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가족, 꼭 피로 연결되어야만 할까? #승리호 #가족의초상

<기생충>과 <미나리>에서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한국 가족의 풍경이었다. 우리 기억 속에 자리한 '요즘 영화' 속 가족을 돌이켜봤다. 그 세번째 이야기는 <승리호>의 멋진 가족.  

BYELLE2021.05.08
 
내가 선택한 가족, 〈승리호〉(2021)
우주선 ‘승리호’에는 다섯 명의 가족 구성원이 살고 있다. 어린 여성이지만 실질적 가장인 장선장(김태리), 아빠였던 태호(송중기), 인간은 아니지만 끈끈한 사이를 자랑하는 업동이(유해진), 그리고 친아빠를 잃은 ‘뉴 크리처’ 꽃님이(박예린)와 그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는 타이거박(진선규)까지. 이들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건 구구절절 어렵다. 하지만 ‘어렵다’가 ‘당연하다’로 느껴지게 만드는 이 놀라운 가족! 입양으로 맺어진 대안 가족의 모습은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조명됐지만 〈승리호〉 속 가족은 요소마다 역동적인 ‘전복’ 에너지를 품고 있어 특별하다. 인간과 비인간, 어머니와 아버지, 남성 가장과 여성 가장의 이분법을 이 가족은 ‘쿨’하게 뛰어넘는다. 가족이란 개념도 자신들의 방식대로 규정한다. 가족이 뭐 별건가, 힘들 때 의지하며 스스로 ‘가족’이라고 칭하면 그만인 것. 〈승리호〉 배경인 2092년 미래까지 갈 필요도 없이 ‘요즘 가족’은 더 이상 나눠 가진 피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저 서로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로 자리하느냐가 그 기준일지도 모른다. 오랜 기간 하나의 의미로 단단하게 굳어져버린 가족이라는 개념의 틀을 깨고 다양한 가족의 삶의 모습을 제시하는 것. 클리셰 가득하다는 혹평을 딛고 일어선 ‘승리호’ 가족의 진짜 성취는 바로 이 지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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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전혜진
  • 웹디자이너 한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