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쿠션의 중심에서 리퀴드를 외치다

“쿠션만 쓰다가 간만에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바르니 신세계였어요!” 쿠션에 가려져 빛을 못 보던 리퀴드 파운데이션들, 역시 구관이 명관이다

BYELLE2017.01.03

몇 달 전 <엘르> 태국 뷰티 디렉터에게 메일을 받았다. K뷰티의 상징인 쿠션 팩트에 대한 의견을 묻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나에게 이런 반응을 기대했으리라. ‘K뷰티의 혁신적 발명품인 쿠션은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고, 요즘 한국 쿠션 트렌드는 이거야. 나는 이 쿠션 없이는 절대 집 밖을 나가지 않지!’ 그녀의 기대에 부응할 것인가, 내 의견을 솔직히 적을 것인가. 선택은 후자였다. ‘광 피부를 연출하는 데 물론 쿠션도 좋지만, 솔직히 난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선호해’라고 운을 뗀 뒤 메일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스킨 트렌드를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리얼’. 하이라이팅, 블러셔, 셰이딩까지 3단 콤보로 완성되는 컨투어링 기법은 한물간 테크닉이 되고 화장 안 한 것처럼 보이는 일명 ‘노 메이크업 메이크업’이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들은 더욱 쿠션에 열광했다. 짧은 시간 내에 얼굴 전체를 커버할 수 있고 컨실러나 파우더 없이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커버력을 얻을 수 있으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물 위에 기름 뜨듯 피부에서 들뜨거나 화장이 밀리는 단점을 분명 느끼면서도, 이마저 쿠션을 두드려 덮어버리곤 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소비자들이 이토록 쿠션에 홀릭하는 사이 리퀴드 파운데이션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는 사실이다. 피부 결을 따라 촘촘히 스며들 듯 얇게 밀착되거나, UHD TV 화면에도 굴욕 없는 커버력에 비해 깃털처럼 가볍거나, 안티에이징 기능성이 더해지거나! 까다롭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한국 여성들의 니즈에 쿠션보다 오히려 리퀴드 파운데이션이 더 적합해 보일 정도다. 프리랜스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범석 역시 “정교한 피부 표현이 필요한 화보 촬영현장에서는 반드시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쓴다”고 말한다. 물기 어린 광 피부와 섬세한 펄감이 도는 시어 피부, 보송하지만 윤기 도는 세미 매트 피부,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한 매트 피부까지, 원하는 니즈에 딱딱 맞는 텍스처를 고를 수 있는 건 리퀴드 파운데이션뿐. 쿠션은 수정용이나 휴대용 제품으로 여기는 게 옳다는 것이다. 바르는 방법을 비교해도 리퀴드 파운데이션이 한 수 위다. 브러시로 얇게 바르냐, 스펀지로 쓸고 두드리는 걸 반복하느냐, 손가락으로 가볍게 터치하느냐, 손바닥으로 감싸듯 바르느냐에 따라 마무리감이 모두 미세하게 다른 데 비해 쿠션은 내장된 퍼프로 두드리는 것만이 최선. 한 마디로 리퀴드 파운데이션으로 누구나 메이크업 아티스트에 빙의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엘르> 태국 뷰티 디렉터에게 보낸 메일은 이렇게 끝맺는다. ‘단지 간편하다는 이유로 계속 쿠션을 고집한다면, 리퀴드 파운데이션의 수많은 장점을 결코 느낄 수 없을 거야. 좋은 제품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고, 내 피부에 꼭 맞는 제품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발라보는 재미도 얼마나 큰데 내가 왜 이것들을 포기해야 해?’
변덕스러운 피부 상태에 맞춰 매일 다른 스킨케어 제품을 바르는 귀찮음도 마다하지 않는 한국 여성들이 정작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하는 피부 화장을 쿠션 하나에 의존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쿠션 쓰다가 간만에 리퀴드 파운데이션 바르니까 정교한 표현이나 지속력 면에서 확실히 달라요. 소량으로도 얼굴 전체에 얇게 바를 수 있고 덧바르면 컨실러가 필요없어요.” <엘르> 뷰티 에디터 천나리가 느낀 신세계를 당신도 느끼고 싶다면, 에디터들이 선택한 다음 리퀴드 파운데이션들을 눈여겨보고 꼭 테스트해 보길.

 

 

ELLE recommends

뷰티 디렉터 김미구
Profile 스킨케어 기능도 포기할 수 없다. 낮 동안 쿠션을 덧바르기 때문에 뭉치면 무조건 아웃.

The classic 영양크림을 바르는 듯 극강의 질감에 자연스러운 톤 보정 효과를 선사하는 크레마 누다 수프림 글로우 크림, 22만원, Giorgio Armani.
The latest 섬세하게 빛나는 광채 피부를 완성. 내장된 사선 커팅 브러시로 더욱 얇고 고르게 밀착할 수 있는 수블리마지 르 뗑, 18만2천원, Chanel.

 

 

뷰티 에디터 정윤지
Profile ‘뭘 발랐다’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건 사절. 내추럴하고 가벼운 마무리감을 선호한다.

The classic 얇고 가볍게 발리면서도 피지 조절 효과가 있어 지성 및 복합성 피부에 적합한 디올스킨 포에버 플루이드 파운데이션, 7만3천원, Dior.
The latest 바르는 순간 물을 끼얹은 듯 몽글몽글한 텍스처가 시간이 지날수록 피부에 착 달라붙는다. 특별한 도구 없이도 순식간에 펴 바르기 좋은 워터 블랜드, 6만원대, Make Up For Ever.

 

 

뷰티 에디터 천나리
Profile 풀 메이크업의 달인. 커버력이 중요하지만 두껍게 발려서는 안 된다.

The classic 팟 타입의 컨실러와 함께 구성. 덧바르거나 믹스해서 발라도 내 피부처럼 자연스러운 스킨 캐비아 컨실러 화운데이션 SPF 15, 28만6천원, La Prairie.
The latest 편안하게 밀착되지만 완벽한 커버력을 갖춰 잡티, 다크서클을 손쉽게 가릴 수 있는 워터프루프 파운데이션/컨실러, 9만8천원, Tom Ford Beauty.

Keyword

Credit

  • editor 정윤지
  • photographer 전성곤
  • digital designer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