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받친 두 손가락을 보고 만든 다리 형상의 책갈피와 초등학교 때 즐겨 쓰던 샤프를 떠올리며 제작한 물방울 장식이 대롱거리는 은 포크. 공예가 윤여동은 일상에서 맞닥뜨린 우연한 즐거움을 작품으로 빚어낸다. 물론 위트가 전부는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아름지기, 예올 등 우리 멋에 집중한 공간을 즐겨 찾는 그가 만든 오브제는 완벽한 균형미와 정교한 디테일을 자랑한다. 프랑스 생테티엔 디자인 대학(ESADSE)을 졸업한 윤여동은 신라시대 금관의 우아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에 사로잡힌 경험을 되새기며 귀국 후 본격적으로 공예 작업에 몰두해 왔다. “성격이 급하고, 반복 작업을 어려워하는 저에게 금속공예는 도를 닦는 과정 같았죠”라며 웃지만, 변화와 도전을 즐기는 성향은 끊임없이 좋은 기회만 몰고 왔을 뿐. 패션 브랜드 르쥬(Leje)의 2022 S/S 컬렉션을 위해 금속 코르셋과 벨트를 제작하는가 하면 아트 스테이 다이브인과 함께 자신의 작품으로 채운 객실을 꾸미기도 했다. 그사이 스킨케어 브랜드 디어, 클레어스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손거울 오브제가 2021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의 선택을 받는 기분 좋은 소식도 들려왔다. “아티스트에겐 전통만큼이나 세상을 향한 열린 눈과 마음도 중요하다고 믿어요.” 취향 너머의 아름다움까지도 포용하는 윤여동의 취향 리스트는 다채로운 관심사로 가득하다.

플라워 스튜디오 메타플로라

앤티크 오브제

PKM 갤러리 & 레스토랑

인스타그램 계정 @seehura

메종 라비쉬

밸런타인 슐레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