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예능 어벤져스! 다섯 명의 여자 예능 PD가 한자리에 모였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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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예능 어벤져스! 다섯 명의 여자 예능 PD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토록 흥미로운 '온 앤 오프'가 있을까.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K 예능'이란 재미난 판을 이끌고 있는 다섯 예능 PD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마루 BY 이마루 2023.08.05
박희연이 입은 베스트는 Marni. 스커트는 COS. 슈즈는 Prada. 방글이가 입은 아우터웨어는 Vocavaca. 팬츠와 스커트는 모두 Zara. 윤신혜가 입은 셔츠는 Vegan tiger. 원피스는 COS. 이선영이 입은 드레스는 COS. 아우터웨어는 Adidas. 최정남이 입은 레더 코트와 네크리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희연이 입은 베스트는 Marni. 스커트는 COS. 슈즈는 Prada. 방글이가 입은 아우터웨어는 Vocavaca. 팬츠와 스커트는 모두 Zara. 윤신혜가 입은 셔츠는 Vegan tiger. 원피스는 COS. 이선영이 입은 드레스는 COS. 아우터웨어는 Adidas. 최정남이 입은 레더 코트와 네크리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방글이가 입은 재킷과 이너 웨어 베스트, 팬츠는 모두 Clair de Sage. 윤신혜가 입은 재킷은 YCH. 벨트는 Prada. 박희연이 입은 이너 드레스와 톱과 팬츠는 모두 Zara. 재킷은 Clair de Sage. 캡은 Celine. 이선영이 입은 재킷과 스커트는 모두 Fayewoo. 슈즈는 Miu Miu. 최정남이 입은 수트 세트업은 Foyer. 이너 웨어 베스트는 COS. 슈즈는 Dr.Martin.

방글이가 입은 재킷과 이너 웨어 베스트, 팬츠는 모두 Clair de Sage. 윤신혜가 입은 재킷은 YCH. 벨트는 Prada. 박희연이 입은 이너 드레스와 톱과 팬츠는 모두 Zara. 재킷은 Clair de Sage. 캡은 Celine. 이선영이 입은 재킷과 스커트는 모두 Fayewoo. 슈즈는 Miu Miu. 최정남이 입은 수트 세트업은 Foyer. 이너 웨어 베스트는 COS. 슈즈는 Dr.Martin.

 

윤신혜

 
PROFILE 현 Mnet CP. 2022 ‘MAMA Awards’ 리브랜딩 및 총연출. ‘KCON’ 〈엠카운트다운〉 등을 연출하며 K팝의 글로벌 화에 큰 역할을 했다. 〈걸스플래닛999: 소녀대전〉 총괄 프로듀서로 케플러를 탄생시킨 글로벌 스타메이커. 기존  걸 그룹 멤버나 솔로 여성 아티스트들을 조합하는 프로젝트 〈퀸덤퍼즐〉의 총연출을 맡았다.
 
 
엠넷(Mnet)과 티비엔(tvN) 소속 다섯 명의 여성 PD가 한자리에 모였다.
 
처음 시사 프로그램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여성이 나 혼자였다면 엠넷은 예전부터 여성이 많은 환경이었다. 음악, 예능 부문은 감정 동기화가 높은 상대적 특성이 보다 잘 발현될 수 있는 분야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일할 때 마지막까지 놓지 않고, 끝까지 나를 증명하려는 의지가 강하지 않았나 싶다.
 
2022년 ‘MAMA Awards’는 굉장했다. 4세대 걸 그룹 다섯 팀의 합동 무대부터 제이홉 솔로, 카라 컴백 무대가 오사카 쿄세라 돔에서 펼쳐졌다. 총연출자로서 들려줄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카라가 컴백할 것이라는 소식을 일찍부터 접했다. 카라는 K팝 걸 그룹 최초로 도쿄 돔 공연을 했던 팀이다. 세대 간의 연결 고리가 되는, 의미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컸다. 리허설 때부터 멤버들이 울컥하는 게 느껴졌고, 본무대에서 카라가 소개되는 순간 관객들 모두 자연스럽게 기립하는 걸 보며 소름이 끼쳤다. 뭉클했던 순간이다. BTS는 ‘MAMA’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아티스트다. 제이홉의 무대 장악력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지만 ‘방화(Arson)’를 부르기 전, 돌출 무대에서 아티스트가 첫 곡을 부르는 3분 남짓한 사이, 가스관을 연결해 불타오르는 연출을 해내야 하는 미션이 있었다. 리허설 때는 잘되지 않던 연출이 본무대 때 1분 만에 성공하더라. ‘세팅 완료됐습니다’를 듣고 육성으로 “나이스!”를 외쳤다. 정말 현장의 힘은 존재한다.
 
‘MAMA’ ‘케이콘(KCON)’ 〈엠카운트다운〉(이하 〈엠카〉)까지. K팝 컬처 플랫폼으로서 엠넷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프로그램과 함께해오고 있다
 
돌아보면 쇼와 음악을 항상 좋아하긴 했다. VJ가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던 시절부터 일을 시작해 언젠가 시상식을 연출하고 싶다는 목표 정도만 있었는데 2011년 ‘MAMA’ 총연출을 맡으면서 일찍이 꿈을 이뤘다. K팝이 가장 글로벌하게 성장하던 시기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걸스플래닛999: 소녀대전〉과 〈퀸덤퍼즐〉은 엠넷의 또 다른 정체성인 ‘서바이벌’ 포맷을 살린 방송이다. 걸 그룹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방송적인 면에서는 걸 그룹이 대중적으로 좀 더 사랑받고, 피드백이 풍부한 지점이 있다. 예전에 비해 걸 그룹 멤버들이 자신의 이야기와 개성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고, 그런 면모를 대중도 호의적으로 보는 부분이 생기기도 했다. 경연을 통해 건강하게 자신의 열정을 드러내고, 팀을 이뤘을 때 보여지는 특유의 연대감을 지켜보는 것도 즐겁다.
 
대형 기획사의 영향력이 나날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지난 6월 방영을 시작한 〈퀸덤퍼즐〉은 ‘기회의 창구’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역할에 충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떤 책임감을 의식했나
 
올해부터 〈엠카〉 연출을 다시 맡았다. 그룹이 정말 많은데 꾸준히 음악방송을 하다 보면 보석 같은 사람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그룹을 제외하면 몇 달 동안 컴백을 준비해도 아티스트가 설 수 있는 무대가 길어야 3주인 활동 기간을 제외하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퀸덤퍼즐〉은 ‘이 사람들이 한 그룹이면 어떨까’ 같은 대중적 호기심과 무대를 향한 아티스트의 욕구가 만나 탄생했다. “입덕하게 될 것 같다”는 반응이 가장 뿌듯하다. 나도 경연 때는 항상 숨 죽여 본다.
 
무대연출의 장인이 아닐까 싶다. 특히 기억에 남는 무대는
 
정말 어디서도 못 본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사명감 같은 게 있다. 개인적으로는 〈기생충〉 〈오징어 게임〉 OST로 전 세계 모두가 아는 음악을 만들어낸 정재일 씨의 피아노 선율 위에 타이거 JK 그리고 스트레이 키즈의 방찬, 창빈, 한이 랩을 했던 지난해 ‘MAMA’ 오프닝 무대가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Music makes one)’는 취지에 가장 잘 맞았던 것 같다. 서로 다른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새로운 걸 만들어낼 때, 그게 무대로 완성될 때 희열감이 크다.
 
지금 K팝 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 그리고 우려되는 것
 
LA 스테이플스 공연, K팝 아티스트들이 단독 콘서트를 하고, 일주일 전에 발표된 신곡인데도 ‘케이콘’에 가면 해외 팬들의 떼창이 나온다. K팝을 향한 이 거대한 사랑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상향 평준화된 시장에서 자가복제가 아닌,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수 있을지 항상 의문을 갖고 있다. 물량 공세가 가능한 팀이 많지는 않으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새로운 도전에 팬 또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예능 PD로서 철학이 있다면
 
요즘 아티스트들이 많이 하는 말이라 머쓱하기도 한데(웃음), ‘선한 영향력’에 대해 생각한다. 한 인턴 PD에게 왜 엠넷 PD가 되고 싶냐고 물은 적 있는데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며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퍼붓는 사람들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고 하더라. 사람들의 일상에 웃음과 힘을 선사한다는 예능 프로그램 본연의 기능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답변이었다.
 
여전히 좋은 볼거리를 만들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호기심을 잃지 말 것. 타성에 젖고, 삶이 바쁘다 보면 세상에 대한 관심을 잃게 된다. 그러나 피사체의 어떤 손짓과 표정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관찰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확연한 차이가 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다지만 세심하게 지켜보면 평소 똑같아 보이던 게 달라 보이는 순간은 분명히 찾아온다. 그런 애정 어린 관심이 줄어드는 것을 경계하길 바란다.
 
 
 

이선영

 
PROFILE 현 Mnet CP.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 1 연출. 미국, 유럽 등 27여 개국에 포맷을 수출한 주역. 2016년 에미상 예능 부문 후보작으로 레드 카펫을 밟았고, 2018년 방통위 방송대상 한류 부문 우수상 수상. 이 외 〈I-LAND〉 〈더 콜〉 등 연출. 〈쇼미더머니〉를 기획하며 한국 음악 예능 세계화에 앞장섰다.
 
 
 
어떻게 예능 PD를 꿈꾸게 됐나
 
국문학을 전공하고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중 우연히 TV에서 영상 일을 할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를 봤는데 재미있어 보였다. 일단 ‘1년만 해보고 학교로 돌아가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만둔다고 말하려던 출근길에 택시가 촬영장을 지나는데 정말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저곳에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 그렇게 조금만 더 해봐야지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뉴욕에 사는 친구가 미국판  〈복면가왕〉인 〈The Masked Singer〉를 시청하고 있는 걸 보고 한국 예능의 힘을 실감한 적 있다. 2015년에 선보인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 역시 27개국에 판권이 팔리며 IP 수출의 대표 사례가 됐다
 
〈너목보〉를 기획할 당시 전 세계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열풍이었다. 나 또한 〈쇼미더머니〉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 같은 프로그램을 해왔는데, 경쟁이 아닌 음악 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며 음치여도 노래나 음악에 애정을 가진 이들을 실제로 만나기도 했고. 회사 글로벌 팀의 도움을 받아 칸 시리즈 페스티벌에 참석했는데 첫 마켓부터 반응이 좋았다.
 
BBC와 FOX TV에 〈I Can See your Voice〉가 방영될 때는 감흥도 크지 않았을까
 
2021년 폭스(Fox)를 직접 찾아갔는데 스튜디오가 너무 큰 거다. 내 프로그램과 관련된 회의가 여기서 벌어진다고 생각하니 이상한 기분이 들더라. 미국판 MC인 켄 정의 “출연자가 실력자인지 음치인지가 왜 이렇게 궁금한지 모르겠다”라는 이야기나 불가리아나 인도네시아 등 어디를  가도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같은 표정을 짓는 걸 보고 이 포맷이 가진 힘을 확신했다.
 
에미상 예능 부문 최종 후보에 두 번이나 올랐다
 
2016년에는 〈너목보〉로, 2021년에는 〈I-LAND〉로 가게 됐다. 처음 참석했을 때 전 세계에서 모인 PD와 작가들을 보는 게 너무 즐거웠다면, 두 번째 참석했을 때는 5년간 전 세계 마켓에서 〈너목보〉의 위상이 많이 올라간 걸 실감할 수 있었다.
 
하이브와 협업했던 〈I-LAND〉는 기존 아이돌 서바이벌과는 연출과 룩, 구성 등 여러 면에서 달랐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180개국에서 투표를 받았는데 글로벌 동시 접속자 수도 높았고, 유튜브 생중계를 통한 팬들과 소통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면서 앞으로 방송 환경의 변화에 대해 미리 짐작할 수 있기도 했다.
 
여러 국가에 컨설팅 및 플라잉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으면서 해당 지역에 맞는 방식으로 변형되는 게 중요하다. 어떤 나라는 2시간으로 편성되는가 하면 미국은 1시간 방송에 커머셜 브레이크가 여섯 번이다. 환경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아는 건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엠넷과 티비엔에서 시즌 2까지 방영된 〈더 콜〉의 경우에도 베일에 가려진 출연자들이 있었다. 기대감을 유지하면서도 반전을 선사해야 하는 연출에 대한 고민은
 
경쟁 구도가 재미 요소가 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다른 장치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우리가 살면서 다른 사람의 얼굴이나 표정을 상세하게 볼 일이 별로 없지 않나. 그런데 〈너목보〉는 일반인 출연자 한 명의 이야기와 표정을 살피고 귀를 기울이게 된다. 개인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묻어나면서 생명력을 얻었다.
 
아직 만나보지 못한, 함께하고 싶은 뮤지션도 있을까
 
그보다 섭외에 성공했던 순간이나 뮤지션들이 우리 취지에 공감해 줬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신승훈 씨는 〈더 콜〉 기획안만 듣고 너무 좋다며 흔쾌히 밥까지 사주셨다. 〈너목보〉 초기 MC였던 김범수 씨도 게스트로 섭외하러 만났다가 본인이 MC를 하고 싶다고 한 경우다. 시즌 4부터 지금까지 MC를 맡고 있는 김종국 씨 또한 어머니와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었다며 섭외 전화에 흔쾌히 수락했다.
 
장르적으로도 열려 있나? 〈쇼미더머니〉 시즌1의 오리지널 크리에이터였다
 
힙합이 ‘핫’하지 않던 시기, 장르 신에 기여해야 하지 않겠냐는 일종의 숙제로 시작한 일이다. 그럼에도 MC 메타가 방송 출연 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걸 보면서 힙합 신의 저력을 느끼기도 했다. 방송에 비판적이었던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이 디스 랩을 쓴 CD를 직접 방송국으로 보내기도 했던 시절이다.
 
PD로서 철학이 있다면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해온 것을 잘 이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새로운 걸 계속 만들어내고 싶다. 〈너목보〉를 시즌 9까지만 연출하고 신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웹 예능을 비롯해 볼 것이 범람하는 시기, 엠넷 CP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콘텐츠가 너무 많은 시대이기에 오히려 그런 데서 볼 수 없는 걸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처음 입사했을 때도 엠넷은 내가 이상한 아이디어를 들고 가도 ‘재밌겠다’며 열려 있는 분위기였다. 엠넷이 오랫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함께하고 있는 스태프들의 역량은 어디와 비교해도 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오늘 여성 PD들과 함께한 소감은 내가 처음 PD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여성 PD가 많지 않았다. 지금은 그 비중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좋다(웃음).
 
 
 

최정남

PROFILE 현 Mnet PD. 2021 〈스트릿 우먼 파이터〉 기획 및 연출로 21년 비저너리 어워즈 K콘텐츠를 이끌어갈 10인에 선정. 2022년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예능 교양 작품상 수상. 〈썸바디〉 〈댄싱9〉 등 댄스 소재 예능 프로그램을 꾸준히 연출했고,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2에서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하나의 IP로서 지속 성장하고 확장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사업 기획을 프로듀싱하고 있다.
 
 
오늘 촬영에 함께한 소감은
 
일하는 여성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내가 그중 한 명이라는 사실도(웃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가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8월 22일 방영을 앞둔 시즌2는 어떨까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김지은 PD가 메인 연출을 맡았다. 나 또한 내가 기획한 프로그램을 후배 PD가 연출하는 경험은 처음인데, 내 역할은 이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시즌2에는 해외 크루도 합류한다. 기대하는 변화는
 
해외 크루들을 초빙한 아이디어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잼 리퍼블릭’은 〈스우파〉 기획 당시 레퍼런스로 본 크루인데, 그들이 한국 댄스 신에 관심을 갖고 지원한 걸 보고 이 ‘판’이 정말 멋지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신했다.
 
K팝 아티스트였던 기존 저지(심사위원)들의 자격 논란을 보며 K팝을 향한 대중의 잣대를 느끼기도 했다. 이번에는 모니카, 마이크송 같은 댄서들이 저지로 참여하는데
 
댄서들이 주목받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K팝 아티스트가 일조한 부분이 분명 있다고 본다. 보아와 태용, 은혁과 우영 모두 본인들의 춤에 대한 사랑으로 함께해줬기에 너무나 감사하다.
 
2013년에 연출한 〈댄싱9〉 또한 현대무용, 스포츠댄스 등 다양한 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촉발시킨 프로그램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춤의 매력은
 
오히려 촬영해 온 것을 모니터하면서 댄서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연습을 하고, 춤을 외우고, 온 신체를 사용하는 모습이 같은 무대를 하더라도 보컬형 아티스트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라. 왜 댄서들의 성향이나 재능은 덜 보여질까, 그런 고민을 하면서 점점 스며든 것 같다. 계속 보고 공부하면서 이해도도 많이 높아졌다. 모니카가 내가 계속 현장에 있어주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 아마 그런 지점 때문 아닐까.
 
지금 엠넷에서 일하는 것의 매력은
 
대중과의 소통과 피드백이 뜨겁게 오가는 채널이다. 영상이 별로면 별로라고, 미션이 이상하면 이상하다는 반응이 빠르게 온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많은데, 형식만 그럴 뿐 결국 재능 있는 사람들을 발굴해서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이 우리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엠넷이 할 때 이목이 집중되고 어느 정도 신뢰도 형성된 것 같다. 검증된 ‘능력자’가 나올 것이라는 신뢰.
 
PD로서 기억에 남는 촬영을 꼽는다면
 
〈스우파〉가 세상에 공개되기 전 댄서들과 사전 촬영을 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 일정이 정말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내가 찍어본 것 중에서 제일 힘든데 제일 재미있다” “너무 힘든데 또 나오고 싶다”고 말하는 카메라 감독과 스태프들이 있었다. 스태프들이 일을 재미있게 하면서도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 연출자로서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팀원들을 북돋우는 것이다. 때때로 시청률과 화제성이 부진하더라도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이 무너지지 않길 바란다. 방송은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에너지를 얻으면서 해야 하는 일이니까.
 
나만의 ‘예능 철학’을 설명한다면
 
예능 프로그램이든 다큐멘터리이든 결국 PD는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게 된다. 개인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많이 한다. 배틀에 내가 지목당해서 나가게 될 때나 내 팀이 지목당할 때 실제로 어떤 기분이 드는지, 여기서 쓸 수 있는 장면으로 어떤 것이 나올지 알아보기 위해 실제로 배틀해 보기도 했다. 회사 건물 8층, 통창으로 된 방에서, DJ 솜까지 불러놓고(웃음).
 
댄서들에 대한 직업적 인식이 달라지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개인적으로 뿌듯하게 느끼는 성취는
 
〈슈스케〉를 하는 동안 시청자들이 점점 심사위원화되는 데 놀랐다. 춤도 마찬가지다. 대중들의 춤에 대한 지식이나 시각이 예전보다 넓어졌고, 잘하고 못하고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도 생겼다. 방송을 떠나 앞으로 댄서들이 무대에 선다면 춤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진 사람들 앞에서 무대를 할 확률이 높다. 고무적인 현상이다.
 
지금 제일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사업과 기획적 측면이 강해지지 않았나 싶다. 방송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다 해도 댄서들이 자신을 발현할 수 있고, 존중받아야 하는 곳은 변함없이 무대다. 그걸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고 싶어 고민 중이다. 댄서들의 워크숍 같은 캠프를 기획하거나, 팬들이 크루들에게 춤을 배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등 본업을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큰 것 같다.  
 
여전히 좋은 ‘볼거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 경로가 답이 아니고 시대착오적일 수도 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확실한 것은 내가 해온 것들이 나를 만든다는 것이다. 장르든 컨셉트든 내가 해온 이력을 써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해야 할 일이 그 안에서 보일 것이다.
 
윤신혜가 입은 재킷은 YCH. 벨트는 Prada. 슈즈는 Saint Laurent. 헤드셋은 본인 소장품. 최정남이 입은 수트 세트업은 Foyer. 이너 웨어 베스트는 COS. 선글라스는 Highcollar. 방글이가 입은 재킷과 이너 웨어 베스트, 팬츠는 모두 Clair de Sage. 박희연이 입은 이너 드레스 톱과 팬츠는 모두 Zara. 재킷은 Clair de Sage. 캡은 Celine. 이선영이 입은 재킷과 스커트는 모두 Fayewoo. 슈즈는 Miu Miu.

윤신혜가 입은 재킷은 YCH. 벨트는 Prada. 슈즈는 Saint Laurent. 헤드셋은 본인 소장품. 최정남이 입은 수트 세트업은 Foyer. 이너 웨어 베스트는 COS. 선글라스는 Highcollar. 방글이가 입은 재킷과 이너 웨어 베스트, 팬츠는 모두 Clair de Sage. 박희연이 입은 이너 드레스 톱과 팬츠는 모두 Zara. 재킷은 Clair de Sage. 캡은 Celine. 이선영이 입은 재킷과 스커트는 모두 Fayewoo. 슈즈는 Miu Miu.

 
 

방글이

PROFILE 현 tvN PD. 〈1박 2일〉 심폐 소생 구원투수이자 시즌 첫 여성 PD로 이름을 알렸다. 드라마 〈프로듀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연출했고, 차승원과 함께하는 신규 예능 〈형따라 마야로: 아홉 개의 열쇠〉가 8월 4일 첫방을 앞두고 있다. 
 
 
‘방글이’라는 이름이 꽤 운명적이다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다. 예능 PD로 살라는 뜻은 아니었지만(웃음), 더 잘 웃고 즐거우라는 의미가 담겼다.
 
〈1박 2일〉 시리즈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메인 PD로 시즌4를 이끌었다.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설렘이 더 컸다. 출연자와의 소통이 전면에 드러나는 콘텐츠이고, 연출자의 성별이 달라지는 만큼 새로운 그림이 기대됐달까. 주류 예능인으로 구성된 멤버가 아니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결국 내 색깔을 잘 드러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특유의 냉정한 표정으로 멤버들과 독특한 케미스트리를 뽐냈다. 개성이 다른 출연자 각각의 매력을 포착해 내는 방식은
 
일단 서로 쭉 함께할 거란 믿음과 ‘으샤 으샤’가 있고(웃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촬영 이외에도 자주 스킨십하며 친해지는 편이다. 최근에는 8월 방영 예정인 〈형따라 마야로: 아홉 개의 열쇠〉를 함께하게 된 차승원 선배를 만나러 스태프들과 제주도로 내려갔다. 영화 촬영 중인데도 기꺼이 시간을 내줬고, 서로 적극적인 덕에 2박 3일 내내, 시간 날 때마다 밥 먹고 수다를 떨었다. 그런 시간으로 신뢰가 생기고, 상대의 표현방식이나 소소한 매력,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 등을 알게 된다.
 
이번에 마야라는 낯선 땅으로 향한 이유는
 
차승원 선배는 고대 문명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거의 ‘덕후’급이다. 대중이 익숙하게 아는 사람인데 그런 면모가 있다니! 내가 느낀 신선함을 시청자에게도 고스란히 보여주고 싶었다. 문명을 탐사하러 가는 여정은 쉽지 않았지만, 가능하도록 판을 짜보았다.
 
차승원과 김성균, 더보이즈 주연이라는 멤버 조합도 신선한데
 
본인들 역시 이 조합을 신기해했다. 흥미로운 건 차승원이 주연에 관해 많은 걸 알고 있었다는 것. 나이 차이가 꽤 나는데도 너무 예뻐했고, 다정했다(웃음). 어색한 관계가 빌드업되는 과정을 시청자가 소외되지 않고 함께 따라갈 수 있고, 고생하며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이 관전 포인트가 되리라 본다.
 
여행 콘텐츠 PD가 아닌, 예능 PD로 세계 곳곳을 누비는 경험은
 
묘한 사명감이 생긴다. 갈 법한 곳보다 가지 않을 것 같은 곳을 향하니까. 마야나 무인도, 강원도 산골처럼 그곳에서 얻을 수 있는 게 추위와 괴로움일지라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이색적인 면면을 전달하려 한다.
 
언제부터 예능 PD를 꿈꿨나
 
어릴 때부터 동네 애들을 모아 게임 판을 짜고 ‘이거 하고 놀자’고 주도했다. 또래 중 〈무한도전〉과 〈1박 2일〉을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이 없을 것이고, 나 역시 〈보야르 원정대〉 〈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 〈엑스맨〉 같은 예능 프로그램의 열렬한 시청자였다. 그런 걸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자연스러웠다.
 
〈위기탈출 넘버원〉 〈해피투게더〉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연출작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길 즐기는지
 
늘 새로운 환경에 처한다는 점이 이 직업의 매력이다. 어렵더라도 도전하며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알게 된다. 어떤 프로그램을 맡느냐에 따라 갑자기 다른 직업을 가진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특정 분야를 경험하고 배워가다 보면 진짜 ‘덕후’가 된다.
 
실제로 자신의 콘텐츠만큼 재미있는 사람인가
 
일을 계속하다 보니 재미없는 사람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웃음). 재미있고 새로운 걸 경험해야 시청자에게 소개할 수 있으니 늘 깨어 있으려 한다. 일이 너무 재미있다. 일을 좋아하면서 계속 해나가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삶을 유지해 준다.
 
예능 콘텐츠 PD로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동력
 
손편지를 많이 받았다. 괴롭거나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을 때마다 읽는데, 큰 힘이 된다. 〈1박 2일〉 때 어떤 시청자는 우울증이 심해 괴롭지만 매주 일요일, 사계절을 몇 번이나 지나도록 프로그램이 계속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게 고맙고, 그래서 버틸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이 자리를 꼭 지키고 있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오늘은 다른 여성 PD들과도 함께다
 
일단 ‘언니’들이지 않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나도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 시기, PD로 일하는 것의 매력은
 
장르나 포맷이 다변화되고 화제성의 잣대도 다양해지며 제작하기 어려워진 부분도 생겼지만 반가운 측면도 있다. 입사 시험에서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예능’에 관한 기획안을 냈었는데, 이제 예능을 온 가족이 함께 봐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을 특정 층에 타기팅할 수 있는 환경은 제작자로서 흥미롭다.
 
당신만의 예능 철학은
 
불특정 다수에게 선보이는 만큼 보는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원칙. 소외되는 시청자가 없도록 유념한다. 누군가 불편해하거나 괴로워지지 않도록.
 
지금 같은 세상, 우리에게 어떤 예능이 필요할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안한 ‘밥 친구’ 같은 예능 프로그램. 요즘 사람들은 혼자 있고 싶어 하고, 소통 자체를 귀찮아한다. 그럼에도 복작복작 사람들이 부딪치며 내는 콘텐츠가 사람들을 덜 외롭게 만들면 좋겠다.
 
 
 

박희연

PROFILE 현 tvN CP. tvN 최연소 CP라는 타이틀을 지닌 ‘착한 예능’ 대표 주자. 〈현장토크쇼 택시〉를 시작으로 나영석과 함께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연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시리즈, 〈백스피릿〉 등 메인 연출. 2018년부터 〈유 퀴즈 온 더 블럭〉 CP로 활약. 현재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티비엔 최연소 CP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장을 자주 찾는다고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가 일찍 주어졌고, 더 넓은 시야를 품게 됐다. 최연소라는 건 어쩌면 실무 PD들과 격차가 가장 좁다는 뜻도 된다. 현장을 가까이 경험하며 소통하고, 그들의 입장을 편하게 고려할 수 있다는 장점을 잃지 않으려 한다.
 
PD 시절 선배로부터 얻은 가장 인상적인 조언이 있다면
 
제일 좋았던 건 그저 믿어주는 것. “너니까 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말들이다. 어떤 결정 앞에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한 선배가 “고민하는 시간을 충분히 겪다가 혹시 내가 결정해 주면 그걸 따를래?”라고 물은 적 있다. 선배가 돼보니 후배에게 엄청난 믿음과 애정이 없으면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없겠더라. 결정을 대신해 준다는 건 엄청난 부담인데. 나영석 선배님이 그랬다(웃음).
 
나영석 사단을 떠나 백종원과 〈집밥 백선생3〉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백스피릿〉 등에서 고유의 색깔을 냈다. 음식과 웃음은 어떤 시너지를 낼까
 
사실 음식이 좋아서라기보다 백종원이라는 사람이 좋아서 시작했다. 그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았다. 음식이라는 소재 또한 굉장히 대중적이고, 표현방식이 다양하니 흥미롭기도 했고.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시리즈 같은 콘텐츠에서 시청자들은 어떤 걸 기대할까. 정보성과 재미의 균형을 어떻게 잡았는지
 
먹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니다. 백 선생님과 대화하며 깨달은 건 음식에는 늘 스토리가 있다는 것. 백 선생님은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즐거운 사람이고, 저는 그걸 듣는 게 즐거운 사람이었다. 그래서 먹방 위주보다 음식에 담긴 나라와 도시, 자연환경, 역사,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이왕이면 맛있게 풀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시즌1 때는 시청자도 직접 가서 쉽게 맛볼 수 있는 곳을 찾았고, 시즌2 때는 먼 도시까지 가기 시작했는데, 확실히 하와이처럼 친근한 곳이 시청률이 잘 나오긴 하더라(웃음).
 
〈현장토크쇼 택시〉부터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그리스 편〉 등 웃음과 재미는 물론, 사람 냄새 풍기는 콘텐츠에는 늘 ‘착한 예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편하게 볼 수 있는 걸 착한 예능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일상에 찌든 채 TV를 켜도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거나 같이 지치지 않는 예능 말이다. 물론 착한 예능을 꼭 고집하진 않는다. 그저 제작진과 출연자가 진심으로 임할 수 있는 콘텐츠, 일하면서 또 다른 우리를 발견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콘텐츠가 착한 예능이라고 본다. 그 감정은 콘텐츠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시청자들도 그런 진심에 ‘찐’으로 즐거움을 넘겨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약 16년간 예능 콘텐츠를 만들며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지금은 리얼리티 장르가 좋다. 현장에서 생기는 무한한 변수를 잘 뛰어넘었을 때 희열이 크달까!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첫 촬영 때도 즉석에서 섭외한 가게에서 백 선생님이 반찬을 가지러 잠깐 자리를 떴는데, 다 드시고 일어난 줄 알고 촬영을 마치기 전에 음식이 치워진 경험이 있다. 그럴 때 의도치 못한 리액션이 참 재밌었다. 변수들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기보다 잘 해결될 때 더 큰 짜릿함을 느낀다.
 
CP로서 처음 했던 프로그램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다. 팬데믹 시기에 합류해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컸겠다
 
어려운 시기가 있긴 했지만 이전과 정체성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거리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사람 이야기고, 지금도 어떤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는 콘텐츠다. 팬데믹 이전에는 길 가다 마주한 이들과 갑작스러운 대화가 포인트였다면, 지금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을 수 있게 됐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예능은
 
가편집본으로 자주 보지만 〈유 퀴즈 온 더 블럭〉처럼 에피소드 한 편을 보더라도 10년 혹은 20년씩 한길만 걸어온 사람들로부터 단 하나의 깨달음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삶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백패커〉나 〈장사천재 백사장〉도 마찬가지다.
 
이달 티빙 새 오리지널 콘텐츠 촬영에 돌입했다. 힌트를 준다면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리얼리티다. 예술을 할 땐 다양한 감정이 발휘되지만, 그중 가장 보편적인 건 사랑이다. 누군가를 응원하고, 위로하고, 성장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겼다.
 
당신의 실제 삶 또한 그토록 재밌는지
 
재밌는 사람은 아니지만, 인생에 쉽게 재미를 느끼는 사람인 건 맞다. 일에서 얻는 성취감이 커서 일에서 소소하게 행복을 찾고 즐거움을 느끼는 편이다. 참 다행이다(웃음).
 
제작인이 아닌 시청자로서 예능 취향은
 
〈나 혼자 산다〉의 ‘팜유 라인’ 에피소드를 좋아한다. 팜유에 정말 진심인 게 느껴지거든(웃음). 〈뿅뿅 지구오락실〉 시리즈도 좋아하는데, 제작자로서는 그런 게임형 콘텐츠에 자신 없지만 보는 건 재밌다! 나영석 선배가 같이 즐거워하는 것도 웃기다.
 
지금 시기, PD로 일하는 것의 매력은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할 것’들이 훨씬 풍성해졌다. 이 변화의 파도를 타고 유의미하고 새로운 시도가 많아졌으면 한다. 늘 새로운 시도는 있었지만 그런 시도가 ‘빵’ 터질 기회와 루트가 훨씬 많아진 것 같아 고무적이다.
 
오늘 다양한 여성 PD들과 함께 촬영한 소감은
 
자부심이 차올랐다. 내 인생과 밀착된 사람들이고, 분명 공통으로 느끼는 감정이 있으니까. 평소 정신없이 살다가 이런 기회를 통해 깨닫는다. PD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하는 선후배들이 계시니 나도 열심히 따라가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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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마루 / 전혜진
    사진가 영배
    스타일리스트 이지현
    헤어 & 메이크업 아티스트 심현섭 / 서채원 / 장하준
    아트 디자이너 김민정
    디지털 디자이너 장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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