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캔버스 옆에 서서 눈을 감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유라. 이곳은 그녀의 회화 작품들을 전시하는 갤러리입니다. 백사장의 질감과 깊고 푸른 바다의 색을 아름답게 표현한 이 그림 역시 유라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이에요. 예술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할 만큼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갖춘 그녀는 ‘아이돌 화백’이란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죠. 그녀는 이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SNS에 업로드하기도 했어요.
이젤 앞에 앉아 앞치마를 두르고 붓을 잡고 있는 유라의 모습에서 어색함이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어요. 그녀는 수평선이 펼쳐진 바닷가 풍경을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이프로 물감을 겹겹이 올려 모래사장을 입체감 있게 재현하고 넓고 납작한 붓으로 블루와 그린 컬러를 그러데이션해 바다와 하늘을 표현하죠. 여기에 가는 붓으로 부서지는 파도와 물결을 섬세하게 그려 넣기도 해요.
유라는 주로 자신이 방문한 여행지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을 그린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품 세계는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풍경화가 주를 이루죠. 여행의 경험을 찰나의 사진으로 남기기보다 곱씹어가며 그때 느낀 풍경의 아름다움과 순간의 단상들을 캔버스 위에 조금씩 새겨넣습니다. 유화 물감으로 추억 속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들에선 그녀의 페인팅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느낄 수 있어요. 숨죽여 바라보게 되는 고요한 설원,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은 열기구가 띄워진 새벽녘의 어스름한 하늘, 폭신한 구름 사이로 보이는 환상적인 핑크빛 노을 등을 감상하다 보면 평화로운 저곳으로 나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유라는 그동안 꾸준히 그려온 작품들을 모아 지난해에 첫 개인전을 열었어요. 이곳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작업 과정을 담은 사진과 그녀가 사용하는 도구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포토존도 설치해 전시에 소소한 재미를 더했죠. 많은 이들이 찾아주어서 행복했다는 소감을 남기며 전시회는 마무리됐지만 율랜드 홈페이지(yulland.com)를 방문하면 그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선 그림을 구매할 수도 있는데, 이 수익금의 일부는 유기 동물 센터에 일부 기부된다고 하네요. 자신의 재능으로 선행을 실천하는 마음씨 역시 그림만큼 아름다운 유라의 화가로서 행보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