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요즘 인스타 언팔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싸운 것도 아닌데 관계를 정리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더라고요.

프로필 by 이채은 2026.02.21

팔로우 버튼을 누르는 데는 1초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언팔로우은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관계가 완전히 끊어진 것도 아니고, 큰 갈등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다만 어느 날부터 피드가 불편해지고, 스토리가 피곤해지고, 메시지를 여는 데조차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때 우리는 조용히 고민합니다. 언팔로우할까, 아니면 소식만 숨길까.


관계 심리학에서는 이를 ‘디지털 경계 설정’이라고 설명합니다. 감정 소모를 줄이기 위한 자발적 선택이죠.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것은 스트레스 관리. 그렇다면 우리는 정확히 어떤 순간에, 아무 말 없이 관계를 정리하게 될까요?



FOMO를 자극하는 인플루언서

주식이 상승장일 때, 투자하지 않은 사람은 쉽게 흔들리곤 해요. 투자와 자산 이야기가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미 불안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그 불안을 더 증폭하는 콘텐츠가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는 것이죠.

@_fionaleah

@_fionaleah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FOMO는 단순한 질투가 아닙니다. 사회적 비교에서 비롯되는 결핍감인데요. 특히 SNS는 선별된 성공과 결과만 노출되는 공간이죠. 수익 인증, 집 구매 후기, 투자 성공담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 비교는 자동으로 작동합니다. 지속적인 자산 과시 콘텐츠 노출은 자기 효능감과 삶의 만족도를 낮출 수 있어요. 그래서 언팔로우는 감정적 반응보다 심리적 관리 전략에 가깝습니다. 질투라기보다는, 멘탈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 선택일 수 있죠.



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대하는 친구

늘 고민 상담으로 연락이 오는 친구. 채팅 창은 하소연으로 가득 차 있죠. 그런데 SNS에서는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집니다. 다른 친구들과 웃고 있는 모습, 여행지에서의 환한 얼굴. 그 간극을 마주할 때 묘한 허무가 밀려올 수 있어요.

@_fionaleah

@_fionaleah

하소연은 친밀함의 표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방적이고 반복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감정을 조절하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타인에게 쏟아내는 행위는 상대의 정서적 자원을 소모해요. 실제로 부정적 감정에 반복 노출될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수치가 상승하고, 장기적으로는 관계 회피 성향이 강화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이 대화가 더 이상 즐겁지 않다는 것을요. 그리고 본능적으로 에너지 보존 모드로 전환해요. 언팔로우는 단절이 아니라 컨디션 관리입니다.



여기는 안 왔으면서

결혼식, 장례식, 큰 병환, 인생의 전환점. 이런 사건들은 관계의 우선순위를 선명하게 드러내요. 초대 리스트를 작성하는 순간부터 이미 한 차례 정리가 이뤄지고, 참석 여부와 대응 방식에 따라 관계의 결이 달라집니다.

@frchhwks

@frchhwks

우리는 그 자리에 누가 있었는지 기억합니다. 사회적 지지는 인간의 심리적 안정에 핵심 요소이기 때문인데요. 특히 위기 상황에서 참여는 관계의 깊이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대소사에 반복적으로 불참하거나 최소한의 연락조차 없다면, 관계는 자연스럽게 재정렬되는 것이죠. 감정적으로 화가 나기보다는, 조용히 선을 긋게 됩니다. 그 버튼은 이미 마음속에서 먼저 눌린 셈이죠.



반복적으로 약속을 어길 때

시간은 감정이 아니라 자원입니다. 아르바이트 일정을 조정했을 수도 있고, 중요한 미팅을 미뤘을 수도 있습니다. 1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이들은 매출을 포기하고 만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약속 뒤에 있는 노력은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분명 존재합니다. 그래서 시간은 관계의 통화와도 같아요.

IMAX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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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남 직전 취소, 반복되는 지각, 상습적인 변명은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려요. 신뢰는 일관성에서 형성되는데, 반복적으로 흔들리면 관계 안정성도 함께 낮아집니다. 심리학에서 인간은 예측 가능한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낀다고 설명하는데요. 반복적 약속 파기는 신뢰 자산을 빠르게 소진시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자연스럽게 정서적 거리를 두게 되죠. 그것도 아주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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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박은아
  • 사진 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