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로버츠의 귀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마법 같은 미소로 기억되는 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돌아온다. 북미 개봉을 앞둔 영화 <원더 Wonder>에서 선천적 안면기형을 지닌 아이의 강인한 엄마 역을 맡은 그녀가 <엘르>의 카메라 앞에서 변함 없이 우아한 빛을 발했다::스타, 줄리아 로버츠, 원더, Wonder, 영화, 화보, 엘르, elle.co.kr:: | 스타,줄리아 로버츠,원더,Wonder,영화

아이보리 컬러의 니트 톱과 스커트는 Victoria Beckham. 주얼리는 개인 소장품.6월의 어느 수요일 아침, 말리부. 줄리아 로버츠와의 랑데부는 그녀의 집 근처, 수영장이 딸린 클래식한 저택에서 이뤄졌다. 어디선가 홀연히 등장한 그녀는 살짝 젖은 머리와 꽃무늬 플립플롭, 히피풍의 롱 블루 드레스를 입은, 말 그대로 ‘캘리포니아스러운’ 편안한 모습이었다. 2년 전 칸영화제에 조지 클루니와 함께 맨발로 등장했던 것처럼, 27년 전 <귀여운 여인>의 그 사랑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완벽한 치열과 빛나는 미소, 자연스러운 제스처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액션’이 시작됐다.헤어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홍보담당자 등 오랫동안 함께해 온 측근들과 포옹을 나눈 줄리아는 포토그래퍼 톰 먼로에게 LA를 덮친 ‘준 글룸(June Gloom)’ 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며칠간 ‘우중충한 6월’이라 불릴 만큼 구름 많은 잿빛 날씨가 계속됐지만, 다행히 이날은 햇살이 반짝거리고 하늘도 푸르렀다.1988년 데뷔작 <미스틱 피자>부터 오는 11월 북미 개봉을 앞둔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의 <원더>에 이르기까지, 줄리아 로버츠의 마법은 스크린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녀의 이름은 여전히 할리우드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배우 ‘톱 3’에 올라 있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리에 있음에도, 그녀는 ‘자연스러움’을 중요하게 지켜왔다. 얼굴에 늘어난 주름살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우울할 때, 행복할 때, 화났을 때, 아이들이 내 표정을 보고 알 수 있기 바라요. 얼굴은 그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해 주죠. 성형외과 의사가 절대 만들어낼 수 없는 거예요.” 줄리아는 건강하게 먹고, 기도하고(힌두교로 개종했다), 남편을 사랑한다. <멕시칸> 촬영장에서 만난 카메라맨 대니얼 모더와 결혼해 세 명의 아이(쌍둥이 피네우스와 헤이즐 그리고 막내 헨리)를 두고 있다. 지난 15년간 변함없이 남편 대니얼에게 빠져 있는 그녀는 “15년이 15분처럼 느껴져요”라고 고백한다. 30년 경력에 달하는 영화에 대한 열정도 이에 못지않다. 골든글로브와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에린 브로코비치>의 강인한 법률보조원, <후크>의 팅커벨, <모나리자 스마일>의 진보적인 교수, <머니 몬스터>의 영리한 프로듀서에 이르기까지, 그녀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성공한 배우도 드물 것이다.현실 속의 줄리아는 참여의식이 강한 스타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슈퍼맘’에 머무르지 않고, 성소수자 학생들을 지지하고, 희귀병을 알리고,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9·11 테러의 영웅들을 돕는 일에 참여해 왔다. 최근에는 ‘러닝 와일드 위드 베어 그릴스(Running Wild with Bear Grylls)’ 프로그램에서 나이로비 아이들에게 백신을 공급하는 일을 도왔다. 이런 그녀에게 <원더>는 조금도 망설일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다. R.J. 팔라시오의 소설(국내에는 <아름다운 아이>로 번역 출간)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선천적인 안면기형을 안고 태어난 어린 소년 어거스트 풀먼의 이야기로 수십 차례의 수술 끝에 마침내 학교에 다니게 된 어거스트와 가족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야기 자체가 그녀가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소중한 삶의 교훈인 것이다. 촬영 도중 금발의 어린 소녀가 줄리아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열두 살, 쌍둥이 딸 헤이즐이다. “5분만 일찍 왔더라면, 생전 처음 보는 엄마의 모습을 봤을 텐데!” 그녀가 웃음을 터트린다.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란 핫팬츠에 망사 스타킹, 사이하이 부츠를 신은 모습을 말할 것이다.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그녀가 연기한 비비언이 에드워드(리처드 기어)를 처음 만났던 아이코닉한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그때처럼 이날 줄리아도 블랙 팬티 스타킹을 착용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칼제도니아의 새로운 영상 캠페인을 위한 것으로 <아르고> 제작에 참여했던 그랜트 헤슬로브(Grant Heslov) 감독이 연출을 맡아 미묘한 유머가 담긴 짧은 필름을 선보인다. 칼제도니아 매장에서 줄리아와 여전히 변치 않는 그녀의 근사한 다리를 다시 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전 세계 2000여 개의 매장에 기꺼이 들를지도 모른다. 완벽한 헤어와 자연스럽게 빛나는 메이크업, 풀오버 차림의 줄리아가 다시 대기실에서 나와 수영장 옆의 벤치에 앉았다. 또 다른 촬영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베테랑 배우답게 인상적인 포즈가 뭔지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 거듭 모니터를 확인했다. “모두 만족하고 있는 거 맞나요?” 아무렴요! 줄리아 당신이 있는데!터틀넥 스웨터는 La Dovitch. 쇼츠는 Maje. 타이츠는 Calzedonia. 슈즈는 Derbys. 주얼리는 개인 소장품.화이트 셔츠는 Givenchy.셔츠는 Pablo. 블랙 쇼츠는 Red Valentino. 타이츠는 Calzedonia. 주얼리는 개인 소장품.<피플>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선정했어요. 올해로 다섯 번째인데 기분이 어떤가요이런 일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선 안 돼요. 과찬 중의 과찬이죠. 적당히 걸러서 받아들이고 있어요. 80년대 초반에 데뷔해서 지금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죠! 내가 있을 곳이 어딘지 마음속 깊이 이해하게 됐고, 결혼도 하고 아이까지 낳았으니까요.쌍둥이 남매 헤이즐과 피네우스가 10대가 됐어요. 질풍노도의 시기가 걱정되진 않나요굉장히 흥미롭고 흥분되는 마음이에요.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 하는데 그건 기대감일 뿐, 걱정은 아니에요. 전 아이들에 대한 확신이 있어요. 생일을 더 맞이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처럼 바뀌리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 스스로 자신들이 겪는 변화를 이해한다면, 모든 것이 잘될 거예요.몇 년 전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어려 엄마가 유명한지조차 모른다고 했죠. 지금은 아이들이 엄마의 커리어와 유명세를 알고 있나요아이들과 있을 때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일자리를 얻은 것처럼 느껴져요. 전 여전히 친구들과 어울리고, 맛있는 걸 먹고, 아름다운 장소에서 예쁜 옷을 걸치는 걸 좋아하죠.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운이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다른 말은 하지 않아요. 아이들 나름대로 어떤 부분은 이해하고, 어떤 부분은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무엇보다 엄마란 존재를 인간적으로 신뢰하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할리우드 기준으로 본다면, 꽤 오래 결혼생활을 지속하고 있어요. 비결이 뭔가요남편과 결혼하는 건 그다지 어렵고 힘든 도전이 아니었어요. 그를 굉장히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재미있는 사람이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죠. 지난 15년간 우린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그가 문으로 걸어 들어오는 매 순간이 행복해요. 유쾌하고 조화로운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즐거움도 그렇고요. 시간이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지…. 15년이 15분처럼 느껴져요!평생을 함께할 운명의 짝이 있다는 걸 믿나요난 그래요. 예전에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넣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믿는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몽땅 거는 걸 좋아해요. 특히 사랑에 있어서는.마음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은 뭔가요수면과 유머! 그리고 내게 뭔가를 가르쳐주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작품을 고르는 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번 영화 <원더>를 택하게 된 이유는요아이들과 함께 처음 책을 읽고 완전히 빠져들었어요. 에이전트에게 이렇게 말했죠. “이 책은 오래전에 발간됐고, 다른 사람들도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거야. 만일 누군가 이 책을 영화화할 계획이 있다면 기꺼이 참여하고 싶다는 걸 알려줘.” 실제로 <귀여운 여인>의 제작자 중 한 명이 <원더>를 검토 중인 걸 알았어요. 25년 만에 만난 우리는 함께 점심을 먹으며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어떤 점이 특히 마음을 움직이던가요영화는 연민에 관한 거예요. 서로를 알기 위해 ‘시간을 들이는 방법’에 관한 것이고요. 그게 제 마음을 움직였고,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의미 깊게 다가왔어요. 서로를 사랑하려면 무언가를 쏟아부어야 해요. 그건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죠. 분노와 좌절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자신에게 늘 좋은 가치를 일깨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영화 속 ‘엄마’ 역할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준다면그녀는 아들을 돌보기 위해 모든 개인적인 걸 미뤘죠.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아야 하는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오가면서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어요. 영화 속에서 몇 년간 처음으로 그녀가 혼자 집에 있게 되는데, 이 장면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모든 부모는 어느 시점엔 텅 빈 둥지가 돼버리죠. 그녀가 스스로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나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거예요.‘어기’ 역을 맡은 열 살짜리 배우 제이콥 트렘블레이는 어땠나요우리가 함께 있던 5~6주 동안 특수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얼굴은 딱 한 번밖에 보지 못했어요. 그렇게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런 집중력을 보여주는지 신기할 따름이에요. 촬영장에서 아무리 더워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어요. 정말이지 놀라운 아이죠!스스로 ‘예민하다’고 생각하나요그런 편이에요. 자신의 직업이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는 일이라면, 감정적인 예민함과 공감 능력은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해요. 어떤 배우들은 테크닉에 의존해서 연기하지만, 제 경우엔 캐릭터와 영화 속 상황에 얼마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요.가까운 친구들이나 오랜 협업자들(스타일리스트,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등)과 함께 작업하는 걸 선호하는 이유가 있나요때로 새벽 5시에 일어나 일해야 한다면, 잘 아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죠. 이런 친구들이 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에요. 세르주(헤어 스타일리스트)와는 28년 전부터 함께 작업해 왔는데, 이런 편안한 관계는 위험을 무릅써야 하거나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경우, 안정감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줘요. 사실 화보 촬영의 모든 치장은 당혹스러워요. “그냥 진을 입으면 안 될까요?”라고 묻고 싶죠. 하지만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핫팬츠와 그물 스타킹에도 절대 주눅들지 않아요.칼제도니아와의 세 번째 컬래버레이션이에요. 브랜드의 어떤 면에 끌렸나요훌륭한 가족 브랜드이고, 그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준비가 돼 있어요. 그들이 대표하는 이미지와 제품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신뢰하기 때문에 그런 ‘척’할 필요가 없어요.칼제도니아 스타킹 중 블랙과 시어, 어떤 걸 더 좋아하나요블랙요. 심 또는 심리스 심리스. 아무런 티가 나지 않고 정말 편안하죠.평범한 것 또는 디자인적인 것디자인이 들어간 게 좋아요! 패턴을 고르는 재미가 있거든요. 물방울무늬 혹은 망사20분 전까지만 해도 폴카 도트라 답했겠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촬영을 위해 잠깐 입어봤는데 피시넷을 정말 좋아하게 됐어요.다리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딱히 특별한 건 없어요. 언제부터인가 다리가 날 돌본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거예요(웃음). 공식적인 자리에서 수트 재킷을 즐겨 입는 이유가 있나요시작은 <철목련>으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갔었는데 아르마니 수트와 타이 차림이었어요. 당시는 별다른 의도가 없었지만, 돌이켜보니 내게 잘 어울리는 멋진 의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드레스를 차려입으면 왠지 어색하고 불안한 느낌이 드는 반면, 수트는 갑옷처럼 안전한 느낌을 줘요. 무슨 일이 생겨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죠. 전 남성복 입는 걸 좋아해요. 이 시대에 그런 패션이 허용돼서 정말 다행이에요.가장 즐기는 취미는 뭔가요? 혹시 여전히 뜨개질맞아요. 요즘은 지갑을 뜨고 있어요. 그리고 2년 전쯤 마작을 처음 배웠는데, 아주 흥미롭고 아름다운 게임이에요. 우리 집 식구들은 누구나 이 게임을 할 줄 알아요. 여행할 때도 작은 가방에 담긴 휴대용 마작 세트를 꼭 챙겨가요. 여자친구들과 주말에 모여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요.여배우들은 항상 나이 들어 가는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곤 하죠. 줄리아는 어떤가요음, 불공평하고 불균형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우아하고 성숙해지는데, 여자는 그렇지 못하다는 편견이 깔려 있죠. 동의할 수 없어요. 여성들을 당연히 노화에 맞서 싸워야 할 존재로 여기는 건 어리석은 일이에요. 인터뷰마다 ‘안티에이징 비법’에 대한 질문이 빠지지 않는데, 누구도 조지 클루니한테 그런 걸 물어보진 않을 거라고요.블랙 재킷은 Givenchy. 안에 입은 보디수트는 Intimissimi. 타이츠는 Calzedonia. 부츠는 Chanel. 주얼리는 개인 소장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