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이방인, 김민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김민희는 나열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정도로 많은 수식어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히 보여지는 모습으로만 그녀를 정의하고 있는 여타의 언어들은 구차하고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지금까지 정의되지 않았던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촬영스케치.::김민희,데카당스,뷰티퀸,이혁수,여배우들,굿바이 솔로,elle.co.kr:: | ::김민희,데카당스,뷰티퀸,이혁수,여배우들

김민희는 모를 것 같았다. 매일같이 여성들을 괴롭히는 것이 다이어트도 아닌 매일 아침 무엇을 입을까라는 것을. 자신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정의 내린 듯 보이는 그녀가 다른 종족으로만 느껴졌다. 사실은 우리가 세운 근거 없는 이상한 선입견일 뿐인데 말이다. 여태껏 알지 못했던 혹은 외면하고 있었던 그녀의 또 다른 모습을 일곱자 토크로 풀어봤다. 의외로개구쟁이의외였다. 전문가들 손길에 자신의 모든 걸 맡기는 순간, 그녀가 순진한 아이 같은 표정을 지어 보일 줄은 몰랐다. 매번 정형화되지 않은 자신만의 새로운 패션공식을 만들어 내는 그녀였기에 혹시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아닐까 잠시 생각했었다. 언제나 반전은 있는 법. 메이크업 수정할 때 조심스럽게 눈을 감거나 액세서리를 착용할 때 개구진 표정을 짓는 그녀가 점점 귀여워지기 시작했다. 재잘거리며 팀원들과 소통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아마 그랬다면 그 광경이 더욱 더 낯설었을지도) 눈빛과 표정으로 섬세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김민희는 영락없는 배우였다. 가만있어도화보믿기지 않았다. 아니 부질없는 시기심에 믿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카메라 앵글 밖의 모습이 더 화보 같았던 그녀의 모습을. 우리는 심지어 B컷을 찍을 때도 45도의 얼짱 각도유지는 기본, 수백 번의 시행착오에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견뎌낸다. 굳이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면서도 멋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소소한 자존심 때문이다. 이런 우리의 마음은 알 턱이 없는 듯 살짝 웃기만 해도 혹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등 평소 습관을 살짝만 보여주어도 바로 A컷이 되는 그녀는 한동안 유행했던 파파라치 화보의 진리를 말해주고 있었다. 반짝반짝빛나는놀라웠다. 물론 모델이라는 타이틀이 그냥 주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국외 모델이 국내 모델보다 우위에 있다는 이상한 통념이 깔려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녀만은 예외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그녀는 참 독보적인 존재임을 각인시킨다.) 시안 속의 국외 모델보다 더 멋진 포즈와 표정을 선보인 그녀는 조용한 카리스마로 촬영장의 분위기를 압도한다. 의상에 맞는 조그마한 움직임에서부터 자유자재로 변하는 포즈, 미묘한 표정 변화까지, 견고한 프로페셔널한 자질을 다시금 발견하게 된다. 의상을 최고로 표현해줄 뿐 아니라 스스로도 빛나 보일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고 뽐낼 줄 아는 그녀는 태생만은 숨길 수 없는 ‘타고난 모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