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집 하나 없는 새 물건과 빈티지가 뒤섞인 포토그래퍼 안상미의 집 #사진가의집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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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집 하나 없는 새 물건과 빈티지가 뒤섞인 포토그래퍼 안상미의 집 #사진가의집

귀여운 복도, 체스판 같은 패턴의 대리석 바닥, 채도 높은 하늘색의 계단 손잡이... 여행지에서 만난 오래된 아파트 같은 건물에 둥지를 튼 사진가 안상미.

이경진 BY 이경진 2022.01.05
일터에서의 도구로 집을 담아봤어요
좋은 장면을 찍고 싶어 눈여겨봤더니 빛이 집에 머무는 시간을 정확히 알게 됐어요. 타인의 공간을 촬영할 때보다 훨씬 관대해지네요. ‘아무렴 어때. 내 집인데’ 싶고요.
 
남편이자 공간 및 가구 디자이너 조현석과 가꾼 집입니다
신혼집에는 거실의 큰 창 너머 조그마한 마당이 있었어요. 초록을 보며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그때 알았죠. 나무가 보이는 집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많은 집을 봤어요. 아파트부터 빌라, 주택까지. 이 집을 보러 왔을 땐 귀여운 복도, 창 너머 보이던 감나무와 소나무, 작은 테라스가 좋았어요. 20년 넘은 빌라 건물이에요. 색유리가 끼워진 창문, 체스판 같은 체크 패턴의 대리석 바닥, 눈이 시릴 만큼 채도 높은 하늘색으로 칠해진 계단 손잡이까지. 여행지에서 만난 오래된 아파트 같은 곳이었죠.
 
조현석이 직접 부부의 안식처를 디자인하고 고쳤어요. 프로젝트 이름이 안상미의 성을 딴 ‘안 홈’이었다죠
도면을 그리는데 프로젝트 이름을 적는 칸이 있기에 바로 ‘An Home’이라고 적었대요. 클라이언트 일을 주로 했기에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며 일하는 프로세스가 익숙해요. 우리 집 공사를 하면서 제가 일종의 클라이언트 역할을 한 셈이 됐어요.
 
많은 곳이 비워져 있는 집이에요. 두 사람 모두 미니멀리스트인가요
물건을 늘어놓는 걸 싫어해서 설계 과정에서 많은 수납공간을 요구했어요. 그 덕에 거실에는 소파, 둘이 밥 먹을 테이블 하나, 긴 선반만 둘 수 있었어요. 옷 방과 각자의 방에 각기 다른 수납장을 마련해서 대부분의 물건은 거기에 둬요. 욱여 넣었죠.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주방 쪽에 있는 유리 블록 창. 새로 만든 게 아니라 원래 건물에 있던 유리 블록이에요. 오후엔 빛이 길게 들어서 건물 외벽을 타고 자라는 덩굴식물들이 아른아른 움직여요. 그걸 보며 요리하는 기분이 참 좋죠.
 
희귀한 빈티지 가구들과 특별히 제작된 가구의 존재감이 빛납니다. 집에서 가장 멋진 역할을 한다고 느끼는 물건이 있다면
대부분의 가구는 남편이 이베이를 통해 사거나 함께 빈티지 쇼룸을 방문해 구매해요. 빈티지와 흠집 하나 없는 새 물건을 모두 좋아해서 함께 뒤섞여 있죠. 애착이 가는 물건은 냉장고예요. 신혼집을 보러 갔을 때 집주인이 사용하던 것인데 색과 디자인이 멋져서 반했어요. 그 분에게 물려받은 거예요. 기기 소리가 좀 크게 나는데 여전히 잘 사용하고 있어요. 예쁘고요.
 
집에 대한 두 사람의 취향은 비슷한가요
취향과 관점이 비슷한 편이에요. 오랜 시간 연애하고 결혼해서인지 그가 뭘 좋아할지 잘 알아요. 그런 걸 저도 좋아하게 됐어요. 설득당한 격이죠. 그런데 저는 귀여운 것도 좋아해서 아직 꺼내지 못한 퀼트 이불이 있어요. 이번 겨울에는 꼭 꺼내 보려고요.
 
이 집의 영감이 된 것
남편이 마르트 반 슈인델(Mart van Schijndel)이라는 네덜란드 건축가를 좋아해요. 특히 그가 설계한 본인의 집을 기록한 내용이 담긴 책을 좋아하는데, 집을 만들며 그 책을 자주 꺼내 봤어요. 볼 때마다 마르트가 작업할 당시의 작업방식이나 태도가 느껴져서, 그것만으로도 이 집을 공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어느 집에서든 ‘나’의 공간이라면 빠질 수 없는 요소는
접시와 그릇과 컵. 젓가락과 숟가락. 나이프와 포크. 화병과 꽃. 주방을 이루는 모든 것들.
 
최근 구매 리스트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소비는
디자이너 론 아라드(Ron Arad)의 책 〈라운드 레일 베드 Round Rail Bed〉와 빈티지 쇼룸 mk2에서 구매한 철제 침대 프레임.
당신에게 집이란
그래도 되는 곳. 뭘 해도 되는 곳. 일할 때는 참고, 놓치면 안 되고, 실수하면 안 되는 것 투성인데 집은 그렇지 않은 곳이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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