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제인킴을 만나다!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의 위너가 되고 최고의 뮤지션과 스트리트 패셔니스타들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재능 있는 영 코리언 디자이너 3인. 김민주, 제인킴, 서혜인은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이란 문화 코드를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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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인킴의 다양한 레이블 심벌들.
2 제인킴의 2014 프리폴 컬렉션.
3 아름다운 오리가미가 넘쳐났던 2014 F/W 컬렉션의 디테일 컷.
 
 
 
 
 
 
4 제인킴의 2014 프리폴 컬렉션.
5 노트북에 빼곡하게 정리된 디자인 스케치.
6 한국 전통 의상에서 영감을 얻은 2013 F/W 컬렉션 룩북. 
 
 
JANE KIM 23세. 모스크바
@pagejkim
 
오리엔탈을 사랑하고 한국인 이름을 가진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디자이너. 성장 배경이 특별한데 사실 오리지널리티는 100% 한국인이지만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태어나 열한 살 때까지 자랐다(부모님도 마찬가지). 그 후엔 러시아에서 줄곧 자랐고. 한국말을 전혀 모르지만 한국의 정서와 문화에 대한 애착이 있다.
 
소녀 제인은 어땠나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세 살 때쯤 오래된 커튼을 잘라 인형 옷을 만들었단다. 여섯 살 때부터 드로잉을 즐겨 그렸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유치원에 갈 때 어떤 옷을 입을지’가 여섯 살 꼬마의 인생 최대 고민이었으니 말 다했지.
 
그때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나 정확히 말하면 단순히 ‘디자이너’를 꿈꾼 것 같다. 차츰 인형 옷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면서 되돌아보니 그게 ‘패션 디자인’이었단 걸 확신했지.
 
어릴 적 경험이 많은 영향을 주었겠다 물론. 스케치를 많이 하다 보니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방대하다. 원하는 대학에 무턱대고 그 포트폴리오를 들고 갔는데 시험 없이 입학했다!
 
당신의 옷에는 오리엔탈리즘이 강하게 묻어난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양적인 것은 늘 영감의 대상이라 모든 컬렉션에 아시아 코스튬 요소를 가미한다.
 
특히 2013 F/W 컬렉션에서 한국의 ‘갓’을 씌운 스타일링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본 실제 갓의 직선적이고 강한 인상에 매료돼 자랑스러운 한국 의상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국적인 요소는 브랜드 심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내 이름의 약자인 ‘JK’와 ‘김’의 합성어다. 한국에서 만난 타이포그래퍼의 손길로 탄생했는데 일종의 고국에 대한 헌정이랄까.
 
‘제인 킴’ 하면 디테일이 빠질 수 없다 디자인에 힘을 불어넣는 디테일은 실루엣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라 스케치하는 과정부터 디테일의 모양과 컬러 등을 철저하게 계산한다.
 
혹시 완벽주의자인가 나 스스로도 놀랄 만큼.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고요함과 시가렛.
 
하나의 디테일 피스를 만들기까지 얼마나 걸리나 약 2, 3일.
 
최근 컬렉션 역시 정교한 오리가미 디테일로 가득하던데 메인 테마는 ‘디자이너들(Designers)’. 뉴욕과 밀란의 갤러리에서 본 아티스트 후앙 미로, 앙리 마티스 등의 작품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게 된 후 팬이 된 한국인 일러스트레이터 김범규(@bekei)의 페인팅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작품에 대한 오마주를 오리가미로 표현했다.
 
패션 디자이너로는 누가 가장 영감을 주나 러시안 디자이너 비카 가진스카야. 러시아 패션 산업의 열악한 조건을 딛고 젊은 디자이너의 가능성을 보여준 케이스. 그녀의 성공 궤도를 잇고 싶다.
 
카를라 오디, 옥산나 온 등 많은 프레스들이 당신의 옷을 칭찬했다 나도 많이 놀랐다. 그녀들이 직접 스트리트 패션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보도 해주곤 하는데 그저 고마울 뿐이다. 최근 각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도 속으로 ‘와우(Wow)!’를 수없이 외쳤다. 특히 한국 매거진과의 인터뷰는 <엘르> 코리아가 처음이라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당신의 넥스트 컬렉션의 테마가 어느 나라가 될지 마치 월드컵 조 추첨만큼이나 기대된다 나도 늘 신난다! 다음 컬렉션은 반갑게도 ‘한국’이다. 지난 달 <엘르>와 만남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뉴 컬렉션에 쓰일 아름다운 한복 원단을 공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덕분이었다.
 
어떤 극적인 요소가 등장하나 나를 변화시킨 것을 표현할 계획인데 구체적인 구상은 아직 없다. 다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한국 문화와 관련된 모습일 것이다.
 
Credit
- editor 유리나
- PHOTO GETTY IMAGES/멀티비츠
- DESIGN 하주희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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