신발에 비닐이나 부직포 커버를 씌워 보관하지 않는다. 구석구석 제습제와 곰팡이 방지제, 방향제를 넣어 둔다.
세탁기, 식기세척기는 사용 후 문, 서랍을 열어 둬 바닥에 남은 물기까지 완전히 말리고 가끔 배수구 필터를 청소한다. 에어컨, 냉장고, 환기구는 젖어도 되는 부위까지 70% 이상 에탄올로 적시고 30초 후 닦아낸다. 벽에 핀 곰팡이는 깨끗한 천이나 키친타월에 곰팡이 제거제를 묻혀 일정 시간 붙여 둔 후 떼어내고 마르면 닦아낸다. 스프레이형 제품은 절대 입자를 흡입하거나 눈에 들어가게 해선 안 된다.
냄새, 특히 음식과 담배 냄새는 열 때문에 미세한 입자상 물질로 변해 온 집안에 달라붙는 게 특징이다. 현대식 부엌은 대부분 문이 없는 오픈 키친 방식이라 방심하면 순식간에 냄새 물질이 퍼지기 쉽다. 고기, 생선, 찌개 등 그 집에서 자주 해 먹는 음식 냄새를 들어서자마자 맡을 수 있을 정도. 요리 전 창문을 열고 후드를 먼저 가동한다. 요리를 시작하고 후드를 켜면 냄새는 이미 퍼진 후다. 식탁 위에서 바로 음식 해 먹기도 금물.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 소재 소파, 커튼, 러그 등에는 꾸준히 냄새가 배어들 수밖에 없는데 소파나 쿠션은 커버를 벗겨서 자주 빨고 불가능할 경우 베이킹소다를 뿌려 하루 정도 방치한 후 강력한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최대한 냄새를 없앨 수 있다. 올 굵은 러그에는 베이킹소다 대신 굵은 소금을 쓴다. 냉장고나 보관 용기에 밴 음식 냄새도 베이킹소다를 뿌렸다 닦으면 효과적이다.
「 ‘홀아비 냄새’의 단짝, 오래 안 빤 침구
」 샤워를 자주 해도 나는 ‘홀아비 냄새’, 땀, 피지, 침, 콧물, 진드기 먹이인 각질 조각 등을 끝없이 빨아들이는 무시무시한 괴물은 바로 침구. 나는 ‘침구는 속옷’이라고 여기는데, 밤새 흡수하는 분비물량이 속옷 저리 가라 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2011년 서울대 천종식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섬유제품과 비 섬유 제품군의 세균 양을 검사한 결과 베개에서 변기의 96배 세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그런데 다른 곳은 자주 청소하면서도 침구는 계절이 다 가도록 안 빠는 사람도 많아 심각한 악취의 근원이다. 문제는 그 냄새를 본인은 잘 못 느낀다는 점.
침구는 살 때부터 세탁이 쉬운 것으로(즉, 시트를 씌우는 타입으로) 하고, 시트, 이불 커버는 아무리 늦어도 2주 안에는, 베개 커버는 속옷이나 수건만큼 자주 세탁한다. 베갯속, 이불 속도 가능한 한 자주 빨고 탈수해 건조기나 햇볕에 바짝 말려줘야 한다. 순면, 리넨 소재 커버는 60도 이상으로 빨 수 있어 세균, 곰팡이 같은 냄새 요인을 없앨 수 있다. 베개는 1~2년 후마다 전체를 교체한다.
많은 사람이 방향제를 쓰면 나쁜 냄새가 없어질 거라 생각하는데 원인 물질은 그대로 있고 그 위에 향료를 덮는 방식이다. 시간이 지나 향료가 날아가고 나면 훨씬 양 많은 오염 물질에서 다시 악취가 피어오른다. 세균, 곰팡이가 원인인 악취는 그것을 죽이거나 증식을 억제하는 탈취제를 먼저 써야 최대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로 청소, 빨래할 수 없는 천 소재에 쓰기에 좋지만 울, 실크, 가죽 등에는 피한다. 일반 천 소재도 먼저 일부에 뿌려 봐서 변색, 수축 등이 없는지 확인한다.
향초, 향 등 불을 붙이는 제품에선 향기 물질과 함께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가 방출되니 캔들 워머를 쓰거나 환기를 잘해야 하고 디퓨저, 태블릿, 비누 등이 호흡기에 더 안전하다. 또한 모든 향기 제품에서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 나오니 가능한 오랜 세월 검증된 천연 향료들을 주원료로 쓴 제품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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