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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꽉찬 '국산'차

연비 좋은 수입차, 잘생긴 수입차, 가격대 성능대비 최고의 수입차들을 등지고 국산차를 선택하는 이유가 애국심 때문만은 아닐 거다. 그렇다면 온갖 비난을 퍼부으면서도 국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뭘까. 하반기에 주목해야 할 국산 신차 소개는 덤이다.

프로필 by ELLE 2014.09.12

1 현대 쏘나타(LF) 하이브리드
쏘나타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중형 세단의 베스트셀러다. 최신 모델은 현대가 본질에 충실하게 만들었다고 자부했는데, 시승해 본 사람들의 평가도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다. 다만 2.0ℓ 휘발유 엔진은 성능과 연비가 탁월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 그러나 올가을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오면 적어도 연비 걱정은 덜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전기모터로만 달릴 때 정적에 가까운 조용함은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가 될 것이다.

 

2 현대 AG
그랜저보다 좀 더 고급스럽고 넉넉한 차가 필요한데 제네시스를 사기에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현대는 그런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으로 새 모델을 만들었다. 지난 5월에 열린 부산국제모터쇼에 선보인 AG가 그 주인공이다. AG는 이 차의 개발 프로젝트 이름이고, 10월쯤 판매가 시작될 때는 다른 이름이 붙을 예정이다. 뒷좌석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차인 만큼 어른 모실 일이 많은 가정이나 기업체 중역을 위한 업무용으로 어울릴 듯하다.

 

3 르노삼성 SM5 D
수입 세단과 달리 국산 중형 세단은 휘발유 엔진 모델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들어 그런 흐름이 바뀌고 있는데, 르노삼성 SM5 디젤이 좋은 예다. 디젤 엔진이 힘과 연비가 좋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는데, SM5 디젤은 그중에서도 연비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만든 차다. 배기량이 1.5ℓ인 작은 엔진을 얹었지만 디젤 엔진 특유의 뚝심 덕분에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무리가 없다. 꾸밈새가 너무 간결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만큼 가격도 저렴하다. 복합연비 16.5km/ℓ, 2580만~2695만원.

 

4 기아 쏘렌토(UM)
레저용 차에 강한 기아는 완전히 새롭게 바뀐 쏘렌토를 내놓으며 가족이 함께 어디로든 떠나라고 부추기고 있다. 이전 모델은 현대 싼타페와 비슷한 크기였지만, 새 쏘렌토는 싼타페와 맥스크루즈의 중간 정도로 훨씬 더 커졌다. 실내공간도 함께 넓어져 여러 용도로 활용하기에 더 좋아졌다. 카니발과 함께 놓고 저울질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주행안전성을 높여주는 4륜구동 장치는 쏘렌토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2.0 디젤 모델은 2765만~ 3350만원, 2.2 디젤 모델은 2925만~3436만원.

 

5 기아 뉴 카니발(YP) 하이브리드
정통 미국식 미니밴 개념으로 만들어진 차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1인승 모델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뉴 카니발은 이전보다 실내공간이 넓어지고 꾸밈새도 훨씬 더 깔끔해졌다. 이 차의 포인트는 접으면 실내 바닥과 같은 높이로 평평해지는 맨 뒷좌석. 모든 좌석이 항상 사람으로 가득 찰 일은 드물 테니, 사람과 짐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레저 활동용이나 업무용으로 안성맞춤이다. 복합연비 11.2~11.5km/ℓ, 11인승 기준 2720만~4580만원.

 

 

요즘 자동차 뉴스 헤드라인에 수입차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아닌 게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수입차가 거리를 달리는 모습을 더 자주 접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수입차 판매가 아무리 늘어도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자동차의 절대 다수는 국내 자동차 회사가 우리나라 공장에서 생산된 국산차다. 수입차 오너가 꾸준히 늘고 있기는 해도 수입차가 대중화되려면 아직 멀었다는 뜻이다. 수입차와 성능이나 품질 차이가 뚜렷했던 과거와 비교해 요즘 국산차는 여러 면에서 그 갭이 줄어들었다. 선택의 폭이 좁고 개성 있는 모델이 별로 없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인데, 그런 무난함과 보편성은 오히려 국산차의 강점이기도 하다. 국산차 베스트셀러 선두 자리를 오르내리는 현대 쏘나타와 그랜저 같은 차들은 4도어 세단이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보수적인 장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가족용이나 업무용으로, 택시나 렌터카같은 용도 변경에도 딱히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을 정도의 주행성능을 가졌다. 과거에 비해 값이 내렸다 해도 여전히 그때와 비슷한 수입차와 비교해 꾸밈새가 제법 고급스럽고 편의장비가 풍부한데 비해  가격적인 매력도 있다. 디자인과 이미지는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남들 시선에도 썩 ‘꿀리지’ 않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전국 어느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정비와 수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베스트셀러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산차가 지닌 장점이겠다. 국산차 인기 모델과 해외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수입차들이 우리나라에서 유독 기를 펴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요즘 주류 장르라고 할 수 있는 세단이나 도시형 SUV를 놓고 보자면 해외에서의 국산차에 대한 평가와 판매 성적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해외에서 더 점수를 따고 있는 듯한 인상도 받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팔이 안으로 굽는 이유는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가장 잘 반영되어 있다는 국산차의 변함없는 진리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이 차들은 ‘대세’ 역할을 해 나갈 것이 분명하다.

 

 

 

Credit

  • writer 류청희(자동차 평론가)
  • EDITOR 채은미
  •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