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YG플러스에서 만든 아트레이블 '피시스'
여덟명의 작가에게 들은 피시스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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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킴 작가의 ‘마지막 그날, 바람이 스미는 곳에서’(2024).

정수영 작가의 ‘I am More Bored Than This Board’(2024)
피시스의 첫 그룹전을 마친 소감은
오재훈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과 전시해서 영광이었다. 개인적으로 작업 배치가 캐주얼했고, 가구와 함께 전시해 경직되지 않은 분위기가 좋았다. 덕분에 일상을 향유하듯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백하나 여러 작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약해 온 작가들의 작품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전시가 된 장면이 모두 인상 깊었다.
YG플러스의 제안을 받은 순간을 기억하는지? 피시스의 출범과 지향점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
김미영 개성이 뚜렷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시작하는 아트 레이블이라는 점이 신선했다. 예술은 창작자가 만들어내고, 이를 즐기고 공감하는 관람자가 있을 때 더 의미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피시스는 대중에게 보다 흥미롭고 친근감 있게 접근하겠다는 의도가 좋았다. 정수영 일상과 예술 사이의 줄타기는 늘 사랑받는 주제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사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이 항상 느껴지는 것 같다.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사이도 마찬가지다. YG플러스에서 출발하는 피시스의 접근법이 이런 부분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다.오재훈 항상 나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다양한 것을 만들고 실험하는 스타일이라 기존 갤러리와의 관계보다 더 다양한 가능성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러 국적의 소비자와 소통하거나 다채로운 홍보 수단을 사용하고, YG플러스가 지닌 데이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개인 작품이나 전시 홍보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도움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YG 소속 아티스트 혹은 관련 기업과의 협업도 기대 중이다. 채지민 대형 기획사에서 현대미술과 작가를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는지, 또 어떻게 홍보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동시에 기존 갤러리에서 시도할 수 없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첫 전시는 YG라는 회사의 장점을 잘 보여준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자칫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순수회화와 공예, 디자인 영역의 다양한 작품을 집이라는 테마로 불러 모아 가깝지만 가볍지 않게 보여준 것 같다.

오재훈 작가의 ‘Patchwork Lamp #1’ ‘Patchwork Lamp #5’(2024).

정수영x전현지 작가가 협업한 ‘Oyster Plate’ ‘Cilantro Plate’(2024).
첫 기획전 <하우스 오브 테이스트>에서 선보인 각자의 신작에는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예술을 담아냈다
문승지 작업할 때 가장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요소에서 시작되는 작은 키워드에 집중한다. 영감의 시작점은 늘 가까운 일상의 고민이었다. 한 장의 패널에서 버려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한 이번 작품도 일상 속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 시리즈 작업이다. 백하나 삶을 채우는 일상 요소를 캔버스로 옮겨 ‘행복’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전시에 선보인 신작 ‘Quiet Night’에는 풍성한 꽃 사이에서 시든 꽃 한 송이를 든 캐릭터가 있다. 시든 꽃에서도 긍정을 찾고 싶은 바람을 담았다. 작품 속의 물결들은 멀리서 보면 직선처럼 평온해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요동치듯 수많은 물결로 다양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삶을 표현했다. 전시 기간 중 작품 속 인물에서 자신의 모습을 봤다며 공감하는 관객이 많았다. 오재훈 누군가를 환기시킬 수 있는 장치라면 모두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선보인 작업도 어떤 정의를 담기보다 관람자가 캐주얼하게 감상하며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길 바랐다. 보킴 전시에서 선보인 시리즈 ‘아로새기다, When Light Is Put Away’는 내가 쓰는 일기와 즐겨 듣는 노래, 시, 자연이 주는 풍경과 색에서 영감을 받았다. 전시 목적과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했다.

오재훈x김미영 작가가 협업한 ‘Weaved Wave’(2024)

백하나 작가의 ‘Quiet Night_01’(2024).
정수영 전현지 작가와 ‘식재료들이 그림으로 올라간 그릇’이라는 주제로 함께 작업했다. 서로 생각나는 재료들을 그릇에 담아 각자 취향이 담긴 식사 장면을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현지 작가의 세라믹이 지닌 자연스러운 표면이 내 리넨 캔버스처럼 느껴져 흥미로웠다. 전현지 질감이 두드러진 세라믹 웨어에 정수영 작가의 디테일한 세밀화가 잘 표현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이악크래프트의 컬렉션 중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선택한 세라믹 웨어다. 김미영 평소 지인들로부터 내 작품을 원피스나 블라우스로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오재훈 작가를 통해 처음으로 패브릭에 작품을 더하는 작업을 실현할 수 있었다. 평면 회화를 다양한 패브릭 위에 프린트하고 조명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내가 생각하는 오브제의 분위기를 추상적인 키워드로 나열했는데, 오재훈 작가가 멋지게 구현해 줘서 놀라웠다. 오재훈 김미영 작가의 그림이 해체되면 어떨까 궁금했다. 미팅 당시 김미영 작가가 자신의 작업이 인쇄된 원단을 직접 ‘위빙’해서 가져왔는데, 그것에 착안해 ‘위브드 웨이브(Weaved Wave)’ 조명을 만들었다. 김미영 작가의 그림이 지닌 특징 중 하나가 반복이기도 해서 가로 · 세로선이 교차 · 반복되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채지민 작가의 ‘The Old Man and Incomplete Structures’(2024)

김미영 작가의 ‘The Painter's Garden’(2024)
공예, 도예, 가구디자인, 회화 등 서로 다른 분야가 한데 모인 전시다.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작품은
채지민 정수영 작가와 전현지 작가의 협업이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 전시 때 작은 접시 두 개를 구매했다(웃음). 각자의 아이덴티티가 강한 작가들의 협업은 종종 불협화음을 내기도 하는데, 기획 단계부터 결과물까지 신선하면서도 조화로운 협업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보킴 오재훈 작가의 스탠딩 램프. 내가 작품에서 한지를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빛을 품기도, 내뿜기도 하는 성질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오재훈 작가가 사용한 텍스타일과 러프하지만 디테일한 이음매, 겉과 속의 패턴이 모두 보이면서 텍스타일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빛까지 모두 흥미로웠다.

전현지 작가의 ‘Song#14’(2024).

문승지 작가의 ‘X Chair 8.XC.SS.24’(2024).
각자 일상에서 예술을 즐기는 방법을 공유해 준다면
오재훈 좋아하는 것을 오래, 면밀히 들여다본다. 백하나 아트 토이, 화병, 코덱스 식물 등 특별한 형태의 제품을 가까이 두는 것. 전현지 공들여 만든 공예품, 디자인 체어 등 늘 곁에 두고 사용한다. 또 꼭 값비싼 것이 아니더라도 잘 만들어진 그릇에 마음대로 음식을 담아 즐기는 일 역시 매일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김미영 장르를 구분 짓지 않고 끌리는 미술 작품과 음악, 디자인, 패션, 음식까지 다채롭게 접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신기하게도 서로 관계없어 보였던 각각의 예술에서 묘한 공통점이 보이는 것 같다.
K아트 작가로서 앞으로 바람은
채지민 코로나19 이후 예술을 즐기고 소비하는 방식이 다양해졌다. 그만큼 인식이 대중화되고, 관람자에게 가까워졌다는 의미다. 최근 현대미술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시장의 중심인 작가들도 사명감을 갖고 즐겁게 작업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Credit
- 에디터 권아름
- 사진가 맹민화
- 아트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디자이너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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