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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그에게 빠질 시간!

태양은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은 남자다. 자신을 불태워서라도 강렬한 음악이 될 남자다. 태양이 돌아왔다. 태양의 무대가 다시 떠오른다.

프로필 by ELLE 2013.11.14

 

푸시아 핑크 퍼 코트는 Fendi. 레더 스키니 팬츠는 Saint Laurent.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 장품.

 

 

 

 

레오퍼드 프린트 셔츠와 가죽 레깅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앤 화이트 로퍼는 Saint Laurent.

 

 

 

 

블랙 티셔츠와 가죽 팬츠는 모두 Saint Laurent. 체크 베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티셔츠와 가죽 팬츠는 모두 Saint Laurent. 체크 베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셔츠는 Alexander McQueen. 니트 판초와 부츠는 모두 Rick Owens. 에나멜 소재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엘르>와의 촬영은 재미있었나 마음에 든다. 컨셉트도 좋았고. 새 앨범을 공개할 예정이라던데 본의 아니게 꽤 오랜 시간을 준비했다. 3년 전에 솔로 앨범을 낸 이후로 다시 솔로 앨범을 내고 싶다고 생각할 만한 영감을 받지 못했거든. 지난 솔로 앨범 <Solar> 말인가 맞다. 그 앨범을 작업할 땐 굉장히 힘들었고 그래서인지 몰라도 내가 정말 즐기고 싶거나 하고 싶을 때가 아니면 하지 말자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앨범 자체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간이 약간 오래 걸렸다. 그냥 여행을 다니면서 그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나 프로듀서들을 인연이 되는대로 만나러 다녔고, 무작정 그들과 작업을 시작했다. 앨범에 넣을 곡을 작업했다기보단 그저 그들과 같이 작업할 수 있다는 분위기에 취해서 작업을 해나갔다. 그러다가 한두 곡이 완성되면서 전체적인 앨범 컨셉트를 그릴 수 있었다.

 

나름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 사실 그래서 힘들었다. 당시엔 기분 좋게 받아들였지만 자꾸 그런 생각에 얽매이는 느낌이랄까. 앞으로 내가 하는 음악들은 모두 이런 식이어야 될 것 같고, 누군가 정해주지 않았다고 해도 어떤 틀에 갇혀버리는 기분이었다.
하고 싶은 음악보단 인정받기 위한 음악에 대한 강박이 생겼다는 말인가 맞다. 그렇다면 지난 앨범이 온전히 자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나 일단 내가 했던 음악이니 내 것이 아닐 리 없다. 다만 사람들이 좋아할지, 음악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이런 집착이 생기면서 내가 남들의 평가를 의식하면서 음악을 대하고 있다는 게 너무 싫어졌다.
전반적인 곡의 구성이 궁금하다 이번 앨범 자체가 다양하게 구성됐다. 보통 지금까지 앨범을 작업할 때는 하나의 큰 컨셉트를 두고 전체 앨범의 퀄리티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업했지만 이번엔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시도했고, 앨범에 담아냈다. 덕분에 듣는 데 있어서 지루한 느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난 앨범에서 테디와 공동 프로듀싱을 했다. 이번에도 프로듀싱에 참여했다던데 음, 아마 지난 앨범에서 내가 하고 싶은 곡이나 할 수 있는 곡들을 추려서 만드는 데 참여했다는 점을 프로듀서라는 큰 개념으로 보고 내 이름을 더해준 것 같다. 사실 내가 프로듀싱에 참여한다고 해서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다 컨트롤할 순 없다.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고. 그럴 경우엔 나한테 오는 책임도 훨씬 크겠지.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있어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괴롭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나 양 사장님? 어떤 면에서 사장님의 배팅이 없으면 음반을 낼 수 없으니까(웃음). 어느 정도 앨범이 완성됐다는 판단이 서니까 계속 재촉하게 되더라.

 

지난 앨범처럼 이번 앨범도 예정보다 발매가 늦어지는 감이 있다 내 앨범은 유독 예정보다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왜 그럴까
굳이 이유를 들자면 내 고집이 너무 센 거 같다. 내 세계가 너무 강해지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앨범 작업에서도 꼭 하고 싶은 게 생겨버리니까 점점 더 확실히 담아내고 싶은 욕구가 강해졌고 그와 반대되는 색깔을 입히려고 하면 이를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너무 걸렸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기울어진다는 게 좋은 앨범을 만든다는 의미는 아니지 않나. 그걸 알면서도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사실 내겐 대중적인 음악에 대한 감이 전혀 없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이 대체로 우울하고 어두워서일지도 모르겠다. 나를 잘 아는 우리 멤버들을 비롯해 어릴 때부터 나를 봐온 프로듀서 형들의 의견을 많이 수렴했다. 아무래도 지금의 나에겐 방향을 잡아줄 사람이 필요한 거 같다.

 

 

Credit

  • EDITOR 최순영
  • 민용준 PHOTO 홍장현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