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은 2002년 SM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후 소속 아이돌들의 콘셉트를 총괄하는 감독 역할을 하며 소녀시대, 샤이니, f(x), 엑소, 레드벨벳, NCT 등의 비주얼을 만들어 냈습니다. 특히 샤이니의 〈줄리엣〉과 f(x)의 〈핑크 테잎〉 아트 필름은 아이돌이라는 콘텐츠에 예술을 덧입힌 입지전적 작품으로 아직도 회자되죠.
거의 20년을 한 회사에서 일한 것도 놀랍지만, 실력 만으로 등기 이사에 오른 민희진은 임원이 된 지 1년 만에 회사를 그만 뒀습니다. 이후 러브콜을 보냈던 당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현 하이브로 갔는데요. 그는 현재 하이브 브랜드 총괄과 하이브 새 레이블 어도어의 대표를 겸임하고 있어요.
명성에 비해 인터뷰를 하거나 카메라 앞에 서는 경우가 거의 없던 민희진이 1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했습니다. 〈유퀴즈〉 측은 이미 1년 전부터 민희진을 섭외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는데요. 이를 두고 민희진은 "제작자(인 제)가 너무 나서면 주인공이 되는 친구들(소속사 아티스트들)이 가려질 수 있어 의도적으로 안 나온 것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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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MC 유재석은 "2002년 SM 엔터테인먼트 공채로 입사해서 2017년 등기 이사가 되면서 평사원에서 이사가 되는 신화를 이룬다"라며 "15년 만에 총괄 이사에 올랐는데 다음 해에 퇴사를 한다"라고 민희진의 이력을 짚었습니다. SM 퇴사 사실은 이슈가 됐지만, 그 배경은 전해지지 않아 궁금증을 불렀는데요. 이에 민희진은 "무척 피곤한 상태였다. (그 동안) 일을 너무 많이 했다. 번아웃이 심했다"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민희진은 한 달에 소속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를 많으면 4~5개씩 찍고 앨범 제작도 그만큼 진행했다고 해요. 일 욕심 만큼 일 복도 많은 건 그의 숙명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인지라 지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대와 30대를 전부 일에 바쳤다고 생각한 민희진은 잠깐 쉬어가기로 결정했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에게 처음 퇴사를 언급했을 때 서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막상 회사를 그만 둔 후에는 아직 못 다 한 일, 하고 싶은 일들이 눈에 밟혔다고 하니 일 욕심은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현재 하이브의 레이블 어도어에서 걸그룹을 만들고 있는 그가 이번엔 어떤 색깔의 콘셉트와 비주얼로 세상을 놀라게 할 지 궁금해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