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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된 새해를 위하여

어두운 겨울은 기다림의 시간이다. 다시 돌아올 새 계절을 고대하면서 그렇게 하루가, 그리고 일 년이 흘러간다. 박세훈이 가족을 떠올리면서 어머니와 함께 차린, 복된 새해를 기원하는 밥상.

프로필 by ELLE 2015.01.01

 

갈비찜, 모둠 나물 + 삼해주
외가의 명절 상차림엔 갈비찜이 빠지지 않고 놓였다. 외할머니는 내 손을 붙잡아 앉힌 뒤 간간하게 양념이 밴 갈비찜을 권하곤 했다. 불룩하게 입에 넣은 갈비를 다 씹어 넘길 때까지 흐뭇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던 그 시절 할머니의 얼굴은 내 기억 속에 또렷하게 각인돼 이후 갈비찜을 앞에 두면 늘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명절이 아니더라도 가끔 그리운 이가 떠오르는 날엔 갈비찜을 만든다. 오랜만에 만든 갈비찜엔 정월 첫 해일에 시작해 매월 해일마다 세 번에 걸쳐 빚는 ‘삼해주’(三亥酒 무형 문화재 권희자 선생의 문하에서 술 빚기를 익힌 이한숙 선생의 가양주)를 곁들였다. 사과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맑은 술은 갈비찜의 풍미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갈비찜 만드는 법
1 먹기 좋게 자른 갈비는 사태와 함께 찬물에 30~40분가량 담가 핏물을 뺀다. 핏물을 뺀 갈비를 끓는 물에 대파·편 썬 생강·통후추와 함께 4~5분 데쳐 기름기를 제거한다. 핏기를 제거한 고기에 사방 3cm 정도로 칼집을 내준다.

2 곱게 간 배·청주·생강청으로 고기를 재우고 양념(간장 5큰술, 청주 1큰술, 설탕 2큰술, 조청 2큰술, 생강청·다진 마늘·후추·참기름 약간씩)으로 밑간해 30분가량 다시 재운다. 이때 양념의 3분의 1 정도는 남겨 놓는다. 밤·무·표고버섯은 모두 손질해 둔다. 은행은 팬에 굴려 속껍질을 벗긴다.

3 양념에 재운 갈비와 사태, 다시마를 냄비에 담고 뚜껑을 덮은 뒤 중간 불에서 30~40분 익히고 다시마만 건지고 밤·무·표고버섯·대추를 넣고 20~30분 다시 익힌다. 뚜껑을 열고 양념을 마저 넣고 조청을 더해 고기를 조리다가 참기름으로 향을 더한 뒤 내면 완성. 은행과 잣을 고명으로 얹으면 모양새가 한층 더 근사하다.

 

모둠 나물(콩나물, 시금치나물, 무나물, 다래 순나물, 고사리나물) 만드는 법

1 콩나물과 시금치는 다듬어 끓는 소금물에 2분 정도 데친 뒤 다진 마늘·파·진간장·소금으로 무친다. 시금치에만 후춧가루를 살짝 첨가한다. 참기름으로 고소하게 풍미를 내고 깨소금으로 마무리한다.

2 무는 세로로 썰어 결대로 채 썬다. 참기름을 두른 팬에 채 썬 무를 다진 마늘·진간장·소금으로 간해 볶다가 다시마 육수를 자작하게 붓는다. 무가 투명해질 때까지 뚜껑을 덮어 익힌 뒤 깨소금으로 마무리한다. 들기름, 들깨를 첨가하면 한층 더 맛깔스럽다.

3 마른 다래 순과 고사리를 미지근한 물에 20분가량 담근 뒤 꺼내 끓는 물에 다시 20분가량 삶아낸다. 물은 따라 버리고 다시 찬물을 넣어 1~2시간 우려낸다. 부드러워진 다래 순의 물기를 짜고, 고사리는 2~3등분으로 자른다. 다래 순은 들기름을 두른 팬에, 고사리는 참기름을 두른 팬에 각각 다진 마늘·진간장·소금으로 간해 볶는다. 다시마 육수를 조금 붓고 뚜껑을 덮어 부드럽게 익힌 뒤 깨소금으로 마무리한다.

 

 

 

Credit

  • editor 김나래
  • photo & food designer & writer 131 스튜디오(박세훈 & 김경애)
  •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