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택으로의 비밀스러운 초대, 호텔 파비용 드 라 헨느 #호텔미감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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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으로의 비밀스러운 초대, 호텔 파비용 드 라 헨느 #호텔미감

비밀스러운 기운을 가진 호텔 파비용 드 라 헨느에서는 오롯이 나를 오늘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다.

이경진 BY 이경진 2023.08.08
앙리 4세에 의해 르네상스 스타일로 건립된 좌우 대칭형의 보주광장엔 사면을 둘러싼 붉은 석조 건물이 우아하게 서 있다. 왕과 왕비의 거처, 귀족들의 기마 시합, 재상 리슐리외와 6번지에 있는 빅토르 위고의 집. 보주광장이 간직한 역사의 무게는 옆 마레의 명랑한 바이브와 함께 묘하게 어우러진다. 광장 북쪽 아케이드의 파사주 안쪽에 살짝 숨어 있는 호텔 파비용 드 라 헨느는 누군가의 저택에 은밀히 도착했다는 흥분감을 준다. 잘 손질된 화분이 늘어선 아담한 중정, 담쟁이덩굴이 타고 오른 저택의 파사드가 중후하다. 바깥세상과 거리를 둔 것처럼 정답고 비밀스러운 기운 속에서 유일하게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건 투숙객들의 사뿐한 걸음걸이와 조곤조곤한 대화뿐. 이 호텔을 처음 방문한 때는 오래전 페로탕 갤러리 대표 엠마누엘 페로탕과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어렵게 성사된 인터뷰 수락 메일에는 ‘오전 9시, 호텔 파비용 드 라 헨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으며 진행할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 파리지엔 레드 벽면, 벨벳 라운지 체어와 무슈 페로탕의 명료한 프랑스어로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친밀하고 솔직한 대화가 오갔다. 그날의 진한 인상은 3년 후 허니문으로 호텔 파비용 드 라 헨느를 다시 찾게 만들었다. 한때의 추억이 있는 곳에서 남편과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중정을 향해 있는 디럭스 룸은 옛 건물답게 그리 넓지 않았지만 편안함과 정겨움이 느껴졌다. 알코브 형태로 들어가 있는 욕조는 작은 핀 조명과 함께 오롯이 나를 오늘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줬다. 
 
객실 내부의 오래된 나무 골조의 천장, 화려한 프린트 벽지 위에 걸린 우아한 조명은 디자이너 디디에 벤더리의 솜씨로 ‘어번 로맨틱’이라는 컨셉트를 잘 살려냈다. 객실 일부는 듀플렉스 구조로 좁은 계단을 통해 위아래 층을 오르내리는 재미도 있으며, 몇해 전엔 레너베이션을 통해 스위트 드 라 헨느와 스위트 마담 드 세비네라는 특별한 룸을 새롭게 선보였다. 달달한 무언가가 당길 땐 호텔 문 너머의 카페 ‘카레트’에 앉아 크레페와 걸죽한 쇼콜라 쇼를 들이킬 수 있고, 마레를 거닐며 향수와 작은 목걸이를 쇼핑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는 덤이다. 묵직한 은식기와 따끈한 크루아상, 싱그런 과일 플레이트가 어우러진 프랑스식 아침 식사와 함께 안뜰의 풍성한 수국을 보는 즐거움까지. 잠이 덜 깬 나른함을 안고 레스토랑으로 내려가는 아침엔 무슨 일이든 이뤄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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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경진
    글 박선영
    아트 디자이너 박한준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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