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디자인 러버의 본격 도파민 충전 시간 (2)

지구 최대의 디자인 파티 '밀란 디자인 워크 2024'에서 발견한 것들.

프로필 by 이경진 2024.06.01
COSMIC by TACCHINI × FAYE TOOGOOD
아름답고 우아한 가구를 만드는 타치니와 실험적이고 도발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페이 투굿의 만남. 타원에서 영감을 받은 ‘코스믹(Cosmic)’ 컬렉션은 자유분방하면서도 편안한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줬다. 베개를 쌓아 올린 듯한 소파 ‘솔라(Solar)’, 1967년 조 콜롬보가 디자인한 ‘애디셔널 시스템 소파’, 지안프랑코 프라티니(Gianfranco Frattini)의 수납장 ‘세리 500(Serie 500)’이 어우러져 브랜드의 과거와 미래가 한자리에 펼쳐졌다.

LOEWE LAMPS by LOEWE
밀란 팔라초 치테리오의 콘크리트 지하실에 펼쳐진 빛의 축제. 로에베는 24명의 예술가에게 의뢰한 눈부신 램프를 배열해 모험의 장을 열었다. 혁신과 예술 표현에 대한 애정과 존중이 어느 때보다 깊이 느껴져 장인 정신에 빠져들 수 있었다. 막달레나 오둔도가 봉우리를 날카롭게 다듬은 행잉 램프, 지승 공예가 이영순, 말총공예가 정다혜가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완성한 조명을 비롯해 24명의 예술가와 장인이 만든 매력적인 램프로 가득했다.

SUPERWIRE by FLOS
아킬레 카스틸리오니의 ‘타락사쿰 88’과 바버 앤 오스거비, 포르마판타스마,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가 참여한 새로운 조명 시리즈가 어우러져 역사적인 비스콘티 궁전을 몰입형 전시장으로 바꿔놓았다. 특히 평면 유리 패널로 디자인한 육각형 모듈과 12개의 가느다란 LED 스트립으로 구성된 포르마판타즈마의 ‘슈퍼와이어’는 LED가 지닌 빛의 특성을 능숙하게 활용했을 뿐 아니라 수리 시 쉽게 분리 조립 가능한 유리 패널로 고안돼 사용자 친화적이다.

MODERN DRIVE by RALPH LAUREN
랄프 로렌 홈의 새로운 가을 컬렉션 ‘모던 드라이브’는 기능이 곧 디자인이던 시대에 공들여 만든 클래식 카가 지닌 여유와 풍요, 고상한 기품, 날렵하고 단단한 감각을 담아냈다. 모던 드라이브 컬렉션을 상징하는 단 하나의 피스를 꼽는다면 단연 RL-CF1 체어. 미스터 로렌이 소유한 맥라렌 F1 경주용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은 모델이다. 가벼우면서 강력한 캔틸레버 프레임을 표현하기 위해 손으로 눌러 성형한 71 층의 하이테크 탄소섬유로 구성됐다. F1 경주용 차와 동일한 하이테크 탄소섬유다.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 기능을 구현하며 탄생한 아름다움에 대한 랄프 로렌의 애정 어린 헌정.

HORSES IN MY DREAMS by DELCOURT COLLECTION
폰다지오네 무디마 1층을 장식한 ‘델쿠르 컬렉션’의 새로운 컬렉션. ‘내 꿈 속의 말’이라는 주제 아래 승마와 말의 움직임에서 영감 받은 가구를 선보였다. 말의 안장을 연상케 하는 펜던트 조명, 팔꿈치가 닿는 면을 부드럽게 깎아내 편안함을 강조한 소파, 정교한 목공예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테이블과 캐비닛까지. 재료의 아름다움과 섬세한 디자인으로 수준 높은 가구 경험을 구현했다.

LA COCINA by NATALIA CRIADO
올해 알코바 전시의 무대가 된 ‘빌라 보르사니’의 주방이 따뜻한 은빛으로 물들었다. 콜롬비아 출신의 디자이너 나탈리아 크리아도(Natalia Criado)는 금속을 이용해 컵과 수저, 냄비, 커트러리, 화병 등의 식기류와 키친 액세서리를 제작해 왔다. 나탈리아는 과거 주얼리 디자이너였던 이력을 토대로 오묘한 분위기의 컬렉션 ‘라 코치나(La Conina)’를 선보이며 알코바를 방문한 많은 디자인 러버의 이목을 끌었다.


THE HAIR ON PLATE by SEKYUNG LEE
로산나 올란디 갤러리에서 열린 ‘2024 밀란 한국공예전’에는 25명의 작가와 브랜드가 참여했다. 그중 이세경 작가의 그릇은 자세히 들여다봐야 알아차릴 수 있는 매력을 지녔다. 그릇 표면을 수놓은 선은 다름 아닌 머리카락.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순간 기피의 대상이 되는 머리카락은 식기 위에 세밀하게 부착돼 예술품으로 거듭났다.

TAILORED QUALITY by THOM BROWNE × FRETTE
완벽히 갖춰 입은 채로 말쑥한 침대에서 ‘타임 투 슬리프(Time to Sleep)’. 처음 참여한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톰 브라운은 텍스타일 브랜드 프레떼와 손잡고 잊지 못할 공연을 선보였다. 톰 브라운과 프레떼가 만든 캡슐 컬렉션 ‘테일러드 퀄리티’의 프레젠테이션은 신고전주의를 간결하게 표현한 ‘명예의 전당’ 팔라치나 아피아니에 설치된 동일한 크기의 침대 여섯 개에 프레떼의 고급 면 새틴 시트를 씌운 무대에서 펼쳐졌다.

INSIDE by MAGIS
앉으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스펀 체어(Spun Chair)’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헤더윅 스튜디오와 마지스. 그들이 또다시 흥미로운 협업을 시도했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한 의자 ‘인사이드(In-Side)’가 그것. 산업용 재활용 폴리에틸렌 조각을 혼합하고 회전식 성형을 거친 다음, 일부분을 절단해 독특한 단면을 드러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잠재력은 물론, 내면의 아름다움까지 보여주려 했다.

ADAGIO by MUTINA
느릿한 템포를 따라 서로 교차하는 타일의 향연. 무티나는 로낭 부홀렉과 함께 모듈식 월 커버링 타일을 선보였다. 작은 세라믹 조각을 하나하나 연결해 완성한 ‘아다지오(Adagio)’는 다양한 규모와 상황에 맞게 설치 가능하다. 아다지오 외에도 소박하면서 독특한 매력의 화병 시리즈 ‘탈레아(Talea)’와 ‘카미노(Camino)’,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모듈식 캔들 홀더 ‘캔들리에르(Candeliere)’를 공개했다.

BOLTONS by ARTEMIDE
SF영화 속의 작은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램프 ‘볼턴스(Boltons)’는 헤르조그 앤 드 뫼롱과 아르떼미데의 합작품이다. 투명하기 그지없는 몸체는 유리 내부에 기포를 넣는 전통 공예 기법으로 만든 것이다. 그 위에 매달린 디스크 형태의 원형 판은 자석 구(magnetic sphere)로 고정돼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램프 내부의 빛을 제어하거나 반사한다.

MILANO chair by EDRA
에드라는 고혹적이고 독보적인 분위기의 컬렉션을 공개했다. ‘팬텀 테이블(Phantom Table)’은 이름처럼 실체가 없는 유령 같다. 오직 거울로 만든 테이블이 놓이는 곳 어디든 주변 환경의 모습을 흡수해 제 것으로 만든다. 반면 두오모 성당을 연상케 하는 ‘밀라노 체어(Milano Chair)’는 번쩍이는 광택으로 놀라운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양한 색상의 폴리카보네이트를 활용한 이 의자는 하나의 크리스털 공예품 같다.

Credit

  • 에디터 이경진·윤정훈
  • 아트 디자이너 정혜림
  • 디지털 디자이너 김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