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액츄얼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BEAUTY

러브 액츄얼리

향수 한 병에 담긴 다채로운 농담의 러브스토리.

김선영 BY 김선영 2023.02.11
 

금지된 사랑 이야기

1820년, 사교계를 주름잡던 ‘핵인싸’ 알프레도 도르세는 연상의 기혼자 마르게리트 블레싱턴과 사랑에 빠져 그녀를 위해 ‘도르세’라는 퍼퓸 스토어를 오픈했다. 향수에는 둘만의 메시지를 담은 약어를, 캔들에는 둘이 만날 시간과 장소를 남겼다. 가령 ‘불루아 에트르 아이어르. C.G.(Vouloir e^tre Ailleurs. C.G.)’는 ‘나는 지금 그대와 다른 곳에 있고 싶어’란 의미로, ‘캔더 지니어스(Candour Genious)’의 약어인 ‘C.G.’는 ‘아주 솔직하고 순수한 당신’, 즉 서로를 의미한다. 시작하는 연인의 한없이 부드럽고 달콤한 속삭임을 담은 향수답게 향도 파우더리하고 싱그러운 플로럴 그린 계열로 이뤄졌다.
쎄.줴., 90ml 27만6천원, D’Orsay.

쎄.줴., 90ml 27만6천원, D’Orsay.

 

로열 러브스토리

1533년, 메디치 가문의 카트리나 공주는 프랑스 앙리 2세와의 결혼을 앞두고 산타 마리아 노벨라 수도원에 향수 제조를 의뢰했다. 그렇게 탄생한 향은 ‘아쿠아 디 산타 마리아 노벨라’라는 이름으로 사랑받다가 800년 역사를 품은 여왕의 로열 러브스토리에 대한 축복을 담아 ‘여왕의 물’이란 의미의 ‘아쿠아 델라 레지나’로 이름을 바꿨다. 사랑의 결실을 기념하는 향답게 풍성한 꽃과 상큼한 시트러스 향조로 이뤄진 향기는 분사하는 순간 행복한 기운을 가득 불어넣어주는 듯하다.
아쿠아 델라 레지나 오드코롱, 100ml 19만5천원대, Santa Maria Novella.

아쿠아 델라 레지나 오드코롱, 100ml 19만5천원대, Santa Maria Novella.

 

오직 당신을 위해

당대 최고의 할리우드 여배우와 작은 나라의 왕자가 사랑에 빠지는 러브스토리. 영화나 동화 속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이 이야기는 배우 그레이스 켈리와 모나코 왕자 레이니에 3세의 실제 스토리다. 약 1주일간 진행된 결혼식 동안 그녀가 받은 명품 선물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는데, 정작 켈리를 감동시킨 건 레이니에 왕자가 크리드에 주문한 단 하나뿐인 향기였다. 고혹적인 월하 향과 장미, 제비꽃, 붓꽃 향을 배합한 플러리시모는 크리드의 맞춤 향수 판매 정책에 따라 1956년 결혼식 이후 쭉 비밀에 부쳐지다가 1972년 일반 대중에게 공개됐고, 이후 재클린 케네디와 마돈나 등 재계 유명 인사와 셀러브리티가 사랑하는 향수로 거듭났다.
플러리시모 오 드 퍼퓸, 70ml 39만원, Creed.

플러리시모 오 드 퍼퓸, 70ml 39만원, Creed.

 

사랑의 정원

1938년, 스웨덴에서 태어나 할리우드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은막의 여신’으로 불리던 배우 그레타 가르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시간이 흐른 후 파파라치가 아말피 해안가에 있는 그녀의 비밀 별장을 발견했는데, 그녀는 더없이 행복한 얼굴로 베일에 감춰진 연인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두 연인이 사랑을 나눈 곳은 라벨로 로즈로 가득한 정원이었고, ‘오디딸리’의 창립자 부부인 마리나와 세바스찬 부부는 그녀의 사랑에 헌사하는 의미로 사랑의 잔상을 후각적으로 표현한 이 향수를 만들었다.
로사 그레타, 100ml 28만5천원, Eau D’italie.

로사 그레타, 100ml 28만5천원, Eau D’italie.

 

사랑의 모든 단계를 담은 향

러쉬 조향사 엠마가 결혼식을 앞두고 반려자와의 미래를 그리며 만든 향수로, 사랑의 모든 단계를 이 한 병에 담고자 했다. 눈만 마주쳐도 설레는 마음은 달콤한 제비꽃 향으로 서로를 뜨겁게 갈구하는 단계는 장미로, 손잡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인생을 걸어가는 관계는 차분한 샌들우드로 표현했다.
컨페티 퍼퓸, 100ml 20만원, Lush.

컨페티 퍼퓸, 100ml 20만원, Lush.

 

후각으로 전하는 사랑의 찬가

인도 황제 샤 자한과 왕비 뭄타즈 마할의 뜨거운 사랑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향수. 산스크리트어인 ‘샬리마’는 ‘사랑의 신전’이란 의미로 영원한 사랑의 약속을 상징한다. 푸른 야자수 그늘 아래에서 속삭인 둘만의 대화, 정교하게 조각한 대리석 분수에서 불러주던 사랑의 노래…. 겔랑의 3대 조향사였던 자크 겔랑은 끊임없이 서로를 갈망하던 둘의 사랑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매우 관능적이고도 신비로운 오리엔탈 향을 완성했다. “샬리마를 뿌린다는 것은 감각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란 그의 말처럼 육감적이고 나른한 향이 후각적 서사를 완성한다.
샬리마 오 드 퍼퓸, 50ml 15만2천원, Guerlain.

샬리마 오 드 퍼퓸, 50ml 15만2천원, Guer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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