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과 친구 사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친한 남자 선배가 결혼했다고 인연을 끊어야 할까? 유부남과 싱글녀의 애매모호한 ‘친구 사이’에 대하여. ::유부남, 불륜, 연애, 러브, 썸, 섹스, 로맨스, 커플, 남친, 여친, love, romance, sex, 우유니 킴, 엘르, elle.co.kr:: | 유부남,불륜,연애,러브,썸

EP10 유부남과 친구 하면 안되나요? “야, 당장 그만둬!” 아기에게 젖을 먹이던 친구가 꽥 소리를 질렀다. 대학 선배와 술 약속이 있다고 말한 참이었다. 그 선배는 유부남이다. 근데, 그게 뭐? 내가 황당해 하며 말했다. “10년 전부터 친한 선배인데 결혼했다고 인연을 끊어? 친구는 흘기며 말했다. “네가 그 선배의 부인 입장에서 생각해봐. 기분이 좋겠어?” 그날 처음으로 친구와 싸웠다. 대학 때부터 한 번 싸우지 않았는데 말이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친구의 말대로 입장 바꿔 생각해봤다. 내 남편이 친한 여자 후배와 술을 먹는다? 그것도 순수했던 시절부터 알고 지낸 여자와?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런데, 결혼했다고 알던 이성들을 다 끊어야 하나?  한번은 유부남 선배와 술을 마시는데 남자친구를 부른 적 있다. 서로 소개해주고 싶었다. (안다, 미친 짓이었음을.) 그 뒤로 남자친구는 선배 얘기만 나오면 얼굴을 붉혔다. 심하게 싸운 날, 선배에게 전화해서 절교를 선언하라고 했다. 나는 절대 못 한다고 했다. 그는 강제로 전화해서 “야, 이xx야, 너 다신 연락하지 마”라고 했다. 전화를 끊은 그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말했다. “유부남은 너를 만나면서 지루한 일상을 환기하는 거야. 네가 그런 노리개를 자청하는 게 싫어.” 결국 우린 헤어졌다.  그 뒤로 남자친구들에겐 남자인 친구, 특히 유부남을 만난다는 얘기를 절대 하지 않는다. 인연을 끊을 순 없으니 몰래 만난다. 특히 유부남 선배와 나는 베스트 프렌드다. 직업도 비슷해 상담을 하며 위로도 많이 받는다. 나이를 먹다 보니 어린 시절부터 알던 사람이 편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마음이 100% 떳떳하지 않음을 알았다. 둘이 술을 마시면서, 옛날얘기 하는 게 즐겁지 선배의 육아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았다. 주말이나 늦은 밤에는 오빠에게 전화하지 못했다. 부인이 볼까 봐 할 수 없었다. 처음엔 그게 예의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부인에게 뭔가 나를 들키면 안 될 거 같은 느낌이었다. 친한 오빠 동생 사이라면서 말이다. 그때마다 기분이 더러웠다.  아는 남자 중에 결혼한다고 연락을 끊은 경우도 있었다. 남자 후배가 결혼식 일주일 전에 문자가 왔다. “누나, 저 결혼해요. 이제 다신 연락 안 할께요.” 응? 얘랑 나랑 신파라도 찍었었나, 왜 이러지. 난 바로 답장을 보냈다. “청첩장은 줘야지. 어디서 결혼하니?” 답이 없었다. 정말 그 뒤로 5년째 연락이 없다.  친하지도 안 친하지도 않은 오빠도 결혼식 며칠 전에 전화가 왔다. “인연이 있었던 여자들에게 한 통화씩 돌리고 있어.” 무슨 의식이라도 치르듯 심각하게 말했다. “앞으론 연락 못 해. 잘 지내라.” 물론 전화를 끊고 황당했다. 결혼 전의 인연들은 갖고 가면 안 되는 불륜처럼 들렸으니까.  이젠 그들의 가치관을 이해한다. 특히 나를 슬프게 바라보던 옛 남자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면…씩씩거리며 화내는 유부녀 친구의 말도 일리 있다. 그의 부인이라면 나의 존재가 반가울 리 없다. 하지만 여전히 결혼한다고 무조건 이성과의 인연을 끊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내가 내린 선은 ‘밤늦게 만나지 말고, 술보다는 커피나 밥을’이다. 아무리 이성적인 감정이 없다 해도 1%의 가능성이 술과 함께 불탈 수 있으니.LESSON 친구가 유부남, 유부녀란 이유만으로 떠나 보내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가족 입장이 되어서 선은 지켜야겠죠. 어느 정도의 선인지는 각자 생각해봅시다. 우유니 킴이 전하는 인사 30대 중반. 패션지의 피처 에디터로 일하면서, 연애 해볼 만큼 해봤습니다. 연애 칼럼을 늘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세상 다 아는 언니처럼 이래라저래라 하기에, 제 연애는 시궁창입니다. 저처럼 연애에 치이고 구른 한국 여성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만 이렇게 힘든 거 아닙니다! 부끄러움은 제 몫. 저와 제 친구들의 현실적인 경험담이 당신에게 공감 혹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혹시 압니까? 남 일은 잘 보인다고, 당신의 연애에 해답을 얻을지. elle.co.kr에서 매주 수요일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