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공예품은 다음과 같다. 알렉산더 칼더의 모빌처럼 빛과 그림자, 시간과 공간에 따라 묘하게 달리 보이는 것. 2017년 탄생한 그의 대표작 ‘링베이스’ 화기 역시 이런 미학을 충실히 따른다. 가느다란 흙 띠로 여백을 충분히 살린 화기 형태는 꽃과 주변 풍경의 변화를 낱낱이 감지하도록 만드니까. 이 기능적 아름다움에 반한 미트 마이 프로젝트(Meet My Project) 팀은 파리 디자인 위크를 통해 꾸준히 기획해 온 전시 〈1000 Vases〉에 그의 화기를 초대했으며, 챕터원은 지난여름 그의 첫 개인전 〈슬로렌스의 거리〉를 마련했다. 오랑주리 미술관 내부 전경을 표현한 트레이, 파리 지하철역을 빼닮은 스마트폰 거치대, 공사장 벽과 그곳에 적힌 낙서까지 전부 옮긴 원기둥 오브제 등 파리 곳곳의 풍경에 물성이 더해지며 완성된 200여 점의 오브제가 그렇게 한자리에 모였다. “일상의 아름다움을 붙잡아 가까운 곳에 두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특히 여행은 찰나의 아름다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죠.” 다음 목적지로 염두에 둔 곳은 일본 최초의 도자기 마을, 아리타. 현지 도자 재료상에서 구해온 도구와 재료로 작업할 날을 기다리며 요즘은 여러 개의 링 베이스를 촘촘히 쌓아 올린 형태의 새 오브제를 매만지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마랑 몽타귀의 작품은 언제 봐도 사랑스럽다. 아스티에 드 빌라트 서울에서도 그의 그림이 그려진 식기를 원 없이 만날 수 있지만 외관부터 인테리어, 디스플레이까지 하나의 작품 같다는 파리 쇼룸은 내 방문 버킷 리스트.
와인 애호가였던 대표가 프랑스 알사스 지역의 여러 포도재배자를 만나며 갈고닦은 취향의 결정체. 특히 내추럴 와인 가메 데이비슨과 스킨 컨택트 피노 그리를 좋아한다.
이집트산 순면에 매 시즌 그림 같은 아트워크를 수놓는 프랑스 양말 브랜드. 아기자기한 패턴과 색감을 보고 있으면 동심이 피어나는 기분이다. 결국 차분하고 잔잔한 디자인에 손이 가는 편이지만 독특한 디자인 하나쯤 벽에 걸어놓고 오브제처럼 감상하고 싶다.
동시대 아티스트 중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암스테르담 출신의 디자이너. 천연 재료와 인공 재료를 자연스럽게 엮어내는 작업방식은 물론 똑같은 기법으로 매번 다른 형태와 용도의 오브제를 탄생시키는 창의력까지, 모든 면에서 많은 자극을 주는 아티스트다.
한 수강생의 제안으로 정주행했다가 푹 빠진 1995년생 싱어송라이터의 정규 1집. 크림색과 소라색으로 물든 하늘과 창 틈으로 불어오던 선선한 바람, 공간을 가르던 톰 미시의 감미로운 음성과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까지,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가구와 전시까지 온갖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실험적 브랜딩을 선보이는 베를린 기반의 브랜드. 큼지막한 나무 조각을 꿰어낸 형태의 멀티탭으로 국내에서도 꽤 유명해졌다. ‘돈이 아니라 디자인을 좇는다’는 두 대표의 철학이 정말 ‘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