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H&M 협업 컬렉션의 새 주인공, ROKH

실험적인 변형을 즐기는 디자이너 황록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염원하는 H&M의 만남.

프로필 by 김명민 2024.04.09
2004년부터 이어진 H&M 컬래버레이션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록(Rokh)이다. 정교한 테일러링과 해체적 디자인으로 클래식한 아이템을 재해석하는 디자이너 황록. 그의 아이디어가 H&M을 통해 다시 한 번 펼쳐졌다. H&M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이자 여성복 디자인 책임자인 앤-소피 요한슨(Ann-Sofie Johansson)과 디자이너 황록을 만났다.


H&M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디자이너들과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앤-소피 요한슨(이하 앤-소피)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구매를 견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디자이너를 끊임없이 모색 중이다. 시그너처 디자인이나 특별한 요소를 가진 브랜드를 찾는다. 희망하는 디자이너 리스트가 따로 있기도 하다.

디자이너 선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앤-소피 협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서로 원하는 방향이 맞아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 디자이너와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Rokh’과의 만남은
앤-소피 한국 패션에 관심을 가졌고, 특별한 한국 디자이너를 찾았다. ‘Rokh’만이 지닌 독특한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Rokh’의 아이코닉한 요소들이 어떻게 녹아들었을지 궁금하다
황록 이번 협업 컬렉션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멀티 버튼이나 후면에서 열리는 디테일 등 초창기부터 사용한 디자인도 볼 수 있다. 특히 버튼 디자인은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고객들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즐기길 바란다.

협업 컬렉션은 어떻게 꾸려졌나
황록 Rokh’이 가지고 있는 ‘Wardrobe(옷장)’ 코드를 활용했고, 일상에서 잘 입을 수 있도록 재해석해서 만들었다. 이브닝드레스부터 클래식한 블랙 팬츠, 트렌치코트 등 에센셜 피스들로 구성했다. 거기에 ‘Rokh’의 시그너처 디테일을 더했다. 커팅이나 버튼 등 재미있는 요소들을 곳곳에 숨겨두었다. 좀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아이템도 있다. 베이식한 후디드 티셔츠부터 소녀적인 잔잔한 꽃무늬가 그려진 톱도 있다.


테일러링 작업도 꽤 중요하겠다
앤-소피 황록이 팀원들과 함께 스웨덴에 있는 H&M 본사에 세 번 정도 방문했다. 황록 H&M 아틀리에에 방문해 직접 커팅도 하고, 패턴 작업도 함께 했다. H&M이 가진 기술력과 Rokh의 노하우가 만나 시너지를 형성했고, 완성도 있게 만들 수 있었다.

이번 컬렉션의 베스트 룩을 꼽는다면
앤-소피 마음에 드는 제품이 많다. 언제 어디서나 활용하기 좋은 블랙 드레스. 후크를 자유롭게 열고 닫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똑똑한 아이템이다. 황록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트렌치코트. ‘Rokh’의 시그너처 디자인 중 하나인 해체적인 커팅 디테일이 잘 표현됐다. 스타일링에 따라 우아한 분위기로 입을 수도 있고, 컨셉추얼하게 시도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이 옷을 어떻게 입을지 궁금하다. 스튜디오는 런던에 있지만 컬렉션은 파리에서 선보이고, 때때로 서울도 오갈 것 같다.


일과 삶의 균형은 잘 유지되고 있나
황록 일과 라이프스타일에 뚜렷한 경계를 두고 있지 않다. 일에서 만족도를 얻기도 하고 일을 사랑하기 때문에 일이 삶이라고 생각한다. 일하는 게 오히려 휴식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순간을 즐기며 살고 있다.

Credit

  • 에디터 김명민
  • 아트 디자이너 정혜림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