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상황에서 올 초 티빙이 KT의 시즌을 품으며 한국 OTT 서비스 2위로 올라섰지만, 무려 1000억 원대의 적자가 났습니다. 티빙에 밀려 업계 3위가 된 웨이브도 마찬가지로 적자가 1000억원 대입니다. 모두가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답이라는 걸 알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지만, 피를 흘린 만큼 보람은 없었습니다. 여기에 부동의 세계 1위 OTT 넷플릭스가 특히 한국 콘텐츠에 천문학적 자본을 쏟아 붓고 있는 터라 투자 금액으로도 토종 OTT는 밀립니다. 왓챠는 말 할 것도 없는 상황이고요.

가입자들은 가입자들대로 OTT 업체들이 늘어난 형국에 묵은 불만이 있습니다. 각 업체들은 자신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독점 공개하는 방식으로 유료 가입자 수 증대를 노리기 때문이죠. 적어도 토종 OTT 만이라도 통합해 부담을 줄여 달라는 요구는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특히 이미 한 번 갈라졌던 전력이 있는 2위와 3위, 티빙과 웨이브의 통합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만일 두 업체가 합친다면 지상파와 CJ, JTBC 프로그램을 모두 볼 수 있게 될 테니까요.

매체에 따르면 CJ ENM은 내부에서 적자 폭이 가장 큰 티빙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고, SK스퀘어는 내년까지 기업공개(IPO)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투자금에 수익률까지 쳐서 돌려줘야 합니다. 출혈을 감당하면서까지 버틸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다는 뜻입니다. 통합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2, 3위 다툼 탓에 생긴 공격적 투자 분위기가 안정되고 새 유료 가입자를 끌어 올 명분이 생기죠. 해외 서비스 강화를 위해서도 하나 보다는 둘이 낫겠고요. 두 업체가 이번에야말로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다시 각자도생을 택할 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