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다른 인프피들? 세라믹 브랜드 대표와 워킹맘 에디터! #타인의 삶 #INFP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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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른 인프피들? 세라믹 브랜드 대표와 워킹맘 에디터! #타인의 삶 #INFP

엘르 에디터 이경진과 세라믹 브랜드 '이악'의 대표 전현지가 서로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이마루 BY 이마루 2022.03.25
 

INTERVIEWEE 이경진

#87년생 #INFP #풀타임 엄마 #풀타임 에디터 #파트타임 와이프
 

INTERVIEWEE 전현지

#85년생 #INFP #세라미스트 #이악크래프트 대표 #만7세 ‘이악이’ #골프 꿈나무
 
이경진이 입은 셔츠와 베스트, 팬츠는 모두 Salvatore Ferragamo. 슈즈는 Jimmy Choo. 전현지가 입은 블라우스는 Vivienne Westwood.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슈즈는 Jimmy Choo.

이경진이 입은 셔츠와 베스트, 팬츠는 모두 Salvatore Ferragamo. 슈즈는 Jimmy Choo. 전현지가 입은 블라우스는 Vivienne Westwood.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슈즈는 Jimmy Choo.

이경진 ▶ 전현지
Q1. 도예가이자 자신의 브랜드를 일구고 성장시켜 온 사업가다. 두 역할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 왔나
MBTI 유형이 INFP다. 여느 브랜드 대표들에 비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우리가 가진 것을 많이 드러내지 못하는 편. 절친들에게 애정 어린 잔소리를 듣기도 한다. “넌 너무 안 해!” 외향적인 성향을 가졌다면 지금보다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을까? 세라믹 디자인 스튜디오인 이악크래프트를 시작한 지 만 7년째다. 7년 동안 키워온 ‘이악이’는 어찌 보면 좀 늦된 아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게 맞는 속도로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나를 잘 알기에 처음부터 이 일을 길게 봤고, 그랬기 때문에 ‘이악이’가 지금 같은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악크래프트를 오픈한 해에 아이를 낳은 친구들이 있다. 요즘 그들과 만나면 고민이 깊어진다. 만 7세가 되면 사람의 아이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아지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나. ‘이악이’는 아직…
 
Q2. 춘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녔고 대학 때부터 서울을 기반으로 살아왔다. 삶의 반경이 바뀐 경험으로 얻은 것은
나를 둘러싼 물리적인 환경이 여러 번 바뀌면서 다양한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춘천에서는 인문계 학교를 다녔는데 지금과 같은 계통의 일을 하지 않는 친구들과 함께 자랐다. 그들은 공무원 등 나와는 완전히 다른 성향의 일을 한다. 여대에 다녔는데 당시 친구 중 대부분은 결혼 후 일하지 않고 가정 주부로 산다. 미술을 전공한 이후에는 예술과 디자인 신의 친구 쪽으로 치우쳐 지냈다. 다양한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인프피’적 성향의 외연도 알게 모르게 확장되고 변화를 겪은 것 같다.
 
Q3. 잡지 에디터가 무형의 콘텐츠를 만든다면 세라미스트는 손에 잡히는 물건을 만드는 일이다. 세라미스트로 사는 즐거움은
대학 시절 기초 디자인 수업에서 들은 말이 생각난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첫 수업에서 “회사에서 조직을 꾸리는 일도 디자인”이라던 교수님 말씀이 크게 남았다. 콘텐츠 만드는 일 역시 손에 잡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즐거움과 고민은 거의 같은 맥락일지도 모른다.
 
Q4. 몰두하는 사회적 이슈가 있다면
모두의 책임감이 중요한 사안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많다. 실제로 어떤 물건을 생산하는 입장이기에 가장 피부에 와 닿고, 내가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이슈라고 생각한다. 내 작업과 생활 영역에서 작지만 적극적인 액션을 찾는 중이다. 일단 만들고 있는 물건의 패키지부터. 아름다우면서도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하는 점도 중요하지만, 세라믹 패키지는 튼튼함과 안전성도 갖춰야 한다. 배송 중인 물건이 파손되면 세라믹도 곧장 쓰레기가 된다.

 
Q5. 일하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기쁨과 긍지
어떤 브랜드가 어디서 얼마를 투자받았다는 소식이 들리면 부러워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도자기는 현실적으로 투자받을 길이 없거든. 처음 이악크래프트를 시작할 때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사업성이 없다’ ‘길이 안 보인다’ ‘되겠니?’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웬만해서는 이 일을 놓을 수 없었다. 하는 데까지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이제는 정말 오래 가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졌다. 조금만 더 하면 ‘이악이’는 열 살이 될 거다. 내가 세라믹과 함께한 지는 20년이 되고. 요즘은 정말 오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묵묵하게 내 자리에서 매일의 할 일을 해내며 나의 업을 지속하는 것. 일에 대한 기쁨과 긍지는 여기에서 오는 것 같다.
 
Q6. 혼자 사는 여성의 행복지수가 확실히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행복감을 자주 느끼나
분명 혼자인 삶은 편하다. 내 일에 원하는 만큼 집중할 수 있고, 그래도 되니까. 비혼주의자는 아니고 결혼에 대한 고민도 하지만, 고민하는 만큼 누굴 만나려는 노력을 하진 않는다(웃음). 오히려 아직 이루지 못한 걸 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은 이 일 하나만 하면 되는 삶을 살고 있으니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한다. 내 삶이 언제 결혼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그 전에 더 확실히, 원하는 만큼 내 일의 기반을 닦아두고 싶다.
 
전현지 ▶ 이경진
Q1. 회사에 결혼을 앞둔 직원이 생겼다. 결혼 후, 일하며 겪은 실질적인 어려움이나 고민이 있는지
내 경우 결혼 전과 후의 삶이 다르지 않았다. 야근과 주말 근무가 잦은 일의 특성을 결혼 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났고, 우리의 ‘따로 또 같이’ 사는 삶은 별탈 없이 잘 돌아갔다. 출산 후의 삶은 완전히 다르다. 출산 후 일하는 여성의 삶은 문제와 오류, 딜레마로 가득하다. 결혼한 직원이 출산을 한다면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 돌봄 휴가 등 국가 차원에서 ‘워킹 맘’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적 장치를 그들이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가장 우선일 것 같다. 놀랍게도 위의 제도들이 ‘디폴트’ 값으로 적용되지 않는 일터가 여전히 많다.
 
Q2. 아이를 키우며 일하고 있다. 육아와 일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은
동력이 있긴 한 건지 모르겠다. 눈앞의 고비를 넘으며 앞만 보고 가는 중이다. 등산에 비유하자면 고개에 고개가 이어져서 턱 끝까지 숨이 찬 느낌으로 살고 있으니까. ‘이렇게 물러설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버티는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 일하기 어려운 이유는 너무나 많다. 내가 일을 못할 이유는 셀 수도 없다. 그럼 그냥 포기해야 할까. 포기만이 답일까. 나와 일, 아이, 가족이 건강하게 공존하길 바라는 건 정말 욕심일까. 에디터라는 직업과 결혼, 아이가 있는 삶은 모두 내가 선택한 것이고, 내 선택을 모두 가치 있게 꾸려 나가야 삶에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나를 과도하게 ‘태우고’ 있긴 하지만. 최근 위기감을 느끼고 다 타버리기 전에 어떻게든 스스로 구할 방법을 여러모로 궁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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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마루/ 이경진/ 전혜진/ 류가영
    사진 이준경
    스타일리스트 유리나/ 이명선/ 손승현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설아
    메이크업 아티스트 심현섭
    디자인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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