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팅 스테이지 공공의 무대로 귀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한강은 지금 새로운 조형의 플로팅 구조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전진삼,와이드,건축의 마사지,엘라서울,엘르,엣진,elle.co.kr:: | ::전진삼,와이드,건축의 마사지,엘라서울,엘르

한강은 지금 새로운 조형의 플로팅 구조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플로팅’(floating)이란 부유체란 의미를 갖는 건축테마이다. 현재 반포지구 인근 한강변에서는 플로팅 아일랜드(floating island)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세 개의 인공섬으로 이루어진 구조물로서, 완공되면 문화집회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의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꽃을 형상화 한 비정형의 구조물로 디자인되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플로팅 스테이지(floating stage)가 있다. 이제껏 한강변에서 보아온 바지선 위의 레스토랑들은 선박의 모습을 띠고 있거나, 그저 그런 수준의 박스형 외관으로 세인들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대체로 선상 음식점 등의 이미지만 있었을 뿐, 조형적으로 시민들의 관심밖에 있었다.해상건축의 역사는 19세기 초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업혁명 이후 자연을 극복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지니게 된 인간은 언제나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바다를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새로운 대지로 활용하기에 이른다. 일찌감치 해변의 매력을 발견하고 특별한 곳으로 만든 것은 영국인들의 몫이었다. 그들은 피어(pier)건축과 해변리조트시설로 이 새로운 건축의 테마를 부흥시켰다. 빅토리아여왕 시대에 시민들의 여가 할동에 대한 의식이 고조되었고, 한편으로는 철도의 발달로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묶이면서 해양건축은 20세기 중반까지 번성했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점차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선박 및 항공편 등 새로운 교통수단의 발달로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 것도 쇠퇴하게 된 또 다른 이유다. 영국에서 발흥한 바다와 하천을 이용한 리조트시설의 조성은 육지에 기반한 건축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의 흥미로운 주제로 부각되어 북유럽해안, 지중해 연안, 미국과 일본, 아시아 권역으로 확산되었다. 현재까지 피어건축은 아시아 여러 나라에 잔교의 형태로 남아 있다. 플로팅 스테이지. 물 위에 떠 있는 딱정벌레를 닮은 야외공연장이다. 건축가(윤창기, 경암건축 대표)는 이 구조물의 디자인을 물방울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말한다. 이 같은 수상건축물은 건축법이 아닌 선박법의 저촉을 받는다. 땅에 고정되어 있는 건물이 아니고 물 위에 떠 있는 배와 같다는 이유다. 플로팅 스테이지는 여의나루 한강공원 마포대교 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강 건너편으로 밤섬이 있다. 부유식 수상구조물로서, 한강 야외공연장의 용도로 개장 후 반짝 공연장으로 활용되었는데 무대소음으로 인해 밤섬의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비난에 직면하여 제대로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이 이 구조물에 투영된 것도 한 가지 이유다. 공연을 위한 무대로 조성된 곳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과정에서 단순 카페테리아 기능으로 전락되었는데 그것만으로는 유지비조차 건지기 힘들다. 시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특별한 장소라는 공공의 의미를 획득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한강에 띄운 조형물로서의 건축오브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플로팅 스테이지도 통상의 건축물과 달리 선박을 건조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 구조물의 경우, 2009년 5월 공사를 시작하여 9월에 완료하였다. 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만들어졌으니만큼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정치색이 짙은 홍보용 수단으로 기획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충분한 시간과 예산이 받쳐줬다면 기후 반응체로서의 건축표피를 완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건축가는 아쉬워했다. 이제부터는 플로팅 스테이지를 만드는 과정에 주목해보자. 우선 물에 뜨는 부유체(바지선 높이 1.8m)를 만들고 그 후에 기능을 담은 상부 구조물의 건축(최고높이_10m)을 완성시켜 분리된 두 부분을 하나로 결합시킨다. 그러러면 넓은 작업 장소를 필요로 하는데 이미 시민들의 여가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던 설치 장소 인근 한강둔치에 작업장을 만들 수가 없었다. 바지선의 하부구조물을 만들기 위해선 작업장의 조건이 중요한데 특히 일단 지표면이 수평을 이루어야 한다. 문제는 인적이 드문 강변에 그런 조건을 갖춘 나대지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열악한 작업장의 조건을 극복하는 것부터가 풀어야 할 과제였다. 하는 수 없이 부유체 구조물 하부에 드럼통을 깔고 5cm의 오차허용범위 안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그 다음 건물에 해당되는 상부시설을 만들고 다음은 강에 띄우는 일이다. 이런 구조물은 통상의 선박 건조 시와 같이 ‘진수’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구조물을 물에 띄운다는 뜻에서다. 진수를 위해서 대형 크레인 3대를 동원하였다. 이 단계에서 종종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물에 가라앉는 경우도 발생한다. 무사히 진수에 성공. 다음은 작업장에서 실제 설치장소로의 이동이다. 난관이 도사리고 있었다. 구 행주대교 상판하부를 통과하는 일이다. 초기 계획단계에서 예상은 했지만 이 과정에서 해프닝이 발생했다. 9월 11일 조수간만의 차가 최저점에 이르는 시간을 이용하여 통과를 시도하기로 한다. 하루에도 강의 수위가 여러 차례 변화하는 것을 놓치지 않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위의 변화에 따라 신, 행주대교와 구, 행주대교 사이에 끼여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결국 구, 행주대교 다리상판 하부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것에 성공. 열악한 제작환경으로 인한 불필요한 노력을 들이게 되었던 것이다. 다음은 부유체를 강바닥에 고정시키는 계류작업. 통상 체인과 앵커링 방식으로 고정시킨다. 강물이 불면 그에 맞춰 부유체가 떠오를 수 있게 계산되어 있다. 그리고 최종 인테리어 작업. 건축가는 플로팅 스테이지 내부공간 벽면의 장식요소인 빵빵이 작업의 에피소드를 고백하며 멋쩍어 했다. 예산이 밑받침되지 않아 공사 인부와 사무실 스태프들이 달라붙어 일일이 수작업으로 빵빵이 스티커를 붙여 완성했다는 것이다. 상부시설의 주요 구조체와 외부마감재도 매양 마찬가지다. 건물은 디테일이 생명인데 건축가의 속이 까맣게 타버렸다. 수상구조물은 녹스는 것이 기본이다. 매년 유지보수에 철저해야한다. 또한 물의 특성을 고려한 관리가 요구된다. 홍수 시 상류에서 쓸려 내려오는 쓰레기부유물은 이 같은 수상구조물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PROFILE전진삼은 건축비평가로 격월간 건축리포트 발행인 겸 광운대 겸임교수다. 1960년생. 최근 네 번째 비평집 를 냈다. 1980년 6월, 시 '참회'를 월간 시문학에 발표하면서 등단한 시인이다.*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7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