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패션 월드를 엿보다!
전 세계를 돌며 아티스트들의 집을 촬영한 토드 셀비가 이번엔 만화경 같은 패션 세상을 훔쳐보았다. 세 번째 사진집 <패셔너블 셀비 Fashionable Selby>를 펴낸 토드 셀비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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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까지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패션 활동을 선보이는 디자이너 요시카즈 아마가타(Yoshikazu Yamagata)의 ‘Writtenafterwards’ 도쿄 작업실.
 
2 전위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헤어 스타일리스트 카츠야 카모(Katsuya Kamo)의 펑크 헤드피스.
 
3 뉴욕의 아틀리에에서 딜도 모자를 쓴 니콜라 포미체티를 포착했다.
 
4 베이비 페이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야릇한 섹시미의 모델 미즈하라 키코(Mizuhara Kiko).
 
 
 
5 네덜란드 출신의 괴상망측하고 키치한 패션의 일인자, 디자이너 바스 코스테르스(Bas Kosters)와 그의 친구 조잔케 (Jojannke)와 한 컷.
 
6 가장 ‘핫’한 네덜란드 쿠튀르 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의 ‘가시(Thorn)’ 슈즈.
 
7 파리에서 촬영 중인 헤어 아티스트 마리솔 수아레즈(Mariol Suarez). 밤새워 만든 거대한 헤어 장식을 손보고 있다.
 
 
 
 
2008년 7월 홈페이지 ‘더셀비닷컴’을 론칭, 독특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으며 하루에 1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이 사이트를 찾는다. 이제 그는 성공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6년 전 ‘세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아티스트들이 살고 있는 집, 아틀리에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탄생한 그의 세 번째 책 <패셔너블 셀비>(왼쪽). 토드 셀비(오른쪽)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패션 아티스트들의 가장 사적인 공간을 포착했다.
 
 
<패셔너블 셀비>에는 무엇이 담겨 있나 패션 월드를 들여다보는 것은 일종의 ‘인사이더 룩’이자 아이디어다. 이곳엔 패션 피플조차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염료를 만들거나, 앙고라토끼를 키우거나, 이스트 런던에서 직접 슈즈를 만드는 사람 등이다. 드리스 반 노튼, 이자벨 마랑처럼 누구나 알만한 이름도 있지만 이 책에서 초점을 맞춘 건 그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업 방식이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앙고라토끼를 키우는 사람? 그런 사람을 어떻게 찾아냈나 뉴욕에서 촬영 중 우연히 앙고라 토끼를 키우는 여성에 관해 들었다. 업스테이트 뉴욕에 살고 있는 그녀는 25마리 정도의 앙고라토끼를 키우며, 그들의 털로 실을 짜 모자를 만든다. 모든 걸 직접, 혼자서 만드는 그녀가 흥미롭지 않은가? 이런 방식은 늘 나를 매료시킨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에게 특별한 점이 있었나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작업한다는 것. 그들 모두는 독자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몇몇 디자이너는 스케치조차 제대로 못하고, 또 누군가는 처음부터 바로 실전에 투입되기도 한다. 어떤 이는 피팅 모델도 없이 작업하고 모든 걸 직접 손으로 만들기도 한다. 그런 작업 방식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만드는 방법에 있어 옳고 그른 것은 없다는 사실, 정말 재미있다.
 
패션계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늘 과장된 인물을 촬영하길 좋아했다. 개성 강한 캐릭터, 다채로운 퍼스낼리티, 프로페셔널한 모습 등. 패션계에선 많은 사람들이 이 카테고리와 들어맞는다. 하지만 난 패션계에서 한 번도 전문적으로 일해본 적이 없다. 패션 사진가가 아닌 만큼 사진을 인사이더이자 아웃사이더의 눈으로 바라본 것이다.
 
홈페이지 ‘더셀비닷컴’을 시작하기 전에도 포토그래퍼였나 13년째 사진가로 일하고 있었다. 에디토리얼 혹은 커머셜 사진가로 활동하며 온갖 일을 했다. 패션, 인물, 정물, 잡지 사진 등을 모두 혼합하기도 했지! 하지만 지금은 오직 나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왜 ‘더셀비닷컴’을 통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나 잡지 포토그래퍼로 일하는 것도 좋지만, 어느 순간 전화 벨이 울리기만 기다리게 되더라. 더 나은, 더 완벽한 일이 주어지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나만의 일을 시작한다는 건 그래서 중요한 거다. 내 흥미거리를 쫓아갈 수 있으니. 항상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는 거 같다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를 안다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태생부터 알기도 하지만, 난 여러 단계를 거쳐 알아냈다. 잡지에서 일하는 건 즐거웠고 한동안 집세를 벌 수 있어 좋았다. 또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모든 게 훌륭한 경험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더셀비닷컴’이 이처럼 빠른 성공을 거둔 게 놀랍지 않은가? 불과 몇 개월 만에 <뉴욕 타임스>에 실렸다 ‘더셀비닷컴’과 사진집은 개인적인 프로젝트로 시작한 거라 그 이상 다른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그런 개인적인 것이 나의 ‘모든 것’이 되어버렸다. 꿈이 실현된 느낌이랄까. 정말 근사한 일이 일어났다!
 
당신의 사이트는 다양한 이들의 모습을 엿보게 해준다. 이런 관음증이 성공의 비결이라 생각하나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은 엿보기 혹은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이다. 덕분에 내가 하는 프로젝트가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난 호기심이 인간의 본능이라 생각한다.
 
여러 ‘패피’들의 집을 촬영했다. 어떤 곳이 집주인에 대해 가장 많은 걸 얘기해 주는가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대개는 거실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 종종 그들의 옷장이나 사무실 혹은 아틀리에가 될 수도 있다.
 
주로 혼자 작업하는가 95%(?)쯤 혼자 작업한다. 혼자 하는 편이 훨씬 편하다. 광고 사진은 불가피하게 많은 스태프들과 팀을 이뤄야 한다. 때문에 혼자 촬영하는 것이 꽤 신선하게 느껴진다. 사진가가 혼자서 사진을 찍을 경우 피사체들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진다. 확실히 스트레스를 덜 받기에 더 자연스러운 사진이 나올 수 있다.
 
촬영하는 동안 당신의 프라이빗한 공간을 꾸밀 아이디어도 얻나 ‘더셀비닷컴’과 사진집을 시작하기 전에는 매주 벼룩시장에 갔다. 수집가 수준에 가까웠다. 여전히 수집가로서 충동을 느끼지만 오히려 홈페이지 작업이 이런 성향을 많이 고쳐주었다. ‘이거 진짜 근사한데. 내 집도 이렇게 해야겠어!’라고 생각하는 일은 드물다. 지금은 보는 것 자체가 더 좋다.
 
사람들은 당신을 ‘힙스터’라 말한다 그런 말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단지 프로젝트가 상투적으로 흐르거나 틀에 박힌 일을 피하고 싶을 뿐. 혹은 지나치게 트렌드만 좇는 것 역시 자제한다. 나 스스로 특정 스타일에 얽매인다는 생각이 들면 늘 새로운 방향으로 바꾸려 한다.
 
‘더셀비닷컴’이 성공을 거둔 후, 유사한 성격의 사이트가 많이 생겨났다. 어떤 창조적인 행동은 모방이라는 흐름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성공을 거뒀을 때 사람들이 ‘와, 이거 재밌겠네, 나도 해봐야지!’라고 말할 걸 알고 있었다. 이런 것은 세계 곳곳에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행히 한 가지 좋은 점은 다들 자기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 아이디어가 있을 때 그걸 변형시키지 않고 그대로 고집한다면 글쎄…. 내가 집에 관한 주제에서 두 번째 책에서는 음식 그리고 지금 패션에 관한 책으로 옮겨온 것도 일종의 변화라 할 수 있다. 변화 혹은 변형이라는 모티프는 늘 자기진화를 위한 촉진제가 돼준다.
 
 
 
Credit
- WRITER SVEN SCHUMANN
- EDITOR 방호광
- DESIGN 하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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