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LLIANT

메티에 다르의 무한한 세계

캔버스 위에 그림을 수놓듯 다이얼 위에 무한한 예술을 펼쳐내는 메티에 다르 컬렉션. 메종의 도전과 워치메이커들의 장인 정신으로 전하는 궁극의 아트 피스에 대해.

프로필 by 조윤서 2024.10.07

Cartier


ANIMAL JEWELLERY WATCHES

빼어난 상상력으로 묘사한 까르띠에 애니멀 주얼리 워치. 이는 악어와 팬더가 등장하는 올해의 메티에 다르 워치 다이얼에서도 찾을 수 있다. 금방이라도 덤벼들 듯 강렬하게 보는 이를 홀리는 까르띠에의 작품은 스위스 라쇼드퐁에 자리한 메종 데 메티에 다르에서 메종의 시그너처 기법을 통해 완성된다. 이곳에서는 금실을 뽑고 엮는 전통 공예 기법인 필리그리부터 800°C가 넘는 고온에서 금속판, 점토 같은 바탕에 도자기 유약을 입히는 에나멜링, 여러 조각을 정교하게 짜맞추는 마케트리까지 다양한 기법을 구현한다. 그중 2024 워치스앤원더스에서 선보인 ‘크로커 다일 주얼리 워치’는 메종의 역작이다. 한땀 한땀 수작업으로 래커 처리한 그래픽적 패턴과 다이얼 위에 컬러 스톤을 세팅한 마케트리 기법은 까르띠에만의 장인 정신과 기술력을 단번에 확인 시켜준다. 정교하게 묘사한 ‘팬더 주얼리 워치’ 역 시 팬더가 다이얼 위에 올라타는 듯한 역동성이 인상적이다. 옐로·화이트 골드에 오닉스와 로돌 라이트 가닛, 스페사르타이트 가닛으로 세팅한 그러데이션 케이스와 다이얼의 풍성한 컬러감은 메종의 미감을 잘 보여준다. 까르띠에는 애니멀 주얼리 워치를 통해 자연에 경의를 표하는 동시 에 수공예적 아름다움의 정수인 메티에 다르 세 계의 심장부로 우리를 초대한다.




Jaeger-Lecoultre


REVERSO ONE PRECIOUS FLOWERS

예거 르쿨트르의 상징인 리베르소에 메티에 다르 기법을 적 용한 리베르소 원 프레셔스 플라워 컬렉션은 꽃이 만발한 열대 숲을 연상케한다. 세 가지 모델 중 가장 눈에 띄는 ‘히비스 커스 에나멜’은 아름다움과 지혜를 상징하는 열대 꽃을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석호가 떠오르는 컬러로 형상화했다. 리베르소의 양면 케이스는 메티에 다르 수공예 장인들의 예술성을 발휘할 캔버스가 되어왔다. 이 타임피스는 금속 표면이나 점토 같은 베이스 위에 도자기 유약을 입히는 기법의 에나멜링, 금속 파이용나주, 잼 세팅, 그랑 푀 샹르베 에나멜로 제작했으며 꽃의 수술은 에나멜 아래에 자리 잡은 24캐럿의 금박으로 강조해 화려한 색채와 기하학적 형태를 구현해냈다 또한 이번 타임피스는 메티에 다르 리베르소 원 최초로 전체 배경을 그랑 푀 에나멜로 처리한 것이 특징이다. 800°C의 가마에서 다이얼이 될 플레이트 위에 유약을 발라 구워내는 그랑 푀 기법은 고온을 견딜수록 투명하면서 매끄러운 광택을 낸다. 게다가 157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투명한 광채 가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꽃과 잎사귀는 12가지 컬러의 에나 멜을 최대 9겹으로 채색하는 섬세한 공정을 거쳐 예술의 경 지에 오른 공예 기술로 탄생했다. 특정 컬러의 카테고리에 포함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컬러를 품은 예술적인 시계, 그야말로 예거 르쿨트르이기에 가능한 독보적 예술품이다.




Van Cleef & Arpels


POETRY OF TIME

메종 하우스들과 예술 세계의 긴밀한 관계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906년 설립 이래 반클리프 아펠은 동식물의 아름다움과 자연에 대한 찬사 그리고 사랑을 주제로 미학적인 워치메이킹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레이디 아펠 브리즈 테떼 워치’는 반클리프 아펠의 예술적 기교가 절정에 달한 피스다. 투명 디스크에 세팅한 노랑과 파랑 나비 한 쌍이 인덱스 둘레를 천천히 회전하면서 시간을 알려준다. 시간을 표시하는 다이얼 속 이 나비들은 반투명 소재를 스켈레톤 틀 안에 채워 굽는 방식의 플리케 아주르 에나멜 기법을 적용한 것으로, 나비 날개와 꽃, 줄 기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치는게 특히 매력적이다. 또 다이얼 속 화관은 반클리프 아펠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법인 발로네 에나멜 기법으로 제작했다. 엠보싱 된 골드 바탕 위에 발로네 에나멜링을 겹겹이 쌓아 실제 꽃의 잎사귀처럼 구현해 다이얼 속 파란색 잎사귀를 만들 어낸 것. 게다가 잎사귀 각각의 높이를 달리 하고 빛의 움 직임에 따라 색과 모양을 다르게 새겨 깊이감을 더해준다. 반클리프 아펠 워치는 시계라는 작은 정원에 서정과 환상 을 불어넣는 한 편의 수채화 그림 같다.




Vacheron Constantin


TRIBUTE TO EXPLORER NATURALISTS

최근 공개한 ‘트리뷰트 투 익스플로러 내추럴리스트’ 컬렉션은 고고학과 예술을 아우르는 4개의 작품으로 구성 했다. 1830년대에 영국 선박 비글호에 승선했던 19세기 자연주의자들의 모험에서 영감받아 제작했으며, 마스터 인그레이빙 장인의 정확한 기교와 섬세한 브러시 작업을 통해 하나의 미니어처 아트피스로 탄생했다. 이 중 ‘트리 뷰트 투 익스플로러 내추럴리스트 케이프 오브 굿 홉’워치는 자연주의자들이 기나긴 여정에서 발견한 이국적인 컬러의 꽃과 나비, 화려한 열대 식물, 대자연을 놀랄만큼 섬세하고 정교하게 다이얼에 담아냈다. 10피스로 구성된 리미티드 에디션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메종은 두 가지 공 예 기법을 사용했다. 0.1mm에 가까운 작디작은 금속을 조각하는 인그레이빙 기법으로 깊이감을 부여하고, 불과 파우더를 자유롭게 다루는 마스터 에나멜링 장인의 섬세 한 붓 터치로 마스터피스를 완성한 것이다. 이렇게 바쉐 론 콘스탄틴이 선보인 기발한 핸드 인그레이빙과 에나멜링을 결합한,매력적인 두 가지 미학을 품은 기술은 바쉐 론 콘스탄틴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로 인도한다.




Breguet


REINE DE NAPLES CAMMEA

시대를 앞서는 정신을 바탕으로 차별화 된 시계를 선보이며 세계적인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로 자리 잡은 브레게. 하우 스의 역사가 시작된 시점부터 워치메이킹의 미학적 아름다움을 향한 열정을 쏟은 브레게는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현하 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기계를 개발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 브레게 하우스는 오늘날 인그레이빙, 앙글 라주, 에나멜링, 기요셰에 관한 자체적인 워크숍을 마련하고 숙련된 장인을 보유한 소수의 매뉴팩처 중 하나로 자리 매 김했다. 그중 ‘레인 드 네이플 8958’워치는 메종의 열정을 대변하는 디자인이라 할 만큼 독창적이고 유니크하다. 활짝 핀 해바라기를 형상화한 다이얼은 그 절정을 제대로 보여준다. 고대부터 전해 내려온 카메오 기법은 소라 껍데기를 독 특한 형태로 조각하는 기술로, 작은 다이얼에 세밀한 장면을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브레게는 세 가 지 최상급 조개를 사용하는데 카메오 기법을 적용할 때 쓰는 조개는 거칠고 단단한 맨 위층, 밝은 중간층, 어두운 아래 층 등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브레게가 추구하는 서정성과 미학, 시간을 대하는 방식이 반영된 레인 드 네이플 카 메오 워치는 극도로 사실적인 정물화를 재현하고 있다.




CHANEL Watches


MADEMOISELLE PRIVÉ PIQUE-AIGUILLES

샤넬 하우스 공방의 장인 정신으로 완성한 메티에 다르 컬렉션. 매해 샤넬은 파리 캉봉가 31번지 아틀리에에서 사용하는 일상적인 도구에서 영 감받아 워치메이킹과 주얼리, 장인 정신을 접목한 독창적인 메티에 다르 워치를 제작한다. 재봉사의 손목 위에 자리한 핀쿠션에서 영감받은 마드 모아젤 프리베 피케 워치 컬렉션도 그중 하나다. 트위드 재킷을 다이얼에 표현한 ‘마드모아젤 프리베 피케 귀 트위드 모티프’ 워치는 샤넬의 상징성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피스다. 92개의 다이아몬드로 트리밍을 넣은 트위드 재킷에 재봉사가 사용하는 가위 등 도구를 매치해 캉봉 공방이 연상되게 했다. 골드 핸즈는 뾰족한 바늘을 연상시키고, 다이얼 바깥 부분은 샤넬 재킷 안쪽에 달린 체인 장식을 완벽하게 늘어뜨리는 것처럼 체인을 세팅해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작고 화려한 트위드 재킷처럼 보인다. 시계 속에 압축된 샤넬의 아방가르드한 세계, 아름다움을 사유하던 가브리엘 샤넬의 쿠튀르적인 메티에 다르 워치를 만나보시길.




Bvlgari


ANDO TADAO × SERPENTI

불가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 골드 크래프팅과 하이 주얼리 세팅을 총동원해 브랜드를 상징하는 뱀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세르펜티 투보가스 컬렉션의 첫 번째 예술적 컬래버레이션은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함께했다. 이들이 협업한 이번 컬렉션의 인상적인 점은 상감 세공 기법을 적용했다는 것. 안도 다다오는 선연한 사계절의 색을 구현하기 위해 보석, 자개 등 각기 다른 소재를 워치 다이얼에 섬세하게 맞추고 조립하여 컬러로 각각의 계절 감을 표현했다. 봄을 뜻하는 ‘하루’의 다이얼은 벚꽃을 연상시키는 핑크 머더 오브펄 마르퀴즈를 사용했고, 여름 에디션 ‘나츠’는 햇살이 내리쬐는 숲을 형상화한 그린 어벤추린 스톤을 세팅했다. 가을을 의미하는 ‘아키’는 낙엽이 가 득 쌓인 숲을 연상시키는데, 로즈 골드에 타이거 아이와 핑크 루벨라이트를 더해 가을 이미지를 완벽하게 담아냈다. 겨울 에디션 ‘후유’는 하얀 눈이 떠오 르게 하는 화이트 머더오브펄 다이얼을 세팅해 차갑고 서늘한 겨울 이미지 를전달한다.마치 하나의 풍경화 같은 이 워치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Chopard


HAPPY SPORT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판다에 경의를 표하며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새기는 ‘쇼파드 해피 스포츠’ 컬렉션. 판다가 대나무 숲에서 평화롭게 노는 모습을 정교하게 담아낸 피스로, 공정 채굴 인증을 받은 윤리적 금과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섬세하면서도 화려하게 세팅했다. 다이얼에는 상감기법으로 다차원적 층을 만들어 깊이감과 입체감을 부여했다. 올해의 메티에 다르 해피 스포츠는 해피 다이아몬드를 새롭게 구성한 것이 포인트. 사랑스러운 하트 모양으로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볍게 제작해 움직일 때마다 춤추듯이 자유롭게 유영한다. 전 세계에 단 8개만 한정 생산한 이 특별한 워치는 생명에 대한 사랑을 전달하기에 더없이 완벽하다.




Hermès


ARCEAU THE THREE GRACES

에르메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실크 스카프는 마치 아름다움의 절정에 다다르는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런 경험은 에르메스의 메티에 다르 세계에도 이어진다. 실크 스카프는 에르메스의 상징이기도한데 ‘아쏘 더 쓰리 그레이스’는 에르메스 스카프 속 프린트 의 아름다움을 다이얼에 그대로 담아낸 피스다. 영국 아티스트 앨리스 셜리가 디자인한 실크 스카프의 테 마를 재해석한 이번 피스는 우드 마케터리와 미니어처 페인팅을 혼합한 기법으로 재탄생했다. 마케트리 기법은 나무의 유형과 결, 색상별로 엄격하게 선별한 총 195개 나무 조각을 퍼즐처럼 조립하는 방식으로, 다이얼 속 기린의 모습을 보다 우아하고 섬세하게 구현했다. 다이얼을 뚫고 나올 듯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 치는 기린의 모습은 몇 주간의 정교한 작업을 거쳐야 완성된다. 그다음 배경 식물의 입체감이 돋보이도록 붓으로 여러 겹 마이크로 페인팅을 입히고 다시 가마 에 넣어 건조시킨다. 무한한 상상력으로 담아낸 에르메스의 독창적 시간을 확인해보자.

Credit

  • 에디터 조윤서
  • 디지털 디자이너 조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