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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할 꺼리는 한 프레임에 담는다 : 긴말 곁들이지 마라
」사건 남자친구가 백화점에 데리고 가서 에르메스 백 사줌
인스타 업로드 “요즘 제가 이러이러한 일로 의기소침해 있었는데 자기야가 그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기분전환할 겸 백화점에 가자네요. 그런데 에르메스 매장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주절주절 대하소설 시작됨, 이하 중략) 사진은 오렌지 박스 언박싱, 리본 푸는 사진, 박스 뚜껑 여는 사진, 착용 컷 등등 GIF로 만들어도 될 수준의 방대한 양.
평가 백 선물 받은 건 축하드리는 바이나, 정보가 너무 길면 팔로워들은 피로감을 느낀다. 인스타그램은 ‘정제된’ 일기이지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는 관찰 일기가 아니다. 그러므로 절제된 정보가 더 궁금증을 유발할뿐더러 임팩트 또한 크다.
범례 선물 받은 가방을 옆에 두고 백화점 VIP 라운지에서 차 마시는 스냅 샷을 올림. 장소는 태그가 알려줌. 코멘트는 ‘일요일 오후, 뜻밖의 서프라이즈’ 정도.
남들이 몰라주면 어떡하냐고? 걱정하지 마라. 단한 장의 사진에 자랑 거리가 몇 개나 숨어있는지 찾아내는 건 댓글러들의 몫이다. 그들의 질문과 답을 통해 많은 정보가 드러나게 될 거다. 에르메스 백, 선물받은 이슈, VIP 라운지, 입고 있는 옷과 장신구, 남자친구의 재력 등등.
네 자랑과 업적은 남의 입에서 나오게 하라 : 칭찬과 잘난 척은 종이 한 장 차이
」직접 자랑보다는 은근히 흘려라 :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 부스러기처럼
」범례 ① 비행기 좌석에서 모바일 게임하는 사진. 코멘트는 ‘남편 출장 따라가는 중인데 이륙 직전까지 멈출 수 없네! 나란 사람 게임 폐인…’
· 밝혀진 진실 귀퉁이에 등장한 블랭킷 컬러와 주둥이만 보인 샴페인 잔으로 비즈니스 좌석임이 드러남. 발아래 무심하게 놓인 건 신상 가방. 모바일 게임은 그저 거들 뿐이었다.
범례 ② 차창으로 보이는 야경 사진. 코멘트는 ‘와인 한잔 마셨는데 운전하면 위험할까요? 친구들이 말려서 대리운전 불러서 오는 중인데 옆좌석에 앉으니 여간 어색한 게 아니네요.’
· 밝혀진 진실 뒷좌석이 아닌 앞 좌석에 앉은 것을 굳이 언급. 좌석이 두 개뿐인 고급 스포츠카를 구입한 것으로 밝혀짐.
단서와 정답은 이 안에 있어! 역시 재채기와 짝사랑과 자랑 욕구는 숨길수 없다.
* 바야흐로 관종의 시대, 성공한 관종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았다. 그건 바로 '허언'!? 나대고 설치는 행동이 성공의 무기이자 기술이 된 이 시대를 노련하게 헤쳐나갈 노하우를 전하는 '허언의 기술'은 매주 금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