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이키 광고에 부쩍 여성이 많이 등장할까?_돈쓸신잡 #7 || 엘르코리아 (ELLE KOREA)
SOCIETY

왜 나이키 광고에 부쩍 여성이 많이 등장할까?_돈쓸신잡 #7

시장 경제와 페미니즘의 상관관계.

김초혜 BY 김초혜 2021.08.19

돈의 이동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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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와 비교하면 적어도 선진국으로 불리는 나라에서 여성의 인권은 발전했다. 하지만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해서 현재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시공간을 기준 삼아서 세상을 판단하는 법이다. 현재 어떤 일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1세기 전 사람들은 더 힘들었어”라고 해봤자 그건 위로가 아니라 시비일 뿐이다.
 
페미니즘을 경제적인 관점으로 살펴보자. 세상에서 가장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돈이다. 세상의 모든 갈등은 사실 경제 문제다. 그래서 자본의 이동이 중요하다. 돈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지 살펴보는 거 자체가 최고의 경제 공부다. 페미니즘은 어떤가. 적어도 자본은 이 거대한 흐름에 베팅하고 있다.
 

나이키와 룰루레몬

나이키와 같은 스포츠 의류 브랜드 주요 고객은 누구일까. 당연히 남성이다. 나이키 간판 모델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이클 조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등. 나이키 모델 대부분 남성 스포츠 스타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남성 고객들에게서 나왔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전 세계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를 성별로 나눴을 때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건 사실이다.
 
몇 년 전부터 나이키 광고가 집중하는 주제는 바로 여성이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경영하는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광고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스포츠를 통해 매섭게 자기 자신을 단련하고, 때론 거칠고 치열하게 상대 선수와 경쟁한다. 나이키는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라는 문구를 내세워 여성들의 주체적인 삶을 응원하다. 나이키가 최근 몇 년간 ‘성장하는 여성’이라는 주제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옳은 메시지를 사회에 전파하기 위해서? 물론, 그런 이유도 있을 테다. 하지만 나이키 역시 기업이다. 그리고 광고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만드는 콘텐츠다. 경제적인 이해관계를 무시할 수가 없다.  
 
‘여자가 무슨 운동이야!’라고 말하던 시대도 있었다. “펜싱, 승마, 조정과 같은 스포츠에 여성이 참가하면 곧 보기 싫은 스포츠로 전락한다” 이렇게 말한 사람도 있었다. 그는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쿠베르탱이다. 그런데 이제는 어떤가. 올림픽 참가 선수 중 여성 비율은 50%다. 프로 스포츠뿐 아니라 생활 스포츠를 즐기는 여성도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나이키와 같은 스포츠 의류 기업에는 여성 고객이 곧 미래다.
 
룰루레몬 사례를 보면 더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요가복을 만드는 이 기업의 주가는 지난 5년 동안 무려 5배 성장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여성 요가복에서 창출된다. 현재 룰루레몬의 몸값은 60조 원이 넘는다. 현대차보다 몸값이 훨씬 높다. 자신의 삶을 조금 더 단단하고 주체적으로 운영하려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은 자신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스포츠는 그중 하나일 뿐이다. 거대한 자본은 이미 이 흐름에 올라탔다. 다시 강조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건 자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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