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부나 명예를 거느린 사람이라고 해서 왜 관종의 욕구가 없겠는가? 디지털 시대가 낳은 SNS란 플랫폼은 으레 조신한 태도가 요구되기 마련인 정치인이나 기업인에게도 나댐의 멍석을 깔아주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와 빌 게이츠가 있지 않나. 국내에도 그와 비슷한 경우가 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 것 같은 3인은 어떻게 관종끼를 발산하고 있나?
「 재벌 중에 가장 친숙한 대기업 오너 J 형
」 얼마 전 클럽하우스에서 ‘나도 00형이라 불리고 싶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는 J형은 활발한 SNS 활동으로 재벌 중에 가장 친근한 사람으로 꼽힌다. 가끔 맞팔도 해주고 댓글도 달아주는 등 거리감을 좁히는 행보로 대다수의 호감을 얻고 있고, 이는 자사가 집행하는 어떤 마케팅보다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내고 있다. 회사 대표가 곧 기업 이미지를 상징하는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가 롤 모델일까? 하지만 다른 점은 전자의 경우 자수성가형 기업가, J 형은 탯줄을 잘 잡고 태어난 케이스라는 거다. ‘태어나보니 이미 많은 것이 손에 들어와있는 사람’은 부러움, 동경, 시기, 질투 등 인간이 가진 온갖 복합적인 감정의 유발 매개체가 된다. 그래서 J 형은 ‘과시’ 보다는 평범함, 험블함, 솔직함으로 관심을 끈다(솔직히 자기 통장에 얼마 들어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의 재력 과시가 무슨 의미가 있겠으며, 세상사에 아는 척 해봤자 안티밖에 더 만들겠나?). 너무 가진 사람은 오히려 그걸 드러내지 않고, 예상을 깨는 행보를 드러내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허허허… 내가 과시할 게 무엇이 있겠느냐… 나에게는 겸손과 험블이 곧 허언이니라…’
「 혁신적인 행보를 보여온 카드사 대표 J 대표
」 세계적인 뮤지션을 직접 내한시키는 등의 파격적인 전략으로 진부하고 보수적인 카드 업계의 행보에 한 획을 그은 J 대표. 그는 모 회사 경영인들과 같은 성을 가져 종종 오해를 받곤 하지만, 아들이 아니라 사위 신분이다. 그 역시 SNS로 소통을 즐기는데 주로 기업의 새로운 이슈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에 관한 소견을 활발하게 밝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잘 찍은 사진과 잘 다듬어진 문장으로 이루어진, 한 마디로 잘 정리된 콘텐츠가 피드를 장식하는 것이 특징. 뭐랄까, 보기도 좋고 빈틈을 찾기는 어렵지만, 뚜렷한 하나의 목표가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아마도 ‘혁신적인 마인드, 트렌디한 감각을 지녀 젊은 층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유니크한 경영인’으로의 이미지메이킹을 꾀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의 소통을 보면 두 가지 메시지가 보인다. ‘다른 꼰대 경영인들과 나는 달라 달라’ 그리고 ‘내가 그냥 이 자리까지 온 게 아니라 다 능력으로 일궈낸 것이지’다. 그렇다, 그는 반은 재벌이자 반은 성과형 기업인이기 때문이다. 연예인과 일반인의 중간은 연반인이라는데, 반은 재벌과 반은 경영인으로 이루어진 이런 경우는 뭐라고 불러야 하나? 뭐, 이를테면 반반재? 후천적 재벌?
「 자사의 로고만큼이나 밝고 해맑은 비글 H 양
」 대한민국 국민 중에 3분 00을 먹어보지 않은 이가 있을까? 전국 방방곡곡 구멍가게까지 침투한 이 대중적 식품 왕국의 막내딸이라니, 디즈니 공주 부럽지 않은 신분이다. 솔직히 요즘 같은 시대에 개인 SNS만 하고 있어도 화제가 될 판에 소속사를 가진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까지 하고 있다니 정말 하고 싶은거 다 하고 있는 셈. 물론 팔 할이 실제 성격에서 비롯되었겠지만, 부족한 것 없는 성장 배경 덕인지 아니면 나댐의 피가 흐르는 ENFP인 기질 탓인지 이 아가씨는 해맑아도 너무 해맑다. 관종의 기술? 허언의 전략? 그런 것 없이 그냥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난이나 악플의 화살도 그냥 튕겨나갈 것 같은 느낌! 엄청나게 활발한 캐릭터를 ‘비글미’라고 부르던데, 그냥 비글이 사람으로 태어난 건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에너지를 소진하면 그제서야 나가떨어지는. 그런데 이 인간 비글은 언제 방전될지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위 내용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소견임을 밝힙니다.
*바야흐로 관종의 시대, 성공한 관종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았다. 그건 바로 '허언'!? 나대고 설치는 행동이 성공의 무기이자 기술이 된 이 시대를 노련하게 헤쳐나갈 노하우를 전하는 '허언의 기술'은 매주 목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