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갑자기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이 상품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나이가 많은 중장년층은 50년 만기 대출을 금지하는 조치 등이 거론된다. 아무래도 인간의 수명을 고려했을 때 중장년층이 50년 동안 빚을 갚는 것은 무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기존의 30년 만기 대출은 어떤가. 30년은 짧은가? 물론 50년보다는 짧지만 30년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다.
평생 빚만 갚다가 죽으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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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많은 사람들은 이 상품을 두고 진짜로 50년 내내 빚을 갚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다. 물론 50년 내내 빚에 시달리는 것을 상상하면 유쾌하진 않다. 하지만 실제론 주택담보대출은 30년 혹은 50년 내내 갚는 상품이 아니다.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건 당장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의 사이즈를 줄여주는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다. 3억 원을 빌린다고 치면 10년 만기, 30년 만기, 50년 만기에 따라 매달 내야 하는 돈은 크게 차이가 난다. 만약 금리가 5%라고 가정하면 10년 만기일 땐 매달 320만원, 30년 만기일 땐 160만원, 50년 만기일 땐 130만원을 갚아야 한다.
만기가 길면 길수록 매달 내야 하는 돈의 액수는 적어진다. 바로 이 메리트를 누리기 위해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것이다. 매달 갚아야 할 돈을 확 줄이면 그만큼 잉여 자금이 남는다. 그 자금을 다시 다른 자산에 투자하며 굴리는 것이다.
30년, 50년 동안 빚 갚는 사람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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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새로운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서 다시 또 새로운 대출을 실행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직장인이라면 은퇴 이후에 퇴직금을 활용해 빚의 상당수를 한 번에 상환할 수도 있고, 혹은 노후에 작은 평수의 아파트로 이사를 하면서 그 시세 차익을 활용해 빚을 갚을 수도 있다.
자산=자본+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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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로 예를 들어보자. 같은 수능성적을 받은 A와 B가 있다고 치자. A는 어떤 대학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반면 B는 A가 들어간 대학보다 명문대로 분류되는 대학에 예비합격으로 간신히 입학했다. 누가 더 입시 전략에 성공한 것인가? 당연히 B다.
자산을 불릴 때 대출의 역할이 바로 이것이다. 물론, 본인의 역량을 한참 벗어난 '영끌' 수준의 대출은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대출받는 행위 자체를 무조건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빚의 노예로 살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것도 자본주의 사회에선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