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쟁한 스타들을 모은 조시 브롤린 에어컨 문명의 수혜자들 중에서 그 어느 누가 감히 한밤중에, 피부병을 각오하고, 미국에서 가장 야생적이고 가장 아름다운 오지에 빠져들겠노라고 자청 하겠는가? 지미 헤이워드 감독이 미소를 머금고 말한다. “바로 우리!” 지옥과 같은 환경에서 죽도록 고생하며 작업을 강행했지만, 지미 헤이워드 감독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촬영 팀을 위해 에너지와 여유를 유지하고 있었다. 늪지대 주변에 마련한 촬영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지없이 평온해 보인다. 기술자들과 단역 배우들은 여기저기 깔려 있는 트래블링 레일을 밟지 않기 위해, 촬영 장비에 부딪치지 않기 위해 조심하면서 몸을 움직인다. 헤이워드는 연출과 배우들 관리에만 전념하는 명민함을 발휘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호화판 B급 영화를 상기시키는 무대장치를 배경으로 한, 만화(<배트맨>을 성공시킨 바 있는 DC 코믹스에서 나왔다)를 각색한 이 영화에는 조시 브롤린, 메간 폭스, 존 말코비치, 마이클 파스벤더 등 쟁쟁한 배우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을 다 모은 데는 발이 넓은 조시 브롤린의 활약이 컸다. 그는 연출을 위해서 대니 보일과 박찬욱 감독을 접촉했으며, 인터넷을 통해서도 적극적으로 섭외를 진행했다. 지미 헤이워드 감독은 영화의 한 시퀀스 전체를 이미 스토리 보드로 만들어 제작진과 접촉을 갖기 시작한 상태에서 조시 브롤린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림, 창의성, 대담성이라면 헤이워드도 손바닥 들여다보듯 환하게 꿰고 있다. 픽사에서 10년 동안 일했으며, <호튼>을 연출한 그였다. 그는 만화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그의 말이다. “난 조시에게 그저 <조나 헥스>에 대해서만 말했다. 조시 자신에 대한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메일을 보낸 다음 날, 그가 전화를 했더라고. 오랫동안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했지. 덕분에 우리는 금세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지미 헤이워드는 매우 열정적인 사람이다. 조시 브롤린도 인정한다. “그는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열정과 에너지를 겸비한 사람이다. 그는 내가 ‘구니!’를 찍었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만나기도 전부터 완전히 흥분했다. 지미한테는 여과장치 같은 게 없다. 그게 마음에 든다. 그런 사람은 아주 드물거든.” 지미 헤이워드 감독은 작가이자 감독인 마크 네벨딘, 브라이언 테일러, 두 사람과 공동으로 시나리오의 일부를 직접 고치기도 했다. 원래의 짜임새와 구성은 그대로 가되, 약간 다른 분위기를 가미했다. “지미가 내놓은 버전은 정말로 등장 인물들과 완전히 부합한다.” 무대장치를 담당한 로버트 그린필드의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원전에 충실하기 위해 감독은, 먼저 버전에서는 빠져있던 초자연적인 분위기를 다시 집어넣었다. “몇몇 인터넷 사이트에 떠도는 내용과는 달리, 좀비는 나오지 않는다” 제작자 앤드류 라자르의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