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퇴근길 책한잔

월요일 퇴근길, 한 잔 어때요? 염리동 책방 ‘퇴근길 책한잔’에서.

프로필 by ELLE 2015.08.03
DEXT5 Editor

마이너리그 아닌 마이너리그. 매스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놓치기 쉬운, 그러나 놓치면 아까운 주옥 같은 이야기들을 공유합니다. 월요일에 만나요!

 

 

 

고민이 생겼다. "먹는 양에 비해 살 안 찌는구나, 너"라는 가장 명예로운 칭찬을 언제 들었는지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대신 "어제 또 뭐 먹고 잤니"라는 날카로운 질문들만이 도돌이표처럼 돌아오고 있다. 먹으면 먹는 대로 살이 찌는 신체 변화를 두고 웃어른들은 ‘나잇살’이라고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그렇다. 복리처럼 불어나는 나잇살. 이것에 힘을 더해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술이다. 금요일은 ‘불금’이니까 술, 토요일은 토할 때까지 술, 일요일은 일하러 가기 전 날이니까 술…. 이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맥주 한 잔 마시지 않는 퇴근길은 재미가 없는 걸... 싶은 와중에 발견한 이곳! 마포구 염리동 골목에 위치한 ‘퇴근길 책한잔’이다.

 

 

 

 

 

 

 

 

 

 

 

 

 

 

 

얼마나 건전한 이름인가. 술이 아닌 책 한잔 권하다니. 그래, 술 대신 책! 1월 1일 새해 목표를 적어 내리듯 신성한 기분으로 들어서게 되는 이곳은 독립서점이라고도 부르는 소규모책방이다. 개인이 만든 책, 사진집, 소소한 문구류 등을 모아놓은 작은 공간은 여느 독립서점과 다르지 않다. 퇴근길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가더라도 시집 <시집살이>, ‘몰라서 못하나’ 스티커 등 누군가의 재기 넘치는 결과물들에 피시식 웃게 될 거다.
그러나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벌어지는 행사들이다. ‘책 듣는 밤’이라는 이름으로 낭독회를 열기도 하고 영화를 상영하기도 하며 독서토론회를 빙자한 수다 모임을 갖기도 한다. 요즘은 휴가철을 맞아 매주 금요일마다 ‘여름영화 4편’을 상영하는데, 지난 금요일의 첫 상영작은 프랑스 감독 에릭 로메르의 1983년작 <해변의 폴린느>였다. 입장료는 당연히 무료. 그러나 퇴장시에는 '유료’가 될 수도 있다. 이곳은 와인과 맥주도 있는 북&펍 공간이기 때문이다! 와인과 함께 시를 읽고 맥주와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책방. '책 한잔' 어찌 하지 않을 수 있으리. 문화를 즐기며 곁들이는 술 한잔에 몸무게가 늘어나도 양심의 가책은 조금 줄어들 것 같다. 마음의 살도 함께 찌니까.

  

 

 

'책 듣는 밤' 낭독회의 풍경.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영화 상영회가 열린다. 상영작 <네 멋대로 해라>의 한 장면.

 

 

여름휴가철을 맞아 기획한 '여름영화 4편' 상영회. 첫 상영작 <해변의 폴린느>의 한 장면.

 

 

단, 8월 4일까지는 문을 닫는다. <해변의 폴린느> 상영회를 마치고 '해변'이 그리워진 주인장이 급히 부산으로 여행 떠났다는 소식. 8월 7일 예정인 여름영화 두 번째 상영회 소식 및 불시에 생기는 재미난 이벤트들은 ‘퇴근길 책한잔’ 페이스북에서 확인해 볼 것! www.facebook.com/booknpub

 

 

 

Credit

  • COURTESY OF BOOKNPUB
  • CONTRIBUTING EDITOR KIM EUN 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