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꿈꾸는 2030, 7월을 노려라_#빚동산 가이드 9
우리가 7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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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초년생 혹은 신혼부부가 집을 사기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다. 최근 2~3년 사이에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올랐다. 치솟는 집값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이러다 평생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하리란 공포가 밀려온다. 아예 포기해버리는 사람도 많다. 빚내서 집을 사는 건 상식
」두 번째 이유는 대출 규제 때문이다. 한 나라의 수도에 있는 집을 대출 없이 오직 현금으로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 집을 산다. 충분히 상환 가능한 빚은 최대한 이용하는 게 좋다. 아니, 이용해야만 한다. 레버리지(대출을 활용한 자산증식)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려면 필수다. 그런데 문제는 주택담보대출마저 과거처럼 여유롭게 받을 수 없게 됐다. 몇 년 전만 해도 집값의 70%를 대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 비율은 40%(수도권 기준)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20대, 30대는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 도움 없인 수도권에 집을 사는 게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정부에서도 이런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온갖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는 와중에도, 2030을 위한 문을 조금 열어줬다. 이 문은 7월부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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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부터 청년과 신혼부부는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가장 만기가 긴 주택담보대출은 30년짜리다. 이 기간을 10년으로 늘리면 그만큼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줄어든다. 7월부터 보금자리론 혜택 확대
」이 제도는 보금자리론이라는 대출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자격 조건이 있다. 자신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①만 39세 이하 혹은 결혼 7년 이내 ②연 소득 7000만원 이하, 신혼부부는 연 소득 8500만원 이하 ③6억원 이하 집을 살 때만 적용 ④집값의 70%(LTV 70%)까지만 대출 가능 ⑤대출한도는 3억6000만원
기존 보금자리론 대출 한도는 3억원이었다. 집값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지만, 이 70%가 3억원이 넘어가더라도 3억원만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제도 완화로 대출 한도가 3억6000만원으로 늘었다. 즉, 이전에는 5억원짜리 집을 살 때 LTV 70%를 적용하면 3억5000만원이지만 대출 한도 때문에 3억원만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3억5000만원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만약 6억원 짜리 집을 3억원 대출받고 샀다고 가정해보자. 기존 대출 상품처럼 30년 만기로 빌렸을 때 현재 금리를 고려하면 매달 내야 하는 돈은 124만원 정도다. 하지만 40년 만기로 늘려서 빌렸을 땐 105만원을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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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책을 소개하는 뉴스를 보면 댓글에는 좋지 않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수도권에서 6억원 이하 집을 찾기가 힘든데, 희망 고문을 하냐는 거다. 위 혜택은 6억원 이하 아파트에만 해당한다. 또한 ‘40년 내내 어떻게 빚을 갚으며 사냐, 우리가 노예냐’라고 불만을 쏟아내는 사람도 많다.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으세요
」두 의견 모두 타당하긴 하다. 서울에서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엔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씨가 말랐다. 또한 40년 내내 빚 갚을 생각을 하면 왠지 막막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영원히 내 집을 마련하기 어렵다. 신세 한탄과 현실 비판은 하루에 10분만 하면 충분하다. 그 대신 정부가 그나마 살짝 문을 열어줬을 때 최대한 이 문을 활짝 열 생각을 해야 한다.
서울에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여전히 있다. 찾아보지도 않고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어딨냐’라고 외치기 전에 ‘호갱노노’라는 앱을 깔아보자. 이 앱으로 손쉽게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를 조회할 수 있다. 예컨대, 요즘 재개발 이슈로 뜨거운 노원구 상계주공 아파트의 가장 작은 평수는 아직 5억원대다. 경기도로 눈을 돌리면 선택권은 더 늘어난다. 물론 이 가격에 구할 수 있는 수도권 아파트 대부분은 구축이고 소형 평수다. 누군가는 하루라도 빨리 이런 곳을 구매해서 ‘실거주+자산증식’ 효과를 누린다. 그래야 몇 년 후에 조금 더 컨디션이 좋은 아파트로 점프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어떻게 지하주차장도 없는 아파트에 사냐’라며 고개를 돌린다. 그렇게 용기를 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자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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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은 어떤가. 40년 내내 한 달에 100만원씩 내는 게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면 역시 집을 구매하기 어렵다. 월급을 250만원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이 중에서 100만원을 원리금으로 상환하는 게 과도하게 느껴지는가? 만약 100만원을 대출 상환에 쓰는 게 싫다면, 과연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원리금대출 상환, 그 자체가 저축
」어차피 미래를 생각하면 250만원을 벌면 최소 100만원은 저금이나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럴 거면 은행에 현금을 쌓아두는 것보다 집을 사고 그 집값을 갚는 게 낫다. 대출 원리금 상환이 사실상 저축이자 재테크다. 그리고 40년 내내 갚을 필요가 없다. 그 전에 목돈을 모아서 더 빨리 갚아버려도 된다.
만약 집이 없다고 해도 어차피 매달 주거비용은 지불해야 한다. 그나마 대한민국에는 전세제도가 있어서 서민들이 주거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 문화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전세는 보증금이 급격히 오르고, 전체적으로는 물량 자체가 사라지는 중이다. 그 대신 월세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다달이 월세를 70~80만원씩 내고 사는 것보다 자기 이름이 박힌 아파트에서 원리금 100만원씩 갚으며 사는 게 이득인 이유에 대해선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앞으로 수도권에 내 집 마련 난이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러니까 그나마 이렇게 문이 열렸을 때 과감하게 도전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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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조성준
- 에디터 김초혜
- 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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