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여성을 향한 까르띠에의 메시지가 이렇게 진심인 이유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 옆에는 함께 걸어가고 있는 또 다른 여성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까르띠에의 여성을 향한 메시지가 진심을 타고 오사카를 뒤덮었다.

프로필 by 이마루 2025.06.24
CWI 2025 어워드 수상자 아홉 명. 영국, 인도, 케냐, 요르단, 아르메니아, 아일랜드, 르완다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이들은 기존 CWI 펠로우 선정 이후 강력한 변화와 성취를 이룬 주인공이다.

CWI 2025 어워드 수상자 아홉 명. 영국, 인도, 케냐, 요르단, 아르메니아, 아일랜드, 르완다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이들은 기존 CWI 펠로우 선정 이후 강력한 변화와 성취를 이룬 주인공이다.

지난 5월, 오사카에 ‘여성’이라는 단어가 반복해서 울려퍼졌다. 2025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우먼스 파빌리온(Women’s Pavilion in Collaboration with Cartier)’이 5월 21일 정식으로 개관한 것에 이어, 다음날인 22일에는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Cartier Women’s Initiative Impact Awards, 이하 CWI)’ 2025 어워드 시상식이 개최됐기 때문이다. 2020 두바이 엑스포에서 까르띠에와의 협업으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우먼스 파빌리온’은 100년이 훌쩍 넘는 엑스포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헌정한 관이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가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엑스포에서 ‘여성’을 국가만큼이나 주요한 의제로 내세운 것은 의미 있는 행보다. 2006년 시작한 CWI는 어떤가. 지난 19년 동안 66개 국가 330명의 여성 창업가를 지원해 온 까르띠에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여러 명의 한국의 여성 기업가 또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특히 올해 시상식은 일찍이 CWI와 맺은 인연을 토대로 지난 시간 훌륭하게 기업가로 성장한 아홉 명의 여성을 다시 초대해 축하하는 자리라 한층 뜻 깊었다. 다양성과 문화를 존중하고 함께 그리는 미래를 상상하는 엑스포 정신, 여성의 활약과 성장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까르띠에의 신념은 한 치의 이물감도 없이 아름답게 이어졌다. 그렇다면 까르띠에의 이토록 확고한 신념과 여정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2박 3일간 진행된 까르띠에와의 동행에서 그 답을 찾았다.


신념을 가진 언어

“우리가 ‘급진적(Radical)’이라는 말을 듣지 않는 날이 올 겁니다. 순환 사업(Regenerative Business)이 상식이 되는 날이 올 거에요(크레시 레슬링, 영국, 2011년 펠로우)” “여러분, 배변(Shit)은 중요합니다!(나미타 반카, 인도, 2013년 펠로우)” 비영리기관장, 국제기구 대표 등 사회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이브닝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고 객석에 앉은 우아한 콘서트홀에서, ‘급진’이나 ‘배설물’ 같은 단어를 듣게 될 일은 별로 없지 않을까? 그러나 기존 CWI 수상자이자 꾸준한 사업 확장과 사회 기여도를 인정받아 올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 두 여성은 자신의 신념을 거리낌 없이 언어화했다. 시각적 이미지가 넘쳐나고, 조악하게 편집된 짧은 문장이 쉽게 호응을 얻는 시대. 우먼스 파빌리온에서 열린 다이얼로그와 정식 개관을 축하하는 오프닝 세레모니, 아홉 명의 CWI 펠로우들을 만나는 라운드 테이블과 시상식, 심지어 아름다운 오사카 성에서 펼쳐진 디너에 이르기까지. 까르띠에는 메종의 철학을 전하는 가장 훌륭한 수단으로 언어를 택했다.

 WA 다이얼로그에 참석한 미야치 준, 시릴 비네론, 그리고 나가야마 유코.

WA 다이얼로그에 참석한 미야치 준, 시릴 비네론, 그리고 나가야마 유코.

먼저 두 편의 시 낭송이 있었다. 오프닝 세레모니에서는 콩고 출신의 시인이자 작가, 교육자인 제이제이 볼라(JJ Bola)가, 디너에서는 역시 시를 통해 고국인 수단의 인종 대학살을 알리는 활동가 에미 마무드(Emi Mahmoud)의 시가 울려퍼졌다. ‘마음에 핀 꽃’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오프닝 세레모니의 합창 공연에서도 가창만큼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노랫말이었다. 대화의 시간과 무대에 오른 모두의 언어 역시 진실하고 명료했다. 까르띠에 일본 회장 겸 CEO인 미야치 준(June Miyachi)은 “우리에게 위대한 일에 참여할 수 있는 일이 살면서 얼마나 찾아올까요? 그런데 우리 팀에 그 기회가 왔습니다. 우먼스 파빌리온의 비전이 더 뻗어나가길 바랍니다. 변화와 점진에 함께해주세요. 이곳을 찾은 모두가 새로운 시각은 물론, 행동력을 갖고 돌아가길 바랍니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일본은 매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하는 성별격차지수에서 2024년 기준 146개 국 중 118위(한국은 10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환경에서 세 아이의 엄마이자 딸, 아내, 그리고 여성 CEO로 활약하는 그녀의 말에는 자연스러운 무게감과 진실이 실려 있었다. 전 뉴질랜드 총리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은 여성참정권을 위해 서명했던 고조할머니의 일화를 꺼냈다. “1983년, 영국에서 막 이민 온 여성의 집을 한 서프러제트가 두드렸죠”라는 도입부만으로 여성이 투표권조차 없던 시대로부터 여성 총리가 탄생하기까지의 여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우먼스 파빌리온’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원장이자 아랍에미리트 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림 알 하시미(Reem Al Hashimy)는 “우먼스 파빌리온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결심과 발견, 존엄의 공간”임을 명시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누가 만들어야 할까요? 제 답변은 ‘우리 모두’입니다. 도시기획자의 20%가 여자라면 우리가 사는 도시의 모습도 달라지겠죠”라며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이 활약해야 하는 이유를 거론한 한편 기쁜 소식 또한 전해왔다. 지난 4월, 엑스포 프로그램의 연장선으로 두바이에서 최초의 여성 팸테크 행사 ‘해커톤 (Hackathon)’을 개최했다는 소식이었다.



가장 강력한 것은 전 까르띠에 회장이자 현재 까르띠에 문화 및 인류애 프로젝트 의장 시릴 비네론(Cyrille Vigneron)의 메시지였다. “오늘 또 한 번 저는 모든 남성이 양성평등을 위해 행동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편견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 자유로워지길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주의(Ism)’를 추구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에 저는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추함이 아닌 악의에 반대하는 ‘뷰티즘’과 ‘유니버설리즘’ 그리고 ‘페미니즘’입니다. 함께 빛나는 미래를 만듭시다.” 오랜 고민과 자기 점검 끝에 발현한 언어는 강렬하고, 그 자체로 아름답다.



우먼스 파빌리온의 오프닝 세레모니 현장. 세계 각국의 인사들과 아티스트가 무대에 올라 메시지의 의미를 더했다.

우먼스 파빌리온의 오프닝 세레모니 현장. 세계 각국의 인사들과 아티스트가 무대에 올라 메시지의 의미를 더했다.

왜 여성인가

‘여성이 번영할 때, 인류도 함께 번영한다(When women thrive, humanity thrives)’라는 메시지는 까르띠에의 철학을 관통한다. 세상의 절반이 고통받거나 능력을 펼치지 못한다면 이는 당연히 인류의 손실 아닐까? 1933년부터 까르띠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메종 역사 상 가장 상징적인 인물로 꼽히는 ‘쟌느 투상(Jeanne Toussaint)을 향한 존중에서 시작한 ‘여성’과 까르띠에의 역사는 그야말로 세밀하고 촘촘하게 엮여 있다.


이번 오사카 엑스포의 한가운데를 차지한 ‘우먼스 파빌리온’을 살펴보자. 비욘세, 레이디 가가, U2 등의 투어 무대는 물론 수많은 연극과 패션쇼, 전시를 구상한 무대 디자이너 에스 데블린(Es Devlin)이 아트 디렉터로 참여한 파빌리온의 건축은 20대에 자신의 건축사무소를 여는 등 진취적으로 커리어를 이어온 나가야마 유코(Nagayama Yuko)가 맡았다. 성 중립 유니폼을 디자인한 사카이의 아베 치토세, 전시 주인공인 여성 세 명의 모습을 필름으로 담은 나와세 가오미 감독을 비롯 , 조경과 설치미술, 제작 등 모든 분야에 여성이 참여했음은 물론이다. 2023년 홍콩 고궁 박물관은 최초로 ‘까르띠에와 여성’이라는 주제 하에 전시를 개최했고, 심지어 까르띠에 인류애 재단은 각국의 인권 단체, 그리고 국제기구들과 협력해 취약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의 교육권과 조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고 있다.


2006년 시작한 CWI는 그런 까르띠에의 지향점과 고민이 가장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발현된 결과물일 것이다. 사회 문제 해결을 더 이상 각국의 정치 집단과 국제기구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된 가운데, 수익 창출이 가능한 임팩트 기업과 같은 민간 차원의 개입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상황이다. 매해 전 세계를 지역으로 구분해 각지에서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여성 창업자에게 지원금은 물론 코칭, 교육 과정까지 제공하는 CWI는 그 자체로 지속가능한 미래다. 특히 점처럼 흩어져 있는 전 세계 여성 창업자들에게 CWI라는 커뮤니티를 제공함으로써, 같은 비전을 공유하며 서로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여성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네트워크와 자매애는 CWI가 제공하는 가장 큰 무형의 자산 중 하나다.

까르띠에 문화 및 인류애 프로젝트 의장 시릴 비네론의 축사. 그는 까르띠에의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다.

까르띠에 문화 및 인류애 프로젝트 의장 시릴 비네론의 축사. 그는 까르띠에의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다.


우먼스 파빌리온의 전경.

우먼스 파빌리온의 전경.

“학교에서 ATM을 볼 때마다 이걸 만든 게 젊은 여성이라는 걸 생각해요.” 정수 과정을 거친 물을 먹을 수 있는 기기를 만드는 이리바 워터 그룹(IRIBA Water Group) 창시자이자 2023년 CWI 펠로우로 선정된 이베트 이심웨(Yvette Ishimwe)가 한 소녀로부터 들은 말이다. 자신의 사업 모델을 소개하던 이베트가 “르완다에서는 물 때문에 아이들이 결석을 자주한다”고 말했을 때, 그 의미를 바로 파악하지 못했다. 오염된 물로 인한 배앓이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못한다는 의미임을 알았을 때 너무나 다른 현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르메니아 출신의 마리암 토로스얀(Mariam Torosyan)이 여성 폭력 희생자들을 위해 만든 앱 ‘세이프 유(Safe You)’는 어떤가. 이 앱은 실제로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 이들의 모든 행보가 다음 세대와 생명, 즉 미래와 연결돼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지금 당신의 약지에 영원을 약속하는 러브 링이 끼워져 있다면, 혹은 산토스 워치가 손목을 감싸고 있다면 당신은 충분히 옳은 일에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2026년 CWI 에디션은 10개 어워드에서 각 부문별 상위 3개 기업을 대표하는 총 30명의 펠로우를 선정할 예정이다. 내년 5월 태국에서 열릴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 어워드를 통해 또 한 번 여성의 이야기들은 깊고 길게 울려 퍼질 것이다.



“화장실과 깨끗한 물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커뮤니티 전체가 변화했습니다.” 나미타 반카의 말이다.

“화장실과 깨끗한 물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커뮤니티 전체가 변화했습니다.” 나미타 반카의 말이다.

나미타 반카(Namita Banka), 반카 바이오루 창립자

2013년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펠로우로 선정되면서 CWI와 인연을 맺었다. ‘생활 개선(Improving Lives)’ 부문 수상자로 다시 선정된 지금 당시의 ‘반카 바이오루(Banka BioLoo)와 비교했을 때 회사는 얼마나 성장했나

수치적으로 정말 많이 성장했다. 당시 매출액이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 수준이었다면 지금 900만 달러(약 1백23억 원)에 달하며 1000 명이 넘는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2018년에는 인도에서 위생 관련 기업 최초로 상장에 성공했다.

이번 어워드 수상자 야홉 명 중 인도에서 활약하는 여성 사업가가 세 명이나 된다. 지금 인도의 환경은 여성 사업가에게 어떤가

회사는 하이데라바드(Hyderabad)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나는 라자스탄의 전형적인 마르와르(Marwar) 가문에서 자라났다. 인도의 대표 상인 계급 출신으로 상업적 기반이나 수완이 있다는 의미다. 변기와 공중위생 사업은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분야는 아니지만, 공공화장실의 부재가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인지한 내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성 사업가 양성에 집중하는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힘입어 미국 출신을 비롯해 전 세계의 많은 여성들이 기회를 찾아 인도에 온다. 해외에서 교육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인도 여성들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팸테크나 바이오테크 부문에서 이들의 활약이 커질 것이라고 본다. 내 딸 역시 경영을 공부했다.


이동용 바이오 화장실을 만드는 반카 바이오루의 급격한 성장에는 인도 정부의 위생 강화 정책도 한몫했다

인도는 공공 배변이 흔한 곳이다. 공중위생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화장실을 짓는 펀딩이 이뤄졌을 때 나도 공급자로 나섰고,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인도 철도청에 3000개의 바이오 화장실을 설치해 일평균 1000만 명의 철도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농촌 지역에는 3만 개의 바이오 화장실을 공급했다. 빠른 설치가 가능한 우리 모듈이 크게 활약했다.


공공 배변이 흔하던 시절, 아무래도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까

물론. 아무 때나 지퍼를 내리면 되는 남자와 달리 여자는 그럴 수 없지 않나! 지난 수년간의 변화가 여성의 존엄성에도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을 목도한 만큼 나 역시 내 아이들은 더 나은 미래를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꾸게 됐다.


기업이 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고민하고 환원을 생각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로 인해 인도의 화장실 문화가 바뀐 것처럼 기업은 큰 변화를 일궈낼 수 있다. 배설물을 퇴비나 바이오가스로 전환해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하거나 자정 능력이 있는 지속 가능한 위생 관리를 위한 하수처리장 설비를 갖추고, 사용한 물을 재활용해 빌딩에 공급하는 등 지금은 더 큰 목적의식을 갖고 일하고 있다. 배변과 수질 오염은 분리 불가능하며, 물은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이다.



수거와 기부가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는 지침 아래 산업 폐기물을 럭셔리 굿즈로 재탄생시키는 크레시 웨슬링.

수거와 기부가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는 지침 아래 산업 폐기물을 럭셔리 굿즈로 재탄생시키는 크레시 웨슬링.

크레시 웨슬링(Kresse Wesling), 엘비스 & 크레시 창립자

엘비스 & 크레시(Elvis & Kresse)는 소방용 호스와 가죽 조각을 비롯한 산업 및 상업용 폐기물을 수거해 가방이나 벨트 등 럭셔리 제품 및 액세서리로 재탄생시킨다. 2011년 유럽 에디션 수상자로 CWI와 인연을 맺은 이후 회사는 얼마나 성장하고 달라졌나

최소 다섯 배는 성장했다. 어떤 투자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성장한 것이라 더욱 뜻깊다. 2011년 펠로우로 선정된 이후에도 심사위원단(Jury)으로 CWI와 꾸준히 교류했고, 올해는 지구 보존(Preserving the Planet)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오사카까지 오게 됐다. CWI의 가장 큰 선물은 내게 가르침을 주는 커뮤니티와 동료들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들을 다시 만났을 때 나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내게 큰 동력이 된다.


현재까지 엘비스 & 크레시는 315톤 이상의 폐기물을 수거했고, 소방관 치료 비용 지원을 비롯해 여러 자선단체에 50만 달러(약 6억 원) 이상 기부했다. 제품 판매액의 50%를 기부하는 것도 특별한 지점이다

우리 고객도 그런 점을 알고 있다. 배당금을 챙겨야 할 투자자나 주식 보유자가 없기에 가능한 구조다. 나와 남편 엘비스는 우리 돈을 세상을 더 낫게 하는 데 쓰기로 결심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불평등과 수익 격차가 심각해지는 요즘, 자원뿐 아니라 자본과 현금도 순환돼야 한다고 믿는다. 이런 발상 때문인지 줄곧 ‘급진적’이라는 말을 듣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따라 와라(Catch up)!


몇 년 전 런던을 떠나 켄트 지역의 농장에서 지내며 새로운 비전을 모색 중이라고

기후 위기와 생물 다양성 감소 등 닥쳐오는 변화 속에서 작은 사업체가 일으킬 수 있는 변화는 제품 생산에 사용한 것보다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만드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농장의 하수 처리 시설부터 하나하나 우리가 목표한 대로 만들었다. 농지의 토질이 상파뉴 지방과 유사하다는 걸 알고 와인 생산을 계획 중이다. 올해 10월 첫 수확을 앞둔 상태다.

이처럼 신념이 확고한 당신에게도 롤모델이 있나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를 좋아한다. 시릴 비네론 또한 리더로서 훌륭한 롤모델이다. 재정적으로 성공한 동시에 조직이 여성 리더를 키워낼 수 있도록 구조의 변화를 일궈냈다. 그리고 우리 할머니! 나도 객석 앞의 다른 여성들이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영국의 우리 농장에 놀러 오길, 아주 활짝 열려 있는 곳이다.

Credit

  • 에디터 이마루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오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