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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는 인터뷰도 멋져 "보여드려야죠, 멋진 모습을"

깊은 여름 풍경에 존재하는 태양과 바다처럼, 온도 차 따위는 개의치 않는 카이의 현재.

프로필 by 이마루 2025.05.31

미니 4집 <Wait on Me> 활동 직후 콘서트 ‘카이온’ 준비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섹시 푸드’는 잘 챙겨 먹고 있나요

섹시 푸드, 한 끼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웃음). 예전 같으면 식단도 같이했을 텐데 요즘은 점심과 저녁 모두 챙겨 먹는 중이죠.


카이의 유행어가 된 섹시 푸드처럼 요즘 제 유튜브 알고리즘은 카이로 점령돼 있습니다. 음악 방송과 자체 콘텐츠는 물론 각종 웹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까지 전력으로 달리고 있는 것 같아요

늘 활동 때마다 최선을 다하지만 이번에는 복무를 마치고 오랜만에 나오는 것이다 보니 일할 수 있는 에너지가 많이 충전된 것 같아요. 2년이나 저를 못 본 팬들에게 앞으로 이렇게 더 자주, 많이 만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기도 했고요. 당연히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굉장히 행복하고 만족도가 높습니다.


충만한 상태군요. 그럼에도 복귀 직전에는 불안감이 있었을까요

그럼요. 처음에는 이 불안감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많이 고민했어요. 요즘은 모든 게 빠른 사이클로 돌아가다 보니 2년이라는 시간이 예전보다 훨씬 길게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고민한다고 해서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불안함에 갇힐수록 판단이 더 어려운 것 같아서 앨범을 준비하기 전에 생각부터 정리했어요. 결론은 이번에는 팬에게 나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자는 것. 이후에는 더 망설이거나 힘들 게 없더군요.


시트러스와 아로마 향조가 조화를 이루는 강렬하고 매혹적인 베르사체 오 프레쉬 익스트림 오드 퍼퓸은 100ml, 16만4천원, Versace Perfume. 데님 셔츠와 패턴 셔츠, 데님 팬츠, 언더웨어, 벨트, 브레이슬릿, 링은 모두 Vers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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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 달리기만 하면 됐군요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이번이 마지막 활동도 아닌데,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긴 호흡으로 관철하고 싶어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달리는 중입니다.


2월 소집 해제 후 4월 3일에 선보인 선공개 곡 ‘Adult swim’과 4월 21일에 공개한 미니 4집 타이틀곡 ‘Wait on me’는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 곡입니다. 대중이 기대하는 카이의 모습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나요

이번에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았어요. 원래는 대중이 내 어떤 모습을 좋아할지, 그런 기대감에 대한 부담이 분명 있었어요. 그렇다 보니 내가 이 곡을 좋아하는 건지,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은 걸 택한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주관이 좀 확실한 편인데, 그런 성향이 오히려 저를 가두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언젠가부터 주변 사람들도 제 성향을 고려해 의견을 주고, 주관이라는 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죠. 그런 걸 고쳐보려고 한 게 이번 앨범뿐 아니라 제 삶의 방식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고요.


공백기 이후에는 어색함이 있기 마련인데 오히려 모든 게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이더라고요

‘Adult swim’은 예전 같으면 도전하지 않았을 거예요. 청량하고 귀여운 곡이다 보니 오랜만에 선보이는 모습치고는 약간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그래서 다른 면을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죠. ‘Wait on me’도 비트가 명확한 ‘Rover’에 비하면 잔잔하게 흘러가는 아프로비츠 스타일의 곡인데, 이런 선택이 앞으로 제가 할 음악과 다음 앨범에 좋은 발판이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Rover’를 함께한 바다리와 제이릭이 이 두 곡의 안무에 함께했죠. 호흡이 잘 맞는 이들과 함께하며 퍼포머로서 시너지도 있었겠습니다

함께해온 작업에 대한 만족감이 커요. 두 사람 모두 저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제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속속들이 알다 보니 작업에 투영되는 점도 있고요. 워낙 다른 아티스트와 다양한 퍼포먼스 작업을 하는 친구들이라 제가 간접적으로 배우는 게 많아요. 자극도 되고요. 지금 콘서트 무대도 믿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2021년 첫 솔로 콘서트는 코로나19 시기에 온라인으로 개최됐으니 5월 17일 서울에서 시작하는 이번 콘서트가 첫 솔로 월드 투어가 되는 셈이죠. 제아무리 카이라도 첫 솔로 투어는 긴장될까요

콘서트 자체가 정말 엄청난 일이죠. 사실 돌아보면 전역 두 달 만에 앨범을 내고, 또 그다음 달 콘서트를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일정이긴 해요. 팬들을 더 기다리게 하기는 싫다, 빨리 무대에서 만나고 싶다는 확신이 이번 활동의 가장 큰 원동력이자 핵심이에요. 지금 선보인 곡과 세트리스트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건 분명해요.


감귤과 화이트 앰버의 조화가 기분 좋은 에너지를 선사하는 베르사체 에로스 에너지 오드 퍼퓸은 100ml, 16만4천원, Versace Perfume. 데님 베스트와 네크리스, 브레이슬릿, 링은 모두 Versace.

감귤과 화이트 앰버의 조화가 기분 좋은 에너지를 선사하는 베르사체 에로스 에너지 오드 퍼퓸은 100ml, 16만4천원, Versace Perfume. 데님 베스트와 네크리스, 브레이슬릿, 링은 모두 Versace.

두 번째 미니 앨범인 <Peaches>는 발매를 앞두고 여러 고민이 많았던 게 기억 나요

맞아요. 내가 오래 고민하면 디테일은 변하지만 큰 맥락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그때 많이 깨달았어요. 한편으로 모든 시간을 다 쏟아서 달리고 있는 지금은 예전이라면 아쉬워할 수 있는 요소까지도 행복하게 넘어갈 수 있죠.


치매 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을 마쳤고, 전국의 대학생을 만나는 웹예능 <전과자> MC까지. 소위 연예계가 아닌 세계와 카이가 ‘확’ 맞닿은 느낌도 듭니다. 본인에게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는지

저 스스로 큰 변화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아요. 원래도 일상에서 오가며 마주치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걸 좋아하고, 어떤 것을 입고 뭘 보는지에 대한 호기심은 있었거든요. 사회복무를 통해 배운 게 많지만, 그 경험으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거나 더 편해진 건 아니에요.


예전부터 현장에서 카이 씨를 만나면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유독 자연스럽고 친근하다고 느끼곤 했죠

많은 분이 주로 ‘엑소(EXO)’ 활동이나 무대 위의 제 모습을 기억하잖아요. 그러다 제가 경험을 좀 더 빗댈 수 있는 일상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더 친근하게 느끼나 봐요. 최근 한 달 동안 정말 여기저기 많이 나오기도 했고요(웃음). 이 모든 것과 별개로 사회복무를 한 2년은 제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에요. 어떻게 살아야겠다, 명확한 길을 제시해 준 2년이죠.


어떤 게 명확하게 보였나요

평생 이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미래라는 게 좀 막연하긴 했거든요. 상상만 했던 걸 2년 동안 어느 정도 경험한 것 같아요. 소위 노년이라든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됐을 때의 모습 같은 것이요. 그런데 그게 크게 다르지는 않더라고요. 제가 가수로서 사는 삶과 그분들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고, 다 각자의 행복이 있어요. 그래서 이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막연함에서 오는 공포는 사라졌어요. 일도, 인생도 좀 더 여유롭게 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데뷔 14년 차이자 성실하게 직업인의 경험도 해본 지금, 카이에게 ‘일을 잘한다’는 건 뭔가요

예전에는 결과물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하고 있는 분야에서 끝까지 남는 것 아닐까 싶어요. 버티는 것, 오랫동안 해내는 것. 그렇게 긴 시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잘하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요.


가죽 재킷과 셔츠, 팬츠, 네크리스, 링은 모두 Versace.

가죽 재킷과 셔츠, 팬츠, 네크리스, 링은 모두 Versace.

지금 돌아봤을 때 카이도 ‘버텨냈다’고 느껴지는 구간은

연이어 다쳤던 2016년 즈음인 것 같아요. 제가 발목이 두 번 끊긴 적 있는데, 콘서트 전에 한 번 그리고 복귀 후 콘서트 도중에 부위를 또 한 번 부상당했거든요. 사랑하는 춤을 오랫동안 못 추게 되니까 신체적·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죠. 그 시간을 이겨낸 게 지금 돌아보면 ‘그래도 내가 잘 버텨냈구나’ 싶습니다.


지난 4월 8일은 엑소 데뷔 13주년이었죠. 라이브에 함께한 멤버들과 여전히 편안하고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렇게 오래 같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 새롭게 보이는 것도 있는지

일단 저는 엑소라는 팀을 너무 사랑해요. 근본은 엑소거든요. 엑소라는 팀이 있게 해준 멤버들과 팬들에게 너무 고맙죠. 저희 팀 구호인 ‘엑소, 사랑하자!’처럼 서로 끝까지 사랑하면서 이 팀을 소중히 생각하고 싶어요.


여러 K팝 아티스트들을 인터뷰로 만나다 보면 아티스트와 팬과의 관계가 완전히 일방적인 건 아니라는 걸 느껴요. 그걸 느끼게 해준 한 명이 카이고요. 여러 창구를 통해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가 맺어지는 지금, 받는 사랑과 관심의 밝은 면을 최대한 볼 수 있는 건 후배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가수 생활이라는 게 뭔지, 팬이 어떤 존재인지 잘 몰랐어요. 그러다가 한 해 한 해 시간이 쌓이며 이 감정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걸 깨달았죠. 팬들도 다양한 사람의 집합이고, 그 마음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걸 너무 개별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일단 내가 팬들에게 어떤 마음인지 느껴야 되는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이 생겨난 이유도요. 확실한 건 10대 후반, 20대 초반, 30대가 다 다른 것처럼 팬들도 같이 성장한다는 거예요. 이런 추억을 인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게, 사실 가수 활동을 하면서 쌓아온 추억이나 커리어는 팬들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거거든요. 그걸 기억하면 팬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후배들의 ‘샤라웃’은 여전히 기분 좋겠죠? 같은 소속사 후배인 NCT WISH의 유우시에게는 “선배님이 없었으면 저도 지금 여기에 없습니다”라는 손 편지를 받았고, 함께 슈퍼엠 활동을 했던 텐과 마크도 “카이 형 챌린지가 최고”라더군요

너무 좋죠. 제가 사람들도 잘 안 만나고 고립돼 살았거든요. 후배들이 저를 밖으로 ‘꺼내주는’ 느낌이라 너무 행복합니다(웃음). 그리고 좋아한다고 말하고 용기를 낸다는 건 쉽지 않은, 힘든 일이잖아요. 저는 언제든 열려 있으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해외 여정도 시작됩니다. 우선 SM타운 30주년 콘서트를 위해 멕시코로 떠나고, 솔로 콘서트 투어로 아시아 10개국을 여름내 누빌 예정이죠. 비행할 각오는 돼 있나요

사실 마냥 좋아요. 솔로 활동 시기가 대부분 코로나19 시기와 겹쳤기 때문에 솔로로 투어를 제대로 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에요. 예전에는 나 자신에게 집중을 많이 했다면, 이제는 확실히 팬들에게 더 집중하게 돼요. 직접 만나러 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행복합니다. 보여드려야죠, 멋진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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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지후(미디어랩)
  • 피처 에디터 이마루
  • 사진가 목정욱
  • 헤어 스타일리스트 박내주(빗앤붓)
  • 메이크업 아티스트 현윤수
  • 스타일리스트 신상철
  • 세트 스타일리스트 이다영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 어시스턴트 김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