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흔이랑 옛날 마흔이랑 같은가요?
아직도 흔들리는 요즘 40대들의 성장통은 어떻게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전환될까, '다음 생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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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는 40살을 두고 '세상 일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는 의미로 '불혹'이라 부른 대목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중년으로 분류되는 터라 말투부터 행동거지까지 조심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존재하는 것이 40대죠. 하지만 요즘 마흔과 옛날 마흔은 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백세시대'란 표현도 옛말일 정도로 여전히 많이 남은 삶, 40대는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됐어요. 마흔 한 살 세 친구가 인생의 방향을 새로 쓰는 기로에 놓였습니다. TV조선에서 약 14년 만에 내놓는 월화 드라마, <다음 생은 없으니까> 이야기입니다.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오히려 더 자주 요동치며, 간단히 흔들리고 마는 세 사람은 어떤 인생을 보여 줄까요?
40대를 막 시작한 <다음 생은 없으니까>의 세 친구는 불안 속의 도전에서 희망을 엿봅니다. 우울하게 기죽어 있는 대신 유쾌함을 무기로 삼은 채 말이죠. 한때 잘나가던 홈쇼핑 쇼호스트였던 조나정(김희선)은 육아와 살림으로 경력이 끊긴 전업주부가 되었죠. 아이의 옷과 장난감이 가득한 집 안은 UFC 옥타곤보다 치열한 생존의 현장. 어쩐지 자신을 잃어버린 것만 같은 기분에 재취업에 도전하고자 하지만 쉽지 않고, 한때 스스로를 ‘쓸모 있는 사람’이라 믿던 시절의 자존심을 되찾고자 쇼호스트의 길로 다시 들어섭니다. 사과 판매부터 다시 시작하는 조나정은 전성기의 화려함보다 자신 그 자체를 찾으려 회사 복귀를 선택한 거예요. "마음은 여전히 청춘인데 세상은 나를 불혹이라 부르고 이대로 초라하게 늙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가슴 뛰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사치일까?"라는 그의 말은 비슷한 나이대의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할 듯합니다. 다른 세대들에게는 이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테고요.
조나정의 곁에서 늘 힘이 되어주는 20년 지기 든든한 두 친구들의 서사도 기대됩니다. 완벽해 보이지만 주변 사람들은 다 있는 아이가 없어 고민인 아트센터 기획실장 구주영(한혜진)은 임신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도움 안 되는 무성욕자(?) 남편과 함께요. 또 '힙한' 인생을 추구하며 결혼 제도를 부정하면서도 누구보다 로맨틱한 청혼을 기다리는 모순적 인물, 잡지사 부편집장 이일리(진서연)가 있습니다. 조나정과 구주영, 이일리 세 인물은 각자의 이유로 흔들리고 무너지지만 결국 서로를 통해 나아갈 힘을 발견해요. 친구의 성공을 배 아파하지 않고, 친구가 말 못할 아픔을 꺼내 놓으면 흔한 위로 대신 “나도 그래”라며 자신의 치부도 기꺼이 내보이는 여자친구들이죠.
삶을 살아내는 것 만으로 번아웃이 올 지경인 40대가 '다음 생은 없으니까'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은 세대를 불문하고 보는 이들에게 짠한 감동을 선사할텐데요. '중년이라고 하기에는 모자라고 청년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마흔의 성장통이 어떻게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전환될지 궁금해지네요. 더불어 김희선, 한혜진, 진서연이 연기할 세 여자친구들의 진하고 끈적한(?) 우정과 일상은 <다음 생은 없으니까>의 가장 큰 재미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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