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하나에 수십억을 호가하는 세계적인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의 최신 벽화 ‘아침을 깨우다(Morning is Broken)’가 허무한 실수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영국 켄트의 한 버려진 농가에 그려진 그의 작품을 알아보지 못한 땅 주인이 건물을 그대로 철거해 버린 건데요. 무려 500년이나 된 낡은 농가를 철거하고 이 자리에 새로운 집 67채를 짓는 과정에서 땅 주인을 비롯한 철거 업체 인부들은 뱅크시의 벽화가 그려진 건물을 크레인으로 통째로 허물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뱅크시 '아침을 깨우다(Morning is Broken)’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는 베일에 싸인 그의 정체만큼이나 작품 또한 매번 이슈 몰이를 하고 있죠. 지난달에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해,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가정주부가 남편을 냉동고에 처박아 버리는 풍자 벽화를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이를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팬이 모여들자, 지역 위원회에서 대동한 철거업체가 등장해 '건강과 안전' 상의 이유로 작품의 일부였던 냉동고를 치워버리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에 팬들은 명백한 작품 훼손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죠. 또 지난 2018년, 뱅크시는 경매에서 약 16억 원에 낙찰된 그의 대표작 ‘풍선과 소녀’를 곧바로 파쇄기에 갈아버린 바 있는데요. 이에 작품 가격은 순식간에 약 300억 원으로 폭등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