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A.A. 밀른과 E.H. 셰퍼드가 1926년 만든 동화책의 판권을 월트 디즈니가 획득한 후 제작한 이 애니메이션은 디즈니가 보유한 캐릭터 중에서 미키 마우스와 함께 가장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곰돌이 푸〉의 저작권은 올해 1월1일 부로 소멸했습니다. 즉, 이제 〈곰돌이 푸〉를 원작으로 한 어떤 이야기도 지어낼 수 있다는 뜻이죠. 단, 월트 디즈니가 만든 푸의 빨간 상의나 피글렛의 외양 등은 아직 쓸 수 없습니다.

리스 프레이크-워터필드 감독은 누구보다 빠르게 동심을 파괴하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 〈곰돌이 푸〉를 가지고 공포영화를 만들었거든요. 통통하고 작고 귀여운 푸는 간데 없고 험상궂은 누런 곰 같은 어떤 것(?)이 등장했습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이미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인 이 영화의 제목은 〈곰돌이 푸: 피와 꿀(Blood and Honey〉. 푸의 충격적 비주얼도 그렇지만, 핑크색 새끼돼지 피글렛이 멧돼지가 된 듯한 모습은 〈곰돌이 푸〉의 팬들을 적잖이 놀라게 할 전망입니다.

워터필드 감독은 매체에 〈곰돌이 푸: 피와 꿀〉의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어요. 대학생이 된 로빈에게 버림 받은 푸와 피글렛은 빌런으로 변신, 본디 동물의 야성적 모습으로 돌아가 사람을 죽이는 등 범죄를 저지릅니다. 이 모든 건 로빈이 푸와 피글렛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먹이조차 먹지 못한 상황에서 둘은 사나운 곰과 돼지가 돼 버렸다는 거죠.

스틸컷 일부가 공개되자 여론은 절반으로 나뉘었습니다. 재미있는 패러디라는 의견도 있었고, 본디 동화로 제작된 콘텐츠를 성인용으로 재해석하는 건 교육상 좋지 않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어요. 특히 동화 왕국 디즈니의 간판 스타 곰돌이 푸가 피글렛과 손을 잡고 사람을 해치는 건 옳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고요. 이에 대해 워터필드는 "아무도 이 영화를 디즈니의 것이나 어린이용 버전으로 착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