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다음 시즌을 목놓아 기다려본 적이 있을까? 이 절절한 기다림에는 새로운 시즌을 위한 쇼핑의 기대감과 드레싱에 대한 설레임 이상의 무엇이 있다. 우리가 이토록 애타게 봄을 기다리는 이유는 올 겨울 지독한 한파가 야기한 ‘보온에 치중한 옷입기’에 지쳐버렸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이미 두꺼운 아우터와 스타킹, 답답한 부츠를 벗어 던지고 하늘거리는 시스루 드레스와 맨 다리에 가느다란 스트래피 샌들로 드레스업한 채 로맨틱한 봄 속을 거니는 열망으로 가득하다. 셀레임으로 충만한 뉴 시즌 드레싱을 위해 가장 먼저 체크해야할 것은 패션 월드의 지니어스 군단이 제안한 2010 드레싱 애티튜드. 90년대 미니멀리즘, 로맨티시즘, 란제리 룩, 아메리칸 프레피 룩, 스포티즘, 프린트, 레이스와 시스루.... 2010 S/S 런웨이에서 펼쳐진 다양한 스타일 코드는 바로 ‘섹시함’이라는 절대적 바운더리 안에서 완성되었다. 무엇을 입든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의 요소를 항상 자각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시즌 드레싱의 키포인트인 것. 이러한 의미에서 ‘나는 섹시한 여자다’라는 애티튜드가 궁극의 캐치프레이즈가 되어야할 타이밍이 도래했다. 섹시함에 목숨이라도 걸 수 있을 것 같은 남자 존 갈리아노가 디올을 위해 탄생시킨 란제리 룩은 2010 섹시 코드의 선봉에 있다. 슬립을 연상시키는 하늘거리는 실크 쇼츠와 무슈 디올의 1947년 뉴 룩을 연상시키는 뷔스티에 바(Bar) 재킷의 매치는 그야말로 섹시함의 일품. 보기만해도 아슬아슬한 레이스와 실크 소재로 가슴을 부풀리고 허리는 졸라맨 지극히 프라이빗한 베드룸 룩을 세상 밖으로 이끈 것이다. 이제 속옷 노출과 과감한 언더웨어 스타일링을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그렇다면 노출보다 격식을 중요시하는 세련된 런더너 스텔라 맥카트니는 어떤 방식으로 섹시함을 정의했을까? 깐깐한 남자들로 가득한 새빌로에서 어렵게 갈고 닦은 테일러링 실력은 2010 S/S 런웨이에서 낯선 섹시함으로 신선한 매력을 불러일으켰다. 남자 친구의 것을 빌려 입은 듯 커다란 재킷과 헐렁한 하이웨이스트 배기 팬츠로 이어지는 이 포멀한 룩은 여자가 입었기에 섹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마치 재킷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스킨 컬러의 레이스 톱과 가는 허리를 강조한 벨티드 하이웨이스트 라인 뒤에 감춰진 것은 여성의 섹시한 본능이었다. 타이트하게 몸을 감싸는 보디 컨셔스 드레스만이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일차원적이며, 시대착오적이고, 스타일리지하지 못한 발상이다. 지금은 박시함과 타이트함, 스킨 컬러와 누드에 경계에서 미묘한 줄타기가 필요한 때다! 미우치아 프라다가 새롭게 정의한 섹시함은 무심한 컷 아웃안에 녹아들어 있다. 아무생각 없이 툭툭 잘라놓은 것 같은 스포티한 감성의 마이크로 미니 쇼츠와 크롭트 재킷의 매치, 유니크한 네크라인과 베어백 드레이스의 무심한 컷 아웃, 파자마 쇼츠 위에 덧입혀진 상들리에 크리스털 스커트는 어쩐지 ‘난 아무것도 몰라요’ 식의 백치미 가득한 순수 그 자체의 섹시함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것이 바로 미우치아식의 스마트한 섹시함일까? 지극히 단순하고 낙천적이며 무심한,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섹시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프라다만의 고단수적인 행보다. 브라가 톱이되는 란제리 룩이든, 숨막힐 듯 타이트한 미니 드레스 룩이든, 스포티한 쇼츠 룩이든 그저 모든 것이 자연스러울 때 비로소 섹시함이 완성되는 것이다! 바로 이 순간이야 말로 진정한 스프링 드레싱의 묘미이자 뉴 시즌 쇼핑의 즐거움이 완성되는 찰나가 아닐까.
우아하거나 혹은 시크하거나 이번 시즌 당신이 갖추어야 할 애티튜드는 섹시함에 있다. 스텔라 맥카트니, 프라다, 디올이 선보이는 2010 뉴 섹시 룩.
* 자세한 내용은 애비뉴엘 2월호를 참조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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