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도심 속 계단 아래 비밀스런 카페 3

일단 내려와 봐.

프로필 by 차민주 2024.05.22
비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은 여기로 모이세요. 계단을 한 층만 내려가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프라이빗한 플레이스가 나타납니다. 물론 맛있는 커피도 팔고요.



계속 머물고 싶은 미로

인도네시아의 타나탑 월 가든(Tanatap Wall Garden)만큼 비밀스러운 곳이 있을까요? 계단을 내려가면 흰 벽과 나무, 본인만이 존재하는 지하 공간에 압도됩니다. 미로처럼 시야가 좁혀지는 이곳은 건축사사무소 ‘RAD+ar’가 지은 지하 카페인데요. 기하학적 미를 뽐내는 입구를 지나면 단정한 실내 공간이 등장합니다.

티타임을 만끽하다 지하 정원에 나서면 자연을 물씬 느낄 수 있어요. 연못을 얕게 채운 물이 뻥 뚫린 하늘과 나뭇잎을 거울처럼 비춰 지하와 자연을 이어주기 때문이죠. 굴곡진 벽 역시 나무를 감싸 안은 형태를 취해 자연과 공존하고 있는데요. 미니멀한 건축 사조에 생태학적 가치까지 더해진 셈입니다. 인도네시아 Central Java, Semarang City, Semarang Barat, Tawangsari.


잠시 비 피하러 들어왔다 눌러앉을 동굴

용산의 고즈넉한 후암동 골목에는 오래된 일본식 건물이 하나 있어요. 이 건물의 계단을 내려가 캄캄한 돌벽 통로를 지나면, 이내 도심 속 숨겨진 공간이 환히 펼쳐집니다. 바로 높은 층고를 자랑하는 카페 겸 바 언뎁트.

이 카페는 스튜디오 ‘이를테면’이 디자인했어요. 박공지붕과 목조 인테리어에는 구옥의 역사성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죠. 그러면서도 마당에 암벽을 연출해 지하 공간의 은밀함을 살렸습니다. 통나무 바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실 생각만 해도 감도가 높아지는 기분이네요. 알고 보니 원조 동굴 카페 ‘올딧세’가 만든 2호점이라고 해요. 서울 용산구 두텁바위로13길 11.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에 오로라의 등장이라

언클라우드 커피(Uncloud Coffee)는 태국 카오람 로드에 자리 잡은 건축물입니다.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이 건물은 유려한 곡선으로 가득해요. 아래층 카페로 내려가는 계단마저 부드럽게 휘어져 있죠.

실제로 언노운 서페이스 스튜디오(Unknown Surface Studio)는 오로라에서 영감을 받아 카페를 지었는데요. 높게 세운 물결 장벽은 내부와 외부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상징하는 동시에, 도로에서 오는 소음과 열을 낮추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이토록 심미적이고 조화로운 건축 디자인이라니. 이번 여름은 여기서 지내도 될까요? 태국 32 9, Mueang, Chon Buri District, Chon Buri.

Credit

  • 에디터 차민주
  • 사진 RAD+ar﹒Unknown Surface Studio﹒@eltm.studio @studio_el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