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북유럽 가구와 프랑스 명품 브랜드에서 메종 스페셜리스트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리빙 브랜드 'NUHO'를운영하는 박은우입니다. 집에서 식물을 키우거나 요리하고 플레이팅 하는 일을 좋아해요. 아기자기한 오브제를 수집하면서 즐거움을 느끼죠. 또 다른 취미를 꼽자면, 저만의 오롯한 감성으로 집을 꾸미고 그 순간을 기록하는 일이에요.
집 안으로 스며드는 환한 햇살, 창 너머로 탁 트인 뷰, 나무가 보이는 풍경!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세 가지 조건이었어요. 이를 만족시킬 집이 나타나지 않아 거의 포기 상태였는데요. 그 무렵 정말 기적처럼 이 집을 만났어요.
처음 집을 방문한 날이 아직도 생생해요. 노을이 지기 시작하던 순간이었는데,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핑크빛 노을과 멀리 남산이 보이는 풍경을 보고 한눈에 반했어요. 제가 그토록 기다리던 운명의 집을 마주한 기분이었죠. '무조건 이 집에 살아야겠다'라고 결심했답니다.
저희 집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장, 단점이 확실하다는 거예요! 꽤 높은 언덕에 위치한 덕분에 전망이 근사하다는 장점과 도심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함께 존재하거든요(웃음). 그렇지만 이 단점을 모두 극복할 정도로 저희 집의 매력은 뷰 맛집이라고 생각해요. 하늘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감상하는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의 풍경을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제가 마주하는 창 너머의 풍경을 볼 때마다 짙은 행복감을 느껴요.
먼저 현관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큰 창과 2층으로 향하는 원형 계단이 있고요. 한쪽은 박공지붕 형태라 45도 기울어져 있고 그 벽에는 이국적인 해외의 집처럼 작은 창들이 나 있어요. 이 창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시간의 흐름을 담은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죠.
1층엔 거실과 주방, 테라스 그리고 2층엔 드레스룸, 서재, 침실이 자리하고 있어요. 복층 집이라 천고가 높아 시원한 개방감을 자랑하죠. 인테리어를 시작했을 때 한 가지 특정 컨셉트보다는 '좋아하는 느낌대로 꾸며보자'라고 결심했어요.
덕분에 주방은 일본 빈티지, 거실은 프렌치, 서재는 북유럽, 또 어떤 공간은 지극히 한국적 느낌이 나죠. 그래서 여러 나라의 무드가 혼합된 분위기예요(웃음). 주방은 마치 정말 빈티지한 카페에 온 듯한 느낌을 원했고, 침실은 호텔 또는 에어비엔비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주고 싶었어요. 완성된 모습은 제가 그렸던 상상과 비슷해서 만족해요!
평소에 식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식물도 또 하나의 좋은 인테리어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간 곳곳에 어울리는 화분을 배치했어요. 기본적으로 화이트 캔버스 같은 바탕에 따뜻한 무드가 나도록 우드 가구를 두고, 여기에 컬러풀한 오브제로 포인트를 줬답니다.
「 #3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과 그 이유
」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꼽자면 단연 주방이에요. 처음 이사 왔을 때 제가 가지고 있는 주방용품과 그릇보다 턱없이 부족한 수납공간과 자그마한 주방 때문에 박스 짐들을 풀지도 못한 채 3개월이란 시간을 보냈어요. 결국엔 이렇게는 못 살겠다 싶어서 결단을 내렸죠. 기울어진 벽 때문에 기성 제품 설치는 불가능해서 구조에 맞춰 그릇장과 아일랜드를 만들어 주방을 좀 더 크게 확장했어요.
홈 카페 무드를 내고 싶어 아일랜드는 카페 카운터 분위기로 디자인했고요. 상판은 조리가 가능하도록 스테인리스로, 하단은 편집숍처럼 진열된 쇼룸 느낌을 내고 싶어 유리 소재를 사용했답니다. 예쁜 식료품을 모으는 취미가 있어 때로는 식료품을, 때론 아끼는 그릇을 진열하죠. 어느 날은 베이커리처럼 빵을 놓기도 하며 기분에 따라 배치를 바꾸고 있어요.
가구 제작은 처음이라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몇 개월간 고심하며 손수 하나하나 디자인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주방을 완성했어요. 그래서 저희 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입니다.
「 #4 인테리어에 대한 영감을 얻는 방법
」 집에 있는 걸 가장 좋아하는 '집순이'이지만,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싶을 땐 카페나 편집숍을 방문해요. 전 카페나 레스토랑, 와인바, 편집숍이야말로 가장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이런 곳에 방문했을 때 인테리어에 대한 좋은 영감을 받을 때가 많아요. 또 핀터레스트의 이국적인 인테리어 사진들과 국내 렌털 스튜디오의 인테리어 사진 등을 보면서 팁을 얻기도 합니다.
인테리어 아이템의 경우 빈티지한 걸 좋아하면서 동시에 또 트렌디한 아이템도 눈길이 가는 편이거든요. 유행하는 아이템의 경우 언제 처분해도 후회 없는 가격대의 제품으로 구매하는 편이에요. 반면 빈티지 오브제는 오래도록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구매하는 편이예요. 가격대가 있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빈티지 아이템엔 언제나 오픈 마인드죠!
또 스스로가 뭘 좋아하는지 명확하게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유행하는 아이템이라고 해서 구매했다가 정작 제 공간엔 어울리지 않아 실패한 경험도 꽤 많거든요. 베이직한 아이템이더라도 집이 지닌 고유한 무드와 제 취향에 맞도록 스타일링하는 것이 공간에 특별함을 더하는 팁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집에는 트롤리가 정말 많아요. 그중에서도 제가 제작한 우드와 유리가 들어간 빈티지 스타일의 트롤리를 가장 좋아해요! 또 컬러풀한 색감의 소품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요. 또 예전에 파리에서 사 온 CSAO 그릇과 쿠션도 제겐 참 소중해요. 아프리카 세네갈에 있는 여성들이 손수 만드는 제품으로, 다양한 색감과 예쁜 자수가 놓여 있는 쿠션이에요. 레터링은 프랑스어로 행복, 사랑, 굿 라이프라는 뜻이라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무드가 느껴져서 더 의미 있게 사용하고 있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식물들을 살피고 물을 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해요.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 새로운 요리에 도전해보기도 하고요. 레시피가 성공하면 친구들을 초대해 대접해주기도 한답니다.
또 집을 모시고 사냐고 친구들이 놀릴 만큼 청소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답니다. 맥시멀리스트라 바로 정리정돈을 하지 않으면 집이 지저분해 보일 수 있어서 항상 물건은 정해진 자리에 두는 편이에요.
주말에는 빔프로젝터를 활용해 소박하지만 아늑하게 방구석 영화관을 만들기도 하죠. 또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칫 공간이 지겨워질 수 있어서 가구나 소품의 위치를 다채롭게 바꿔주며 기분 전환을 해요.
제 위시리스트 1순위는 화이트 빈티지 아르텍 테이블이에요. 그리고 그 테이블과 잘 어울릴 조명도요! 밤에는 주로 간접 조명만 켜는 편이라 지금 거실이 좀 어두운 편이거든요. 아르텍 테이블로 공간의 분위기를 전환하면서 동시에 큰 조명으로 환하고 따뜻하면서 은은한 무드를 더해 포인트를 주고 싶습니다.
집이란 나의 '지금'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머릿속이 복잡하면 집 역시 어질러 져 있고, 반대로 집을 깨끗하게 정리하면 복잡했던 마음도 한결 정돈되는 기분이에요. 또 밖에서 보낸 일상에 지쳤을 때 집으로 돌아온 순간, 마음이 절로 편안해져요. 언제든 나를 반겨주고 다독여주는 공간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집이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