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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꿈꾸는 2030, 7월을 노려라_#빚동산 가이드 9

우리가 7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BY김초혜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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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집을 사는 건 상식

요즘 사회초년생 혹은 신혼부부가 집을 사기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다. 최근 2~3년 사이에 수도권 집값이 크게 올랐다. 치솟는 집값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이러다 평생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하리란 공포가 밀려온다. 아예 포기해버리는 사람도 많다.
 
두 번째 이유는 대출 규제 때문이다. 한 나라의 수도에 있는 집을 대출 없이 오직 현금으로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 집을 산다. 충분히 상환 가능한 빚은 최대한 이용하는 게 좋다. 아니, 이용해야만 한다. 레버리지(대출을 활용한 자산증식)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려면 필수다. 그런데 문제는 주택담보대출마저 과거처럼 여유롭게 받을 수 없게 됐다. 몇 년 전만 해도 집값의 70%를 대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 비율은 40%(수도권 기준)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20대, 30대는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 도움 없인 수도권에 집을 사는 게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정부에서도 이런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온갖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는 와중에도, 2030을 위한 문을 조금 열어줬다. 이 문은 7월부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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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보금자리론 혜택 확대

7월 1일부터 청년과 신혼부부는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가장 만기가 긴 주택담보대출은 30년짜리다. 이 기간을 10년으로 늘리면 그만큼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줄어든다.  
 
이 제도는 보금자리론이라는 대출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자격 조건이 있다. 자신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①만 39세 이하 혹은 결혼 7년 이내 ②연 소득 7000만원 이하, 신혼부부는 연 소득 8500만원 이하 ③6억원 이하 집을 살 때만 적용 ④집값의 70%(LTV 70%)까지만 대출 가능 ⑤대출한도는 3억6000만원
 
기존 보금자리론 대출 한도는 3억원이었다. 집값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지만, 이 70%가 3억원이 넘어가더라도 3억원만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제도 완화로 대출 한도가 3억6000만원으로 늘었다. 즉, 이전에는 5억원짜리 집을 살 때 LTV 70%를 적용하면 3억5000만원이지만 대출 한도 때문에 3억원만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3억5000만원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만약 6억원 짜리 집을 3억원 대출받고 샀다고 가정해보자. 기존 대출 상품처럼 30년 만기로 빌렸을 때 현재 금리를 고려하면 매달 내야 하는 돈은 124만원 정도다. 하지만 40년 만기로 늘려서 빌렸을 땐 105만원을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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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으세요

이 정책을 소개하는 뉴스를 보면 댓글에는 좋지 않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수도권에서 6억원 이하 집을 찾기가 힘든데, 희망 고문을 하냐는 거다. 위 혜택은 6억원 이하 아파트에만 해당한다. 또한 ‘40년 내내 어떻게 빚을 갚으며 사냐, 우리가 노예냐’라고 불만을 쏟아내는 사람도 많다.
 
두 의견 모두 타당하긴 하다. 서울에서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엔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씨가 말랐다. 또한 40년 내내 빚 갚을 생각을 하면 왠지 막막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영원히 내 집을 마련하기 어렵다. 신세 한탄과 현실 비판은 하루에 10분만 하면 충분하다. 그 대신 정부가 그나마 살짝 문을 열어줬을 때 최대한 이 문을 활짝 열 생각을 해야 한다.
 
서울에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여전히 있다. 찾아보지도 않고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어딨냐’라고 외치기 전에 ‘호갱노노’라는 앱을 깔아보자. 이 앱으로 손쉽게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를 조회할 수 있다. 예컨대, 요즘 재개발 이슈로 뜨거운 노원구 상계주공 아파트의 가장 작은 평수는 아직 5억원대다. 경기도로 눈을 돌리면 선택권은 더 늘어난다. 물론 이 가격에 구할 수 있는 수도권 아파트 대부분은 구축이고 소형 평수다. 누군가는 하루라도 빨리 이런 곳을 구매해서 ‘실거주+자산증식’ 효과를 누린다. 그래야 몇 년 후에 조금 더 컨디션이 좋은 아파트로 점프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어떻게 지하주차장도 없는 아파트에 사냐’라며 고개를 돌린다. 그렇게 용기를 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자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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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대출 상환, 그 자체가 저축

빚은 어떤가. 40년 내내 한 달에 100만원씩 내는 게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면 역시 집을 구매하기 어렵다. 월급을 250만원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이 중에서 100만원을 원리금으로 상환하는 게 과도하게 느껴지는가? 만약 100만원을 대출 상환에 쓰는 게 싫다면, 과연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어차피 미래를 생각하면 250만원을 벌면 최소 100만원은 저금이나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럴 거면 은행에 현금을 쌓아두는 것보다 집을 사고 그 집값을 갚는 게 낫다. 대출 원리금 상환이 사실상 저축이자 재테크다. 그리고 40년 내내 갚을 필요가 없다. 그 전에 목돈을 모아서 더 빨리 갚아버려도 된다.
 
만약 집이 없다고 해도 어차피 매달 주거비용은 지불해야 한다. 그나마 대한민국에는 전세제도가 있어서 서민들이 주거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 문화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전세는 보증금이 급격히 오르고, 전체적으로는 물량 자체가 사라지는 중이다. 그 대신 월세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다달이 월세를 70~80만원씩 내고 사는 것보다 자기 이름이 박힌 아파트에서 원리금 100만원씩 갚으며 사는 게 이득인 이유에 대해선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앞으로 수도권에 내 집 마련 난이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러니까 그나마 이렇게 문이 열렸을 때 과감하게 도전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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