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재개봉되는 장국영의 작품은 〈해피투게더〉입니다. 왕가위 감독의 걸작 중 하나로, 1997년 제5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영화입니다. 장국영은 이 영화로 제34회 금마장과 제17회 홍콩금상장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요. 보영(장국영)과 아휘(양조위)의 현실적이고 슬픈 러브 스토리는 개봉 후 30년 가까이 흐른 지금도 사랑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배경은 홍콩 반대편인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였는데요. 보영과 아휘가 세상 끝까지 사랑으로부터 도피하다가도 다시 서로를 찾고, 또 달아나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이 배경을 통해 감각적으로 묘사됐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계에 존재하는 이과수 폭포는 이들의 결합과 단절을 상징하는 공간이었죠. 또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는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장국영 20주기를 맞아 30일 국내 재개봉되는 〈해피투게더〉는 리마스터링 버전입니다. 한국에서는 1997년 동성 간의 성애 묘사를 이유로 공연윤리위원회로부터 공개를 금지 당해, 1998년 해당 장면 삭제 후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으로 겨우 개봉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2020년 4K 리마스터링 무삭제판이 '15세 이상 관람가'로 다시 개봉된 적이 있고요. 재개봉 관람 전 〈해피투게더〉 촬영 비화와 미공개 영상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를 예습하고 가면 더 알찬 복습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