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키지 신경 안 쓰고 와인과 양고기를 먹고 싶을 때 찾는 곳. 뼈와 스르륵 분리되는 야들야들한 살에 부추가 이불처럼 덮여서 찜 상태로 나오는 수육 먼저. 8개월 미만의 호주산 램의 생생한 육질을 느낄 수 있는 갈비가 그다음. 들깨 팍 들어간 전골로 마무리. 양고기와 잘 어울리는 갖가지 품종의 레드 와인을 싸 들고 가서 매치하는 재미를 놓치지 말 것.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로 118-1, 02-815-2850

조선 후기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유배되어 10여년간 머물면서 저술 활동을 펼쳤던 전남 강진. 금강산은 그 동네서 모든 재료를 길어 올려 맛깔난 반찬으로 선보이는 삼겹살집이다. 돌판에서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 한 점을 3년 묵은 김치, 파장아찌, 갈치속젖과 순서대로 매치하며 먹는다. 마일드하게 삭혀진 홍어로 나름의 삼합을 만들어 보고 감자탕으로 마무리하면 강력하고 느긋한 충족감으로 앉은 자리에 버터처럼 녹아내린다. 서울 용산구 청파로 303, 02-713-6650

메뉴는 단출. 된장국, 부추 무침 등 찬이 깔리는 동안 소맥을 말고 돼지갈비를 시켜 배를 채운다. 최적의 간으로 제조된 소맥과 달콤짭짤한 돼지갈비는 영혼의 단짝. 하이라이트는 껍데기. 초벌 되어 나오는 캐러멜 컬러의 껍데기는 입에 짝짝 붙는 절묘한 맛을 자랑한다. 드럼통 식탁의 가게 안은 연기로 자욱하고 양 대비 가격이 비싼가도 싶은데 여기 껍데기는 대체재가 없어 종종 생각난다. 아, 애증의 껍데기! 서울 중구 동호로7길 13, 02-2231-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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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사람들과 맛있는 걸 먹을 때 가장 행복한 여자, 안동선의 바로 지금 먹어야 하는 맛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