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LVMH PRIZE 주인공, 소시오츠키의 인터뷰 안 궁금해?

일본 남성복 브랜드 소시오츠키가 <엘르> 코리아에 전한 이야기.

프로필 by 박기호 2025.09.04

앞으로 패션계를 이끌어갈 젊고 창의적인 디자이너는 누구일까요? 새로운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후원하는 LVMH 프라이즈. 2025 LVMH 프라이즈의 주인공이 드디어 밝혀졌습니다. 최종 수상자 소시오츠키는 과연 어떤 디자이너일까요?


소시오츠키는 디자이너 오츠키 소시에 의해 탄생한 신진 남성복 브랜드로, 정제된 테일러링과 일본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죠. 전통적인 실루엣을 현대적 감각과 결합이 돋보이는 소시오츠키는 이번 LVMH 프라이즈의 우승자로 선정됐습니다. 그로인해, 상금 40만 유로와 함께 1년간 LVMH 전문가들의 멘토링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요. 영예의 주인공, 소시오츠키를 <엘르>코리아가 패션을 향한 그의 진심을 인터뷰했습니다. LVMH 프라이즈의 주인공이자 패션계를 이끌 새로운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lvmhpr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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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요. 2016년 LVMH 프라이즈 쇼트리스트에 최연소 일본 디자이너로 이름을 올렸고, 올해는 최종 우승을 했어요.

2016년에는 흐름이나 기세가 컸다면, 이번에는 브랜드의 관점과 태도를 명확히 이해받은 것 같아 기뻤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쌓아온 것들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해요.


SOSHIOTSUKI라는 브랜드를 한마디로 설명한다면요.

일본 문화와 테일러링. 이 두 가지가 브랜드의 뿌리입니다.


이번 컬렉션은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버블 경제 시기의 일본 남성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직접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주목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저는 그 시대를 겪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환상처럼 다가왔습니다. ‘재팬 애즈 넘버원’이라 불리던 과잉과 황홀의 이미지를, 역사적 사실보다 스타일화된 이미지와 기억을 통해 바라봤고,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고 싶었어요.

@soshio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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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반영한 컬렉션이 오늘날 세대에게도 울림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은 과거의 가치를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영감의 원천이 있다면.

일상 속 작은 불편이나 어긋난 순간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예전에 의류 수선점에서 소매를 줄일 때 생긴 의도치 않은 구조에서 오히려 아름다움을 발견한 적도 있죠.


날렵한 테일러링에 독특한 디테일이 특징인데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지점이 있다면요.

심지, 어깨선, 포켓 같은 고전적인 테일러링의 문법은 유지합니다. 대신 드레이핑이나 비대칭 칼라 같은 어긋남을 더해요. 과거의 언어로 말하되, 새로운 어조로 전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시즌 중 특별히 애착이 가는 룩이 있을까요.

모든 착을 사랑하지만, 룩 13부터 이어지는 흐름이 그렇습니다. 넥타이를 셔츠 안에 넣는 스타일링에서 출발해, 그 아이디어를 셔츠 구조에 직접 녹여낸 디자인이에요. 이번 테마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soshio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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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HIOTSUKI의 작업에는 ‘댄디즘’이 자주 느껴집니다. 그로인해 고급 소재에 대한 고민과 장인정신이 브랜드에 담기기도 하나요.

저는 고급스러움을 과시하기보다는 구조를 돋보이게 하는 수단으로 씁니다. 장인정신 역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정밀함으로 조용히 말하는 것이죠. 절제된 우아함이 현대적인 댄디즘의 본질이라고 봅니다.


'일본적' 요소를 글로벌 문맥 속에 풀어내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브랜드의 세계관은 어떻게 구축하시나요.

일본 미학에는 ‘마(間)’와 여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모노에는 주머니가 없지만, 옷의 겹 사이에 물건을 두는 사고방식이 있죠. 이 개념에서 착안해 ‘인터라이닝 포켓’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SOSHIOTSUKI는 전통을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그 안의 철학과 구조를 추출해 테일러링 언어로 번역하고자 합니다.


패션 외에 요즘 빠져 있는 취향이 있나요.

결국 모든 길은 다시 패션으로 이어집니다. (웃음)


앞으로 SOSHIOTSUKI를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유행을 좇기보다, 장기적으로 신뢰받는 브랜드.


마지막이에요. 글로벌 무대에서 디자이너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

국제적인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 동시에, 일본적 시선에서 포멀웨어의 의미를 계속 되묻고 싶습니다. 단순히 시장을 따르기보다, 시장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Credit

  • 에디터 박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