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패션의 별,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지난해 12월 29일 81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1970년대를 뒤흔든 록 밴드 섹스 피스톨스와 함께 펑크 문화의 탄생을 일궈낸 그녀.
패션계에 비비안이 남긴 유산은 찬란하게 빛난다. 1981년 ‘해적 컬렉션’이라 불리는 첫 번째 패션쇼를 시작으로 디타 본 티즈가 마릴린 맨슨과 결혼할 때 입어 화제가 된 보라색 웨딩드레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가 빅과의 결혼식 날 입은 휘핑크림처럼 흘러내리는 듯한 실루엣의 드레이핑 드레스도 그녀의 작품. 그뿐 아니다.
그녀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앞장서서 알리는 사회운동가이기도 했다. 2015년, 환경을 해치는 무분별한 개발에 반대하며 런던 총리 관저에 탱크를 타고 돌진하던 비비안의 모습은 자신의 컬렉션만큼이나 강력한 메시지로 남았다. 한평생 저항 정신을 잃지 않은 그녀. 그야말로 ‘펑크의 대모’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