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가 살고 있습니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DECOR

미니멀리스트가 살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선과 면이 강조된 하얀 집. 언뜻 비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것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 가득 차 있는 여백이다.

ELLE BY ELLE 2021.04.27
 

ULTIMATE

MINIMALISM

 
집 안에서 가장 많은 물건이 배치된 다이닝 룸. 다양한 사운드 시스템은 음악을 좋아하는 집주인의 취향을 대변한다.

집 안에서 가장 많은 물건이 배치된 다이닝 룸. 다양한 사운드 시스템은 음악을 좋아하는 집주인의 취향을 대변한다.

광저우 아트 페어 총괄 디렉터인 펑원빈의 반야심경초서가 액자 속에 담겨 있다.

광저우 아트 페어 총괄 디렉터인 펑원빈의 반야심경초서가 액자 속에 담겨 있다.

햇살이 가득 들이찬 거실. 부부는 이 공간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그림자를 즐긴다. 요철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터라 텔레비전은 벽에 매립해 매끈하게 처리했다.

햇살이 가득 들이찬 거실. 부부는 이 공간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그림자를 즐긴다. 요철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터라 텔레비전은 벽에 매립해 매끈하게 처리했다.

 
전면을 스테인리스로 마감한 주방의 가운데 문을 누르면 잘 정돈된 팬트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집 안 살림살이 대부분이 여기에 보관돼 있다.

전면을 스테인리스로 마감한 주방의 가운데 문을 누르면 잘 정돈된 팬트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집 안 살림살이 대부분이 여기에 보관돼 있다.

미니멀한 집 안에 식물만큼은 풍성하게 채울 생각이다. 고심하며 고른 식물들은 조금씩 해외에서 들어올 예정이다

미니멀한 집 안에 식물만큼은 풍성하게 채울 생각이다. 고심하며 고른 식물들은 조금씩 해외에서 들어올 예정이다

매끈한 상판에 숨어 있는 버튼을 살짝 누르면 레인지 후드와 콘센트가 모습을 내민다.

매끈한 상판에 숨어 있는 버튼을 살짝 누르면 레인지 후드와 콘센트가 모습을 내민다.

 
깔끔하게 정돈된 침실에는 아끼는 의자로 빈티지 무드를 더했다.

깔끔하게 정돈된 침실에는 아끼는 의자로 빈티지 무드를 더했다.

빛이 가득 들어오는 침실. 창가에는 평상을 두어 일광욕과 휴식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빛이 가득 들어오는 침실. 창가에는 평상을 두어 일광욕과 휴식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깔끔하고 간결한 미니멀리즘의 좋은 예를 보는 것 같다. PR 회사를 운영 중인 박혜경과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대표 권택중의 보금자리는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선과 면을 자랑한다. 튀어나온 요철을 찾아보기 힘들고, 과하지 않은 소품과 가구들이 제자리에 놓여 있다. 이 집은 본래 15년 된 아파트였지만 남편이 직접 부부의 취향대로 리모델링했다. 그것도 집 안의 철거 가능한 벽은 모두 허물고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몰딩을 사용하지 않도록 직각 벽을 세워 페인트를 칠하고, 흰색 타일로 바닥을 깔아 모두 화이트 톤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는데, 큰 골조를 제외하면 아예 새로 지은 셈이다. 공간을 설명하는 그가 무심하게 덧붙이는 말에서 이 공간의 가장 중요한 테마를 알 수 있다. “부인이 편해야 저도 편한 걸 잘 알아요(웃음). 이 집의 돋보이는 요소들은 모두 부인을 위한 디자인이에요.” 고개를 돌리니 전면 스테인리스가 돋보이는 강렬한 인상의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 부엌 가구 역시 남편이 직접 하나하나 제작한 것들이다. 살짝 밀기만 해도 소리 없이 서랍이 나오고 수납장의 문이 열린다.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스테인리스 상판의 한 부분을 터치하면 요리할 때 냄새를 빨아들일 레인지 후드가 스르르 솟아 오르고 또 그 옆을 누르면 전기 콘센트 기둥이 쭉 올라온다. 어디에 무엇이 숨어 있을지, 이 부엌이 점점 재미있어진다. “와이프에게 최고의 주방을 선물해 주고 싶었어요. 겉모습뿐 아니라 소재도 신경 써서 만들었죠. 레일이며 나사며 들어간 부품도 제일 좋은 것을 사용했어요.” 부엌을 이리저리 구경하다 냉장고 옆 벽을 살짝 밀면 숨어 있는 팬트리가 나온다. 미처 예상치 못했던 보물창고를 발견한 느낌이다. 구조상 다용도실이 있던 곳이었으나 문틀을 없애고 벽을 세워 겉으로 볼 때는 이 뒤에 공간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이 깔끔한 집에 사람이 살아갈 때 필요한 많은 물건을 대체 어디에 숨겼는지 궁금해진다. “그게 이 집의 포인트이기도 해요. 곳곳에 수납공간을 숨겨놓았어요. 이미 보신 것처럼 팬트리 겸 창고에는 저희 살림살이가 들어가 있죠. 침실 창가에 만든 평상 밑에 서랍을 설치해 장으로 쓰고 있고, 평상 양 옆의 벽에도 작은 창고를 만들어 저희 부부의 취미인 캠핑 용품을 넣어두었어요.” 이렇게 군더더기 없는 집에서 유일하게 가구와 물건이 채워진 공간은 다이닝 룸이다. 대리석 테이블과 컬러감이 돋보이는 가구들이 놓여 있고 음악을 좋아하는 부부의 취향을 반영하듯 여러 종류의 사운드 시스템이 한 켠을 장식한다. “저희 부부는 주로 여기서 식사도 하고 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손님맞이를 하는 공간이라 다른 공간에 비해 장식 요소들을 더해 꾸며보았어요.” 그러고 보니 다이닝 룸에는 문이 없다. 부엌 옆 작은방의 문을 떼고 부엌과 거실이 이어지는 오픈된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흔히 거실과 부엌 사이에 식탁을 놓잖아요. 이 구조가 저에게는 공간이 제 역할을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다이닝 공간을 따로 두었죠.” 가로막는 것 없이 연결된 부엌과 다이닝 룸 그리고 거실은 한 공간인 동시에 각각의 역할에 충실하다. 특히 부엌과 거실은 서로 요리하고 대화하기 좋아하는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하나로 이어진다. “누구는 혼자 부엌에서 요리하고 누구는 거실에서 쉬고 이런 상황이 싫었어요. 그래서 부엌과 거실이 물리적 경계를 두지 않도록 설계했어요.” 자칫 누군가의 눈에는 휑하게 보일 수 있는 하얀 공간에서 부부는 공간을 함께 즐기고 만들어가는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햇살이 벽에 부딪히며 시시각각 다른 빛과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즐기면서 고집 있게 고른 몇 개의 가구와 희귀 식물들을 국내외에서 하나씩 들일 예정이다. 조금씩 변화할 이곳을 상상하니 때마다 들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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