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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똑똑한 사람들도 주식으로 돈을 잃나요_주린이를 위한 경제 가이드 #9

주식으로 전 재산을 날리는 사람은 존재한다. 언제나.

BY김초혜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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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쓴 미국인 작가 마크 트웨인은 주식 투자에 관한 격언도 많이 남겼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10월은 주식투자에 있어서 특히 위험한 달 중 하나다. 다른 위험한 달로는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다.”
 
사실상 주식투자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은 주식에 투자했다가 쪽박을 찬 아픔이 있다. 그가 활동했던 19세기 미국에는 골드러시가 한창이었다. 미국 서부지역에서 금광이 연달아 발견됐다. 많은 사람이 황금을 찾아서 서쪽으로 향했다. 마크 트웨인 역시 골드러시 열풍에서 한몫을 잡아보려 했다. 그는 광산기업 주식에 올인했다. 하지만 그가 광산기업에 투자했을 때는 골드러시 열풍이 꺼지기 바로 직전이었다. 결국 광산기업은 줄줄이 도산했다. 그리고 마크 트웨인은 전 재산을 잃었다.
 
위인들 가운데 마크 트웨인처럼 주식으로 큰돈을 잃은 사람은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도 주식으로 돈을 잃는다. 이들이 돈을 잃는 이유는 대개 비슷하다. ‘빠르게’ ‘많은 돈’을 벌려는 초조함이 발목을 잡는다. 물론 주식 투자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을 벌려면 일단 잃지 않아야 한다. 어리석은 방법으로 돈을 날리지만 않아도 절반은 성공이다.
 

“역사는 반복되고, 우리는 같은 실수를 한다” 테마주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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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역사를 다루는 책들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일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그 시기에 네덜란드에는 튤립 파동이 있었다. 당시 튤립은 부와 명예의 상징이었다. 부자부터 평민까지 튤립 키우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튤립 가격은 금과 은보다 비싸졌다. 튤립 구근 하나 가격이 평범한 노동자 20년 치 연봉만큼 치솟았다. 너도나도 튤립을 사려고 했다. ‘광기’라는 단어 말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었다.
 
하지만 파티가 끝났다. 순식간에 튤립 가격은 100분의 1 수준으로 시들었다. 전 재산을 잃는 사람이 속출했다. 환호와 탐욕으로 가득했던 시장은 한순간 피눈물이 가득 찼다. 튤립 사건으로 네덜란드 경제 전체가 휘청거렸다.
 
튤립 파동은 테마주 투자를 경고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사건이다. 테마주란 어떤 특정한 이슈가 생겼을 때 그쪽으로 돈이 확 쏠리는 현상을 말한다. 예컨대, 남북회담이 성사되면 개성공단 관련 기업들 주가가 확 치솟는다. 통일되면 북한까지 철로가 연결되리라 전망하면서 철도를 만드는 기업 주가도 급등한다. 반대로 남북관계가 좋지 않을 때는 무기를 만드는 기업 주가가 치솟는다. 당장 통일이 이뤄지지 않을 거고, 당장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누구나 알지만, 어쨌든 테마주는 요동친다.
 
특히 선거 기간이 되면 테마주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파닥거린다. 그리고 이 물고기에 많은 사람이 기꺼이 낚인다. 가격이 치솟는 주식에 너도나도 올라타는 모습을 보면서 이 행렬에 참여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이슈 때문에 급등하는 테마주 중 상당수는 해당 이슈와 별 상관이 없을 때가 많다. 빈약한 근거와 투기 세력 때문에 치솟은 주식은 금세 제자리로 내려온다. 테마주에 투자했다가 망한 사례는 자본주의 역사가 시작한 이래 끊임없이 반복됐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테마주 투자는 도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도박에 푹 빠진 사람이 도박판을 떠날 때는 가진 돈을 모두 잃었을 때다.
 

“사기꾼 말에 귀 기울이지 마세요” 리딩방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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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재산이라는 개념이 탄생한 이래 사기꾼은 늘 있었다. 아니, 어쩌면 인간이 수렵과 채집, 사냥으로 생명을 연장하던 까마득한 과거에도 타인이 공을 가로채려는 사람은 있었을 테다. 돈이 몰리는 곳에는 언제나 사기꾼이 득실거린다. 주식 시장은 총성 없는 전쟁터다. 모두가 제각각 총(돈)을 들고 전쟁에 참여한다. 그런데, 모두가 정정당당한 방식으로 전쟁을 치르는 건 아니다. 전쟁에는 언제나 권모술수가 판을 친다. 누군가가 맹렬히 싸울 때, 누군가는 그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데만 집중한다. 리딩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부류다.  
 
리딩방 작동 방식은 이렇다.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을 이용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그동안 자신의 지시를 따른 사람들이 얼마나 큰 이익을 거뒀는지 밝히며 초보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매달 20%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달콤한 말로 리딩방에 초대한다. 어떤 곳은 4000%라는 수익을 약속하기도 한다.
 
언뜻 보면 리딩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은 증권사가 하는 일과 비슷하다. 문제는 전문성이다. 금융당국 허가 없이 타인에게 돈을 받고 투자자문을 하는 건 불법이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유사 투자자문사만 2000곳이다. 소규모 리딩방까지 합하면 몇 배로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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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방에 들어가는 건 공짜가 아니다. 가입비만 500만원이 넘는 곳도 있다. 리딩방이 투자자들에게 사기를 치는 방식은 다양하다. 예컨대, 리딩방 운영자는 A라는 기업의 주가를 10만원에 미리 사둔다. 그 이후 투자자를 끌어모아 이 기업의 주가가 30만원까지 오른다며 꼬드긴다. 몸집이 작은 회사는 이런 작전 세력의 장난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한다. 투자자금이 확 몰려 주가가 20만원까지 오르면 리딩방 운영자는 갖고 있던 주식을 모두 처분한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돈을 번다. 투자자는 가입비도 내고, 이용까지 당한다. 투자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리딩방은 대출도 알선한다. 대부분 고리대금 수준의 폭리를 취하는 대출 상품이다. 이 대부업체마저 사실상 리딩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일 확률이 높다.  
 
주식 투자의 세계는 전쟁터다. 정신을 똑바로 차린 사람만이 결국 전리품을 챙겨 전장을 떠난다. 하지만 사기꾼에 휘둘리는 사람들은 전장의 거름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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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조성준
  • 에디터 김초혜
  • 사진 unsplash /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