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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레이첼이 사는 동네가 15분 도시?

아, 15분 도시가 뭐냐 하면요.

프로필 by 차민주 2024.01.10
 프렌즈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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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프렌즈>를 보면, 문득 등장인물들이 사는 동네가 무척 살기 편해 보인다는 생각이 듭니다. 캐릭터들은 레이첼이 일하는 카페에서 대화를 하다가도 갑자기 가까운 빨래방으로 이동하는가 하면, 곧장 모니카의 거실로 돌아와 게임을 하기도 해요. 필요한 건 모두 가까운 거리에 존재하는 ‘15분 도시’를 보는 것 같았죠. 여러분은 15분 도시, 혹은 20분 도시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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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도시’는 2016년 콜롬비아의 도시 계획가 카를로스 모레노가 제안한 개념인데요. 집에서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 내에 대부분의 생활 서비스를 배치한 환경을 뜻합니다. 뛰어난 편리성으로 도시 생활을 새롭게 정의하는 15분 도시. 걸어서 몇 분 이내에 편의점, 공원, 우체국 등이 있다면 여러분도 15분 도시에 살고 있는 것이겠죠?
 
 

엔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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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도시는 팬데믹으로 우리의 생활 반경이 대폭 줄어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로 주목받았어요. 패션 업계에는 집으로부터 1마일 반경 안에서 입는 ‘원 마일 웨어’ 트렌드가 생겼는데요. 마찬가지로 도시디자인 업계 역시 단거리 생활권에 알맞은 15분 도시를 조명했죠.
 
그런데 15분 도시가 엔데믹을 맞은 지금도 업계에서 뜨거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령 세계 최대 건축회사 겐슬러는 ‘20 Minutes Cities’를 2024년 키워드로 꼽았습니다. 엔데믹 이후 도시의 중심 업무구역을 일상지향적으로 개선하는 데에 연결성과 효율성이 뛰어난 15분 도시는 여전히 매력적인 개념이거든요. 더해, 도시 계획가들이 입이 마르도록 이를 강조하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사람보다 환경에 더 좋은 개념

사실 15분 도시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해요. 짧은 거리에 필수적인 인프라가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자동차 사용이 줄어듭니다. 도로의 오아시스(Traffic-free Oasis)라고 불리는 영국 킹스크로스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텐데요. 호주 멜버른 역시 2017년부터 20분 동네를 목표로 문화 서비스 시설을 가깝게 배치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요. 결국 교통수단 탄소 배출을 저감할 의무가 있는 도시 입장에서는, 시민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행동을 자발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이 개념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죠.
 
Unsplash, 영국 킹스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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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미 인프라가 굳어진 상황에서 도시 재개발은 어마어마한 투자 비용이 들어요. 또, 주거 도시 인프라의 성장이 오히려 업무 중심 도시의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도 있어요. 15분 도시가 당장 상용화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Credit

  • 에디터 차민주
  • 사진 Unsplash/NBC <프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