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가방만큼 빛나는 에르메스 주식_돈쓸신잡 #1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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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가방만큼 빛나는 에르메스 주식_돈쓸신잡 #1

명품 기업 주식은 고가의 가방이나 시계만큼 매혹적이다.

김초혜 BY 김초혜 202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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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행복의 시대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까지 우리나라 소비 트렌드는 ‘소확행’이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선사하는 가성비 아이템이 잘 나갔다. 많은 사람이 저가 항공사 티켓을 구매해 일본이나 동남아 휴양지를 제주도 드나들듯 다녔다. 코로나가 터지며 이런 소소한 행복은 일시 정지됐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로나 여파로 거의 모든 분야가 피해를 보는 와중에도 명품 시장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잘나갔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몇몇 백화점들은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이 백화점들은 유명 명품 업체가 모두 입점한 곳들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명품 시장은 더 뜨거워졌다. 현재는 명품 매장에 입장하는 것 자체가 미션처럼 여겨질 정도다.  
 
언론들은 때 아닌 명품 열풍 원인에 대해 분석했다. ‘보복 소비’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코로나로 쌓인 무력감을 보복적인 소비로 해소하려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분석이었다. 즉, 소소하고 자잘한 행복이 막히자 차라리 크고 확실한 소비를 통해 거대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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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웃돈을 내고 중고 명품을 사는가  

샤넬 가방 인기 모델과 롤렉스 시계 중 희소성이 있는 상품은 중고 가격이 새 상품 가격보다 높다. 그래서 명품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사람 중 상당수는 리셀을 위해 그런 수고를 감수하는 중이다. 즉, 명품을 소비하고 향유하기보다는 가방이나 시계를 재테크 관점으로 접근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리셀러가 많다는 건 그만큼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도 거뜬히 가방과 시계를 구매하는 사람도 많다는 뜻이다. 이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누가 새 상품의 가격보다 훨씬 비싼 돈을 주고 시계와 가방을 사는가.  
 
코로나 이전에 가장 큰 경제 위기는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위기에 세계 경제가 초토화됐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강남 아파트 상징인 은마아파트의 가격이 40% 급락했다. 처음으로 사람들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미국이 망한다는 건 자본주의가 흔들린다는 뜻이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적극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다. 양적완화란 쉽게 말해 국가가 시장에 돈을 푼다는 뜻이다. 10년 내내 전 세계는 어마어마한 돈을 시장에 풀며 고장 난 경제를 땜질했다. 결국 경제는 다시 회복됐다.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해야 할 타이밍이 온 것이다. 그런데 이때 코로나라는 대위기가 터졌다. 결국 전 세계는 다시 막대한 돈을 풀어야 했다. 그렇게 시장에 어마어마한 돈이 쏟아져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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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로 읽는 명품 열풍  

명품 시장 열풍은 바로 이 거시경제 흐름과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평범한 사람들은 시장에 얼마나 많은 돈이 풀린 지 체감하기 어렵다. 하지만 언제나 위기 속에서 신흥 부자들이 탄생한다. 누군가는 시중에 풀린 풍부한 돈을 기민하게 활용해 빠른 시간 안에 큰 부를 거머쥐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부동산으로만 수십억 자산가가 된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기회를 붙잡은 사람들이다.  
 
이런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현금이 더 이상 필요 없다. 현금을 쌓아둬 봐야 현금 그 자체는 아무 일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1억원을 창고에 넣어두고 10년 뒤에 꺼내도 1억원이다. 물가 상승률을 따지면 오히려 손해다. 그래서 부자들은 현금으로 부동산, 주식, 코인을 산다. 현금이라는 자산을 다양한 형태의 자본 안에 저장해두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명품도 이 역할을 한다. 수천만 원짜리 시계를 몇 개나 모은 사람들은 오직 시계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다. 부동산, 주식, 코인을 사고도 현금이 남아서 롤렉스 시계를 현금 저장 수단으로 사는 것이다.  
 
이렇게 거창하게 거시경제 흐름 속에서 명품 열풍을 분석한 이유는 하나다. 이 열풍이 쉽게 꺼질 불장난 같은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양극화가 문제가 아니었던 적은 없지만, 앞으로는 이 격차가 더 심하게 벌어질 것이다. 초 양극화 시대는 분명한 미래다. 시중에는 어마어마한 돈이 풀렸고, 이 돈은 특정 계층에게 흘러 들어갔다. 이들은 계속 소비를 해도 자산이 늘어나는 사람들이다. 더 이상 현금이 필요 없다. 그래서 아무리 비싸도 그림이나 명품을 사놓고 본다. 명품 업체들이 계속 가격을 올리는 이유가 있다. 이제 명품은 ‘비싸도 사는 물건’이 아니라 ‘비싸기 때문에 사는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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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인트  

부자들 이야기만 계속하면 공허하다. 현실로 돌아와 보자. 물론 명품가방, 명품시계, 명품신발, 명품지갑은 아름답다.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삶이라면 굳이 명품 옷을 입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극소수다. 기념일마다 고가의 명품가방을 지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개인적으로 명품 아이템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별로 없다. 하지만 주식 투자자로서 명품 브랜드에는 관심이 많다. 계절마다 나오는 신상품 컬렉션 룩 북도 챙겨보는 편이고,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에 열광하는지도 수시로 체크한다.  
 
주식 투자라는 건 결국 세상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며, 어디에서 즐거움을 얻는지 공부하는 과정이다. 그렇게 앞으로 계속 성장할 산업을 찾아야 한다. 명품 시장이 그런 곳이다. 그래서 명품 기업 주식은 고가의 가방이나 시계만큼 매혹적이다.  
 
LVMH는 루이 비통을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이다. 이 기업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67% 올랐다. 5년으로 그래프를 늘려보면 400% 올랐다. 5년 전에 이 기업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현재는 4000만원이다. 이 기업이 상장한 199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수익률을 따지면 무려 수익률은 3240%다. 30배 오른 것이다. 에르메스는 어떤가. 상장 이후 에르메스 주가는 무려 20000%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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